서 론
활동의 참여는 성공적인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노인에게 있어 활동의 참여는 오락적 의미뿐만 아니라 삶 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건강하고 풍요 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Bull & Aucoin, 1975; Hwang & Kwon, 2009). 활동의 참여는 성공적인 노화에 밑바탕이 되고 노후의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지만 치매 노인에게 있어 활동의 참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치매는 인지 및 신체 기능에 장애를 보이는 임상증후 군으로 치매 노인들에게도 개개인의 가치 있는 활동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지기능의 감소로 인해 의미 있고 목적 지향적인 작업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Law, Steinwender, & Leclair, 1998). 이러한 일상생활동작 (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과 사회활동 참여의 제한은 치매환자로 하여금 무기력함을 발생시키고 인지기 능을 더욱 악화시킨다(Andersen, Wittrup-Jensen, Lolk, Andersen, & Kragh-Sørensen, 2004). 또한 우 울 및 불안과 같은 정신심리학적 문제를 유발하여 환자뿐 만 아니라 보호자의 정신적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 다(Dunkin & Anderson-Hanley, 1998). 그렇기 때문에 치매 노인들의 활동 참여 수준을 유지 및 증진 시키는 것은 작업치료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환자의 잔존하는 활동 수 행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중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정, 2014 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하여 치매 노인 의 신체적, 정신적인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향상시키고 치매 노인 뿐 아닌 보호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 키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으로는 요양보호사 등이 있지만 실제로 클라이언트가 이 서비스를 불편함 없이 잘 이용하 도록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관리하는 인력은 없는 실정 이다. 이와 같은 케이스 관리를 통해 치매 클라이언트의 활동 참여 수준의 유지 및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인력에는 작업치료사가 있다. 작업치료사는 치매 클라이 언트를 대상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재를 제공하는 전문 인력으로, 인지 수준 향상, 가정환경 수정전략, ADL 수준 증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Gitlin, Corcoran, Winter, Boyce, & Hauck, 2001; Kumar et al., 2014; Petersson, Lilja, Hammel, & Kottorp, 2008). 또한 대상자 중심접근법(cliententered approach)을 사용하여 만족도뿐만 아니라 객관 적 평가가 가능한 인력이다(Cho, Jo, Kim, Choi, & Jung, 2012; Weeks, Lamb, & Pickens, 2010).
치매는 퇴행성 질환으로 치매의 정도에 따라 작업치료 사의 중재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의 노인에게는 감소된 인지나 활동 수행 수준을 다시 회복시 키는 교정적 접근(remedial approach)을 사용한다. 반면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가족 교육 혹은 환경 수정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감소된 인지와 활동 수행 수준을 유지시키는 적응적 접근법(adaptive approach)을 적용한다(Stern, 2006). 치매 클라이언트 의 활동 참여 촉진을 위한 방법으로는 활동 대상물이나 소유물 변형, 공간의 변형, 사회적 요구의 변화, 일의 순서 화나 시간 변형이 있다(Trahan, Kuo, Carlson, & Gitlin, 2014). Lawton (1986)의 환경 평가 모델에 의하면 치매 클라이언트의 성공적인 활동의 참여는 활동 수준의 증진 혹은 클라이언트의 주변이나 물리적, 환경적, 사회적 환경 의 개선을 통해서 향상될 수 있다고 하였다.
현재까지 진행된 가정환경 수정에 대한 국내외 연구들 을 살펴보면, 작업치료사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 해 일반 노인들의 ADL 독립성과 낙상 방지와 같은 가정 내 안전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Chase, Mann, Wasek, & Arbesman, 2012; Jo et al, 2013). 가정환경 수정은 치매 클라이언트의 수단적 일 상생활 동작(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과 자기 관리 수준의 유지와 문제 행동들을 감소 에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이러한 치매 클라 이언트를 대상으로 가정환경 수정을 적용한 연구는 국외 에서만 진행되었고 아직 국내에서는 연구가 부족한 상황 이다(Gitlin et al., 2001). 따라서 본 연구는 첫째, 치매 특별등급을 판정받은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대상자 중 심 접근법을 사용하여 가정 내 ADL 수준 향상을 위한 중재 목표를 선정하고, 둘째, 인지 수준에 적절한 중재 접근 방법을 정한다. 이를 통해 셋째, 활동의 수준과 수행 만족도 변화 정도를 확인 하고, 마지막으로 치매특별등 급 판정을 받은 클라이언트들을 위한 서비스 제공자로서 의 작업치료사의 역할을 알아보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연구 방법
1.연구 대상자
본 연구의 대상자는 장기요양 5등급인 치매특별등급 을 판정받은 84세 여성이었다. 알츠하이머 치매 판정을 받았고 한국판 간이 정신상태 검사(Korean version of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K) 점수는 17점으로 확정적 치매의 수준이었으며, 치매임상평가척 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 점수는 1점으로 경 도 치매수준이었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재가 방문 서비스 중 요양 보호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고, 요양 보호사는 집안 청소, 반찬 만들기, 설거지하기, 빨래 하기 등의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클라이언트는 대 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홀로 보냈으며 주로 TV시청을 하 였다. 클라이언트의 ADL은 독립적으로 수행가능하나 IADL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영역의 참여에 감소를 보였 다. 본 연구는 클라이언트 및 보호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 을 충분히 설명한 후 본인과 보호자 모두에게 동의서를 받아 연구 참여 의사를 확인하였다.
2.연구 도구
가정 내 일상생활활동 평가도구(Assessment of Home based Activities; AHA)
AHA는 Yang (2013)에 의해 개발된 평가도구로 가 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ADL, IADL, 여가 활동을 포함하 고 있으며 총 26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정 내에 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클라이언트가 각각의 ADL을 수행하는데 있어 독립적인지, 어느 정도의 어려움에 직 면하는지, 안전한지를 구체적으로 쉽게 알아보기 위하여 본 도구를 사용 하였다. 각 문항 당 독립성은 3점, 어려움 과 안전성은 4점 척도로 계산하여 독립성 영역의 점수는 26~78점, 어려움과 안전성 영역은 각각 26~104점의 분포를 보이며, 검사가 높을수록 활동 수행이 독립적이 고 어려움이 없으며 안전함을 의미한다(Yang, 2013). 본 평가도구의 내적 일치도는 .91~.98, 검사-재검사 신 뢰도는 .78~.86이다(Yang, 2013).
캐나다작업수행측정(Canadian Occupational Performance Measure; COPM)
COPM은 대상자 중심 이론의 틀(Frame of Reference; FOR)에 기반을 둔 평가도구로 클라이언트를 치료를 받 는 대상이 아닌 치료 과정의 적극적인 파트너로 생각하 여 문제점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대상자 중심의 접근 법을 적용할 때 사용된다. COPM은 자기관리, 생산적 활 동, 여가 영역에 있어서 대상자의 수행 수준을 평가 할 수 있는 반 구조화된 평가도구이다. 본 연구에서는 클라 이언트에게 중요한 가정 내 활동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 하였다. 중요도, 수행도, 만족도는 모두 10점 척도로 구 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임을 의미한다. 점수는 어떠한 방향으로든 2점의 변화가 발생한 경우 임 상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Carpenter, Baker, & Tyldesley, 2001; Law et al., 1994). 본 평가도구의 신뢰도는 .88~.89이다(Cup, op Reimer, Thijssen, & van Kuyk-Minis, 2003).
알렌 인지 수준 판별검사(Allen Cognitive Level Screen; ACLS)
ACLS는 인지 장애(cognitive disability) 이론의 틀 을 기반으로 Allen과 Earhart (1985)에 의해 개발되었 다. 위 이론은 인지가 행동을 좌우하기 때문에 비정상적 인 뇌로 인한 인지 손상은 과제 수행의 제한을 초래한다 는 것을 근거로 한다(Allen, 1998). 인지 수준을 기능적 제한의 정도로 표현하며, 잔존 기능 및 능력에 중점을 두 어 환경적 보상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클라이언트의 인지 수준을 파악하고 IADL 및 자조활동 중 해야 하거나 의미 있는 활동에 대하여 인지 손상수준 에 맞는 보조도구의 선택을 위하여 사용하였다. 본 평가 도구는 3.0~5.8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 수준이 정 상적인 것을 의미한다(Allen et al., 2007). 신뢰도 Cronbach’s α는 .92로 높은 편이다(Henry, Moore, Quinlivan, & Triggs, 1998).
3.연구 과정
본 연구에서는 클라이언트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AHA 와 COPM을 사용한 면담 및 평가를 통하여 클라이언트 의 활동 수준을 확인하고 수정이 필요한 활동들을 선정 하였다. 인지 손상수준을 고려한 중재 접근법을 정하기 위해 ACLS평가를 통해 클라이언트의 인지 수준을 확인 하였다. 중재를 실시한 활동들은 AHA를 통하여 중재 전, 중재 후, 중재 6개월 후 변화를 측정하였고, 중재 전과 후로 수행 만족도를 평가 하였다. 연구 과정은 Figure 1 과 같다.
중재 방법
클라이언트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AHA 평가와 면담 을 통하여 클라이언트가 집안 내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ADL 및 IADL의 독립, 어려움, 안전도를 측정하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이 필요한 항목들을 중재 목표로 정하였다. 또한 COPM을 사용하여 AHA를 통해 파악한 수행에 문제가 있는 활동들과 AHA의 항목 이외의 활동 들 중 클라이언트에게 의미 있고 중요한 활동들을 확인 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행 만족도를 측정하였다. 중재 목 표로 정한 활동들과 클라이언트의 수행 만족도를 측정한 활동의 목록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클라이언트의 ACLS 평가 결과는 3.4점으로, 이 점수 는 알렌 척도의 인지 수준에 따르면 동작을 유지하는 수 준의 수행을 보이는 인지 수준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결 과를 보인 대상자들은 전반적 인지가 심각하게 손상되고 목표와 물체에 대한 인과관계에 대한 인식이 제한적이다. 또한 길을 잃고 낙상을 보이며 위험 요소에 대한 제한적 인식을 보일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기억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아닌 기억을 필요로 하는 활동들에 외부적 단서 를 제공하여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중재 방법이 요구되었 다. 또한 훈련이 요구되는 보조도구의 제공은 피하며 제 공하면 곧 바로 쓸 수 있는 로우 테크 장비에 속하는 보조 도구의 제공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ADL 및 IADL을 하는 동안 안전에 대한 고려가 요구되며, 보호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파악하였다.
AHA, COPM, ACLS의 결과를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 는 가정환경 수정과 보호자 교육을 중재방법으로 선택하 였다(Allen Cognitive Group, 2014). 클라이언트의 활 동 수행 시 안전성을 높이고 보호자로 하여금 ADL 지도 가 가능 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작업치료사가 여러 번의 가정 방문을 통하여 중재를 실시하였다.
중재 내용
계단 오르내리기, 화장실사용하기, 목욕(샤워)하기, 실내 이동하기, 침대/이부자리 사용하기 등 대부분의 항 목들이 낙상방지를 중재를 필요로 하는 항목들이었다. 이에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 없는 보조도구인 미끄럼 방 지 테이프, 미끄럼 방지 매트, 목욕의자, 안전 손잡이, 미 끄럼 방지 양말을 설치 및 적용하여 낙상 위험을 방지하 였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미끄럼 방지 용품과 안전손잡 이 설치는 가정환경 수정에 있어 작업치료사의 역할에 대해 기술한 Ainsworth과 de Jonge (2011)의 저서를 참고 하였다. 약 챙겨 먹기 활동은 요일 별 약통과 알람을 사용하여 가전제품 사용하기의 경우 큰 글자, 스티커 부 착을 적용하여 최소한의 외부적 단서를 사용하여 독립적 활동 수행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냉장고의 반찬통의 경 우 내용물이 보이는 반찬통으로 교체하여 추가적인 교육 없이 클라이언트가 식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중 재에 사용한 대부분의 보조도구는 가능한 노인장기요양 보험을 통해 지원되는 복지용구를 사용하여 구매하였다. 자세한 중재 내용과 방법은 다음 Table 2와 같다.
Table 2.
보호자 교육
보호자에게 수정을 실시한 항목들의 목적과 내용에 대 해 설치 및 적용한 보조도구들의 종류, 사용법을 설명 및 교육 하였다. 약 복용은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수행 할 수 없기에 보호자가 직접 요일별 약통에 약을 분류해서 넣 어주고 클라이언트가 적절한 시간에 당일의 약을 복용하 는지 확인하도록 교육하였다. 일반적인 가정환경 수정 이외에도 클라이언트가 하루를 계획하고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기억력 판을 이용한 중재를 추가하였다. 화이트 보드를 활용한 외부적 단서를 통해 계획한 일정에 따라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왔는데, 하루 계획표 작성할 때는 보 호자가 클라이언트를 도와 작성하도록 하였다. 계획표 중 시간에 맞추어 꼭 수행하여야 하는 식사하기와 약 복 용은 유성 펜으로 지워지지 않게 기입 해놓았다. 그 이외 의 할 일들은 보호자가 클라이언트와 함께 상의 후 수성 펜으로 기입하여 매일의 계획을 세울 때 지우고 쓸 수 있 도록 교육 하였다. 이를 통해 클라이언트가 매일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였고, 보호자 가 점심과 저녁시간 하루 2번 확인하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1.활동 수준 변화
중재 전 AHA의 독립성 점수 결과 클라이언트의 신체 적 활동들은 높은 수행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약 챙 겨먹기, 가전제품 사용하기 항목과 같은 인지적 활동들 의 수행 수준은 확연히 감소되어 있었다. 중재 후 AHA의 독립성, 어려움, 안전성 영역의 평균 점수는 모든 영역에 서 중재 전보다 중재 후, 중재 6개월 후의 점수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결과에서 독립성 점수에 향상이 있었던 항목은 가전제품 사용하기 항목뿐이었다. 어려움 점수에 향상이 있었던 항목은 목욕(샤워)하기, 화장실 사용하기, 머리 감기, 침대/이부자리 사용하기, 약 챙겨먹기 항목이었다. 그 중 약 챙겨먹기 항목의 경우는 중재 직후의 점수에서 는 향상을 보였지만 6개월 후 재평가 시에는 중재 전의 어려움 정도로 점수가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안전 성에서 점수에 향상이 있었던 항목은 계단 오르기, 현관 출입하기, 목욕(샤워)하기, 화장실 사용하기, 실내 이동 하기, 침대/이부자리 사용하기, 가전제품 사용하기 항목 이었다.
중재를 실시한 활동들 중 약 챙겨먹기 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들의 AHA점수는 6개월 후 평가에서도 향상 및 유지 되었다(Table 3).
Table 3.
2.COPM 결과
AHA의 항목들을 기반으로 평가한 클라이언트가 중요 하다고 생각하는 활동들은 목욕(샤워)하기, 건강 관리하 기, 집안 관리하기였으며, AHA 항목들 이외에 클라이언 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은 TV 시청하기였다.
중재 전, 후의 평균 점수 비교 결과 만족도 점수가 2.3 점 향상되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지만 수행 도 평균 점수는 1.2점 향상에 그쳐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항목 별 점수 비교 시 수행도 점수에서 건강 관리하기와 집안 관리하기 활동의 중재 전, 후 수행도 점수가 2점 이상의 차이를 보여 임상적으 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또한 건강 관리하기, 목욕 (샤워) 하기, 집안 관리하기 활동의 중재 전, 후 만족도 점수가 2점 이상의 향상을 보여 임상적으로 유의한 결과 를 나타내었다(Table 4).
3.인터뷰
중재 전 클라이언트와의 인터뷰결과 주·야간 보호 서 비스, 방문요양 서비스에 대한 정보는 제공을 받았고, 현 재 방문요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주간 보호센터를 보낼까 했지만, 마음에 드는 곳 이 없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보내지는 않고 있었 어. 아내가 치매특별등급 판정을 받고나니 방문요양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다기에 일단 이 서비스만 이 용 하고 있었지.” (보호자)
복지용구 구매 및 설치를 통한 가정환경 수정에 큰 만 족을 보였지만 이전까지 이러한 서비스 혜택은 알지 못 했다고 응답하였다.
“이렇게 안전손잡이, 목욕 의자 같은 것들을 보험 적용해서 살 수 있으니 너무 좋지. 집안에서 안전하 게 돌아다닐 수 있으니 마음도 놓이고 아내도 좋아하 고. 이런 것들을 살 수 있는지 몰랐어. 진작 알았으면 좋았겠지.” (보호자)
또한 본 연구를 통해 제공한 서비스에 대하여 이와 같 은 개별적 관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응답하였다.
인터뷰 시 클라이언트는 단답형의 대답 혹은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보호자 위주로 진 행하였다. 요양보호사는 연구 기간 동안 만나지 못하여 인터뷰를 진행 할 수 없었다.
고 찰
본 연구는 치매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대상자 중심 접근법을 사용하여 중재 목표를 선정하고, 인지 수준에 적절한 중재 접근 방법을 정함으로 가정환경 내 활동의 수준과 수행 만족도의 변화 정도를 확인하는 데 그 목적 이 있다. 또한 치매특별등급을 판정받은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작업치료사의 역할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먼저 AHA와 COPM을 사용하여 클라이언 트가 가정 내에서 활동을 하는데 있어 수정이 필요한 활 동들과 클라이언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들을 파악 하였다. 두 평가 결과를 종합하여 계단 오르기, 현관출입 하기, 목욕(샤워)하기, 화장실 사용하기, 머리감기, 실내 이동하기, 침대/이부자리 사용하기, 약 챙겨먹기, 가전제 품 사용하기, 실내조명 다루기 활동들을 중재 목표로 정 하였다. ACLS를 사용하여 클라이언트의 인지 수준을 파 악하였고, 인지 손상수준에 맞추어 기억을 향상시키는 방법보다는 활동에 있어 외부적 단서를 제공하고 훈련이 필요 없는 보조도구의 제공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가정환경 수정을 통하여 가정 내 활동 수행 시 안전 성을 높이고 보호자 교육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ADL 수 행에 있어 지도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중재 후 AHA와 COPM을 재평가하여 가정 내 활동들의 수행 수준과 만 족도를 평가하였다. AHA의 중재 전, 후의 점수 비교 결 과 계단 오르기, 현관출입하기, 목욕(샤워)하기, 화장실 사용하기, 머리감기, 실내 이동하기, 침대/이부자리 사용 하기, 약 챙겨먹기, 가전제품 사용하기 항목들에서 점수 의 향상이 있었고, 6개월 후 평가에서도 점수가 유지 및 향상되었다. 만족도 또한 중재 후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중재 전 AHA의 독립성 영역 평가 결과에서 인지적 활 동들의 점수가 신체적 활동들의 점수보다 감소되어 있는 것이 관찰 되었다. 계단 오르기, 화장실 샤워하기 등 신체 적 활동들에서는 중재 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약 챙겨먹기, 가전제품 사용하기와 같은 인지기능이 필 요한 활동들의 감소가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인지가 손 상된 노인에서 더 높은 인지 수준이 필요한 활동들의 수 행이 먼저 감소한다는 연구들과 같은 맥락이었다 (Wilson, Scherr, Schneider, Tang, & Bennett, 2007). 하지만 감소가 나타난 위와 같은 활동들일지라 도 중재 후 활동 수행 수준이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약 챙겨먹기와 가전제품 사용하기 항목에서 COPM의 수행 도와 만족도 점수가 2점 이상 상승하여 임상적으로 유의 한 향상을 보였다. 또한 AHA의 결과에서도 약 챙겨먹기 항목의 경우 어려움 영역에서, 가전제품 사용하기 항목 은 안전성 영역에서 점수가 향상되었다. 이를 통해 경도 치매 클라이언트의 경우 신체적 활동들은 높은 수준의 독립성을 유지되고 있으나 인지 능력이 필요한 활동들의 독립성은 감소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감소가 나 타난 활동이라도 중재를 통해서 그 활동의 수준이 향상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작업치료사들은 경도 치매 클라이언트의 중재에 있어 인지 능력이 필요한 활 동들의 수행 수준을 유지 및 증진 시키는데 더 중점적으 로 중재를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본 연구 결과 어려움과 안전성 영역에서 대부분 항목 의 중재 후, 중재 6개월 후의 점수가 향상 및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가정환경 내 활동을 수행에 있어 가 정환경 수정 중재가 위험한 요소들의 제거 및 안전장치 를 마련함에 따라 클라이언트의 활동 수행의 어려움이 감소하고 안전성에 향상이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본 결과는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가정환경 수 정을 실시한 결과 ADL 수행의 어려움과 안전성에서 유 의미한 향상을 보인 연구와 동일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Jo et al, 2013). 하지만 AHA의 경우 점수의 변화에 따라 임상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 하지 않는다. 이에 AHA 결과의 해석 시 주 의가 필요할 것이다.
대상자 중심의 중재 접근법을 사용한 결과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어려움과 안전성 항 목에서 목욕(샤워)하기, 화장실 사용하기, 머리감기, 실 내 이동하기, 침대/이부자리 사용하기, 가전제품 사용하 기에서 중재의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이 결과는 환경수정 후 치매 환자들의 IADL과 자기관리 등 기능적 독립성 수준이 향상 되었다는 연구의 결과와 같았고, 그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었다고 보고한 연구들과도 동 일한 결과였다(Gitlin et al., 2001; Gitlin et al., 2003). 약 챙겨먹기 항목의 경우는 중재 후에 어려움영역에서 향상된 점수를 보였고, COPM의 수행도와 만족도 점수 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하지만 6개 월 후 평가에서는 다시 점수가 감소하였는데, 이는 중재 후 보호자가 요일 별 약통을 사용하여 클라이언트의 약 복용을 도와주었지만 그 이후로 보호자가 자신이 직접 약 복용을 도와주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여 약통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였기 때문이다. 몇 번의 권유에도 약통 사용을 거부 하였기에 다시 약 챙겨먹기 항목의 어 려움영역 점수에서 감소가 있었다.
중재 결과물들의 사용 현황을 보면, 6개월 후 평가에 서 요일 별 약통을 제외한 모든 물품들을 사용하고 있었 고 그로 인해 6개월 이후에도 향상된 활동의 수준이 유지 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대상자 중심의 중재 접근 방법이 클라이언트의 작업형태 및 환 경적 특성에 맞게 활동을 수행하도록 고려되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활동을 유지 및 증진 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Weeks et al., 2010). 본 결과는 대상자 중심의 중재 접근법을 사용한 경우 중재 결과물 을 더 오래 사용하고 중재를 적용한지 2년 이후에도 기능 의 수준이 유지되었다는 연구와 같은 맥락의 결과를 보 였다(Cumming et al., 2001; Stark, Landsbaum, Palmer, Somerville, & Morris, 2009).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COPM과 AHA가 모두 대상 자의 보고에 의해 평가 되는 도구라는 것이다. 이에 추후 연구에서는 연구자에 관찰에 의한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 한 도구의 사용이 필요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1997년 인구의 고령화의 진행으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와상환자나 치매환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개호보험법’을 개정하여 치료가 필요한 노인들의 관리를 시작하였다. 일본 작업치료사는 위의 법에서 정
한 바에 의해 노인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여 신체적, 정신 적 기능의 유지 회복 및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향상시키 기 위하여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의학적 관리를 실행하고 있다. 본 법은 2006년 개정되어 새로이 예방급여를 신설 하여 관리 대상을 경증자로 까지 확대 시켰다. 이를 통해 지역특성에 따른 다양하고 유연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 도록 지역밀착형서비스가 가능하여졌고 현재 많은 노인 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인장기요양법을 제정하여 치매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인 관리를 통해 일 상생활의 독립성을 향상시키기에 노력하고 치매 노인 뿐 만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클라이언트와 그 보호자들은 자세한 서비스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고, 서비스를 불편 함 없이 잘 이용하도록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관리하 는 인력도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치매특별등급을 판정 받은 클라이언트에게 충분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 기 위해서는 실질적 서비스 제공자인 요양보호사의 전문 인력에 의한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작업치료사가 본 연구에서처럼 케이스 매니저로 클라이언트들에게 맞 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 효과가 더욱 클 것이다.
본 연구는 치매 클라이언트에게 대상자 중심의 중재 접근법을 적용하고 낙상예방과 같은 안전성뿐만 아니라 인지적인 중재를 실시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을 것이다. 또한 클라이언트의 가정 내 활동 수준을 알아보는데 있 어 자신의 수행 수준에 대한 지각 정도를 측정 할 수 있 고, 이를 통해 대상자 중심의 평가가 가능한 평가도구인 AHA를 사용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McCreadie & Tinker, 2005; Yang, 2013). 본 연구를 바탕으로 이후 연구에서는 더 다양하고 많은 수의 클라이언트들에게 대 상자 중심의 중재 접근법을 사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치매 특별등급을 판정받은 클라이언트들을 위한 서비스에 있 어서 작업치료사의 역할에 대한 논의와 확립이 필요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는 치매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가정환경 내 활동 수준과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대상자 중심의 활동을 파악하고 클라이언트의 인지 수준에 알맞은 가정 환경 수정과 보호자 교육 중재를 적용하였다. 그 결과 클 라이언트의 수행에 감소가 나타난 활동들의 수행 수준이 향상 및 유지되었고 그 효과가 6개월 이후에도 지속되었 다. 수행 만족도 또한 중재 후 향상된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 사례연구를 통하여 클라이언트의 인지 수준에 적절한 가정환경 수정과 보호자 교육을 병행한 중재법이 클라이 언트의 활동 수준을 유지 및 증진 시키는 데에 적절하고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치매특별등급을 판 정받은 클라이언트들을 위한 케이스 매니저로의 작업치 료사의 역할이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