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는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정상적인 노화보다 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뚜렷하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치매의 전 단계를 일컫는다(Petersen, 2003; Petersen, 2004).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발병률이 1~2% 정도인 것에 비하여 경도인지장애는 10~15%로 높게 나타나고, 6년간 장기 추적한 결과 80%에서 치매가 발병하였다(Petersen, 2003). 경도인지장애의 치료는 치매의 조기 발견과 적절한 중재로 치매의 진행을 늦추거 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 었다(Wild, Howeison, Webbe, Seelye, & Kaye, 2008). 최근 이러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경도인지장애 진 료건수도 2010년 24,000명에서 2014년 105,000명으 로 약 4.3배 증가하였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노인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수는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측된다(Korea National Statistical Office, 2015;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5).
경도인지장애는 정상 노인과 비교하여 기억력의 저하 가 뚜렷하고, 이러한 기억성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환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Morris, 2005; Petersen, 2004; Petersen et al., 1999; Swainson et al., 2001; Vilet et al., 2003). 또한 작업기억, 관리기 능, 주의기능, 언어기능, 시공간력의 저하도 함께 나타나 며, 수단적 일상생활능력과 사회참여에서도 어려움을 보 인다(Bidzan, Bidzan, & Pąchalska, 2016; Kirova, Bays, & Lagalwar, 2015; Kotwal, Kim, Waite, & Dale, 2016; Krueger et al., 2009; Lim, 2015). 특히, 사회참여에 있어서 주목할 점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낮은 사회참여 수준을 보인다는 것 뿐 아니라, 사회참여 를 유지하는 것이 노인의 저하된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Hughes, Flatt, Fu, Chang, & Ganguli, 2013; James, Wilson, Barnes, & Bennett, 2011; Jeon, 2013).
사회참여는 사회체계 내에서 개인에게 또는 주어진 위 치에 요구되는 특성화되고 조직된 행동패턴으로, 다른 사람과의 상호교류를 위하여 신체적·정신적으로 접촉 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모든 행위를 총칭한다(American Occupational Therapy Association [AOTA], 2008; Cheong & Yi, 2009).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사회참여와 활동은 신체기능 및 구조와 함께 포괄적인 건강 개념으 로 제시하였고 AOTA(2008)에서도 작업치료실행체계 (Occupational Therapy Practice Framework-II; OTPF-II)를 통하여 사회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2001). 또한 노 년기의 지속적인 사회참여는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만족 도를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노인의 성공 적 노화를 이루기 위한 핵심 영역이다(Gautman, Mortera, Hinijosa, & Kramer, 2007; Peloquin, 1991; Rowe, & Kahn, 1997; Wendel-Vos, Schuit, Tijhuis, & Kromhout, 2004).
성공적인 사회참여를 위해 개인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타인의 의도와 귀인, 행동을 지각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정신 작용을 사회인지(social cognition) 라고 한다(Ostrom, 1984). 인지기능이 사물, 동물, 언어, 글과 같은 대상에 대한 정보처리 과정이라고 한다면 사회인 지는 그 대상이 사람인 경우로 타인의 표정, 정서, 의도, 마음, 사회적 맥락 등과 같은 사회적 대상 및 사회적 단서를 정보처리 하는 것이다(김영근, 2015). 여기에는 사회참여 활동에 바탕이 되는 추론, 문제해결, 의사 결정과 같은 상위 인지과정과,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읽어내고 공감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정서적 기능이 포함된다(Adophs, 1999; Banich, & Compton, 2010). 따라서 사회인지는 인간의 삶 속에서 타인과 발생하는 상황과 사건을 처리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실제 사회인지 문제를 가진 환자들의 경우 재활치료에 적극적으 로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능적 회복이 지연되고 일상생 활능력과 일, 지역사회 복귀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정상적인 노화에서도 사회인지 문제는 노인의 사회 참여 제약의 원인이 될 수 있다(Delisa, 1988; Nazlidou, Moraitou, Natsopoulos, & Papantoniou, 2015). 국내에 서 사회인지는 최근까지 임상심리학에 국한되어 연구되어 왔고, 특히 조현병 환자와 소아 정신과 아동에게 집중되었다 (김영근, 2015). Kim(2009)은 작업치료에서도 사회인지 장애의 평가와 치료가 필요함을 주장하였고, 일부이지만 인지장애가 있는 뇌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인관계 능력, 문제해결 능력의 향상을 위한 전산화 인지재활을 시도하였 다(Lee, 2009a; Lee, 2012).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게 사회참여는 인지기 능 증진과 삶의 만족도를 높여 줄 중요한 작업영역으로, 이를 위해 작업치료에서는 사회참여를 증진시킬 수 있는 중재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경도인 지장애 환자들의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기능과 사회인지 요인을 분석하여 사회참여와 관련된 작업치료 평가 및 중재 개발 연구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1.연구 기간 및 대상
본 연구는 2016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대구 에 소재한 D병원에 입원 및 통원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중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는 48명의 환자 에게 본 연구의 취지와 목적을 충분히 설명한 후 환자 및 보호자의 동의서를 얻어 진행하였다. 경도인지장애 판정 을 위해 노인용 인지검사를 실시한 결과, 3명은 정상, 13 명은 치매로 판정받아 제외하였고 최종적으로 32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선정하였다. 경도인지장애 판정은 노인용 인지검사의 매뉴얼에 제시된 연령과 학력수준을 고려한 평균치를 참고하여 의사결정 분지도(decision tree)에 따라 판정하였다(김홍근과 김태유, 2007). 대 상자는 노인용 인지검사와 한국형 활동분류카드 평가가 가능한 55~79세의 환자들로 초기 신경학적 손상이 안 정되고, 대화와 읽기가 가능하여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는 환자들이었으며, 퇴원 및 전원을 고려해볼 때 사회 참여 문제가 대두되는 발병 6개월 이상인 대상자로 선정 하였다(Kelly-Hayes et al., 2003).
2.연구 도구
인지기능 검사
(1)노인용 인지검사(Cognition Scale for Older Adults; CSOA)
노인용 인지검사는 노인의 인지기능을 단시간에 종합 적으로 평가하고자 개발된 표준화된 신경심리 검사도구 로, 6가지 인지영역(주의기능, 작업기억, 언어기능, 시공 간력, 관리기능, 기억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본 검사는 우리나라 노인의 학력수준과 문맹률을 고려하였으며, 연 령별 55~59, 60~64, 65~69, 70~74, 75~79세의 5개 연령대로 규준이 작성되어 있고, 표준화 집단의 교육수 준을 통계청의 인구센서스와 일치시켜 규준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소검사는 스트룹검사, 숫자외우기, 기본지 식문제, 단어유창성, 그림이름대기, 보고그리기, 단어기 억하기 검사로 구성되었으며 각 소검사의 원점수를 프로 그램에 입력하면 연령과 학력수준을 반영한 전체 결과가 의사결정 분지도에 따라 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분 류되어 기록되므로 임상에서 진단적 평가로 매우 유용하 다. 전체검사 결과는 전체지능지수, 기초지능지수 뿐 아 니라 6가지 인지영역을 반영한 요약점수가 제시된다(김 홍근과 김태유, 2007).
소검사 각각의 신뢰도와 타당도는 스트룹검사의 단순 시행과 간섭시행이 r=.59였고, 숫자외우기와 기본지식 문제는 각 r=.76과 .93이었다(염태호, 박영숙, 오결자, 김정규와 이영호, 1992; Stroop, 1935). 단어유창성 검 사는 .74, 그림이름대기 검사는 한국 보스톤 그림이름대 기와 r=.75, Clinical Dementia Rating scale(CDR)과 는 r=.49의 공존타당도를 나타냈다(Kim et al., 2004; Lezak, 1995). 보고그리기의 신뢰도는 r=.96, 단어기억 하기의 신뢰도는 r=.78, K-MMSE와는 r=.66~.68의 공존타당도를 보였다(Kim et al., 2006; Rey, 1941).
(2)한국형간이정신상태검사(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Korean version 1; MMSE-K1)
본 연구에서 사용된 MMSE-K1은 김홍근과 김태유 (2007)가 대규모 표준화 집단을 사용하여 규준을 작성 한 것으로 연령을 고려한 평가와 함께 연령과 교육수준 을 동시에 고려한 평가가 가능하다. 지남력, 기억 등록, 기억 회상, 주의 집중 및 계산, 언어기능, 이해 및 판단의 총 11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점은 30점이고, 이를 백분위로 전환하여 11~100%는 정상, 3~10%는 경도인지장애, 0~2%는 치매로 해석한다.
사회인지 검사
작업치료 분야에서 사회인지를 평가하는 도구가 현재까 지 없기 때문에 Kim(2009)이 뇌졸중과 치매 환자를 대상 으로 사회인지 장애를 발견하고자 사용하였던 평가도구를 응용하여 본 연구에 사용하였다. 사회생활기술 척도와 대인 관계기능 척도는 그대로 사용하였고, 특정 상황에서 이야기 의 순서와 추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하여 사용된 만화상황과 제와 Lowenstein Occupational Therapy Cognitive Assessment(LOTCA)의 순서능력검사 항목의 수가 적 어, 15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Picture sequencing test를 사용하였다. 앞서 사회인지에서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읽어내 고 공감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정서적 기능이 중요함을 언급하였기 때문에, 얼굴표정으로 정서재인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Faces test를 추가하여 검사하였다(Banich & Compton, 2010).
(1)Faces test
Faces test는 영국 캠브리지대학교(www.autismre searchcentre.com/arc_tests)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검 사도구로 Baron-Cohen, Wheelwright와 Jolliffe(1997) 가 정신장애를 가진 대상자들에게 얼굴표정 사진을 이용하 여 상대방의 정서상태를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제작된 검사도구이다. Faces test는 기본 정서(행복한, 슬픈, 화가 난, 두려운, 놀라는, 싫은, 고통스러운)를 평가하 는 10개의 문항과 복잡한 정서(교활한, 거만한, 죄책감을 느끼는, 생각에 잠긴, 의심을 품는, 유혹하는, 감탄하는, 관심을 보이는)를 평가하는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의 크기는 10"x8"이고 얼굴표정 사진 아래 두 가지의 감정 표현이 쓰여있어 사진과 어울리는 정서상태를 맞추는 검사이다. 정답을 맞추면 1점, 틀리면 0점으로 채점 하여 전체점수를 기록한다. 최고 점수는 20점이고, 최저 점수는 0점이다.
(2)Picture sequencing test
Picture sequencing test는 Baron-Cohen, Leslie와 Frith(1986)가 제작하여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에서 무 료로 제공하는 검사도구로, 4개의 그림으로 된 이야기의 순서와 의도를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도구이다. 평 가방법은 5"×5"크기의 그림 4장을 대상자에게 놓고 순 서대로 위치하도록 한다. 한 이야기를 정확한 순서로 위 치시키면 2점, 맨 마지막 카드만 정확히 놓으면 1점, 다 른 경우는 0점으로 채점한다. 이야기는 기계적 상황 1과 2, 행동적 상황 1과 2, 의도적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상황마다 3가지의 이야기가 포함된다. 최고 점수는 30점이고 최저 점수는 0점이다.
(3)사회생활기술 척도(Social Skill Scale; SSS)
사회생활기술 척도는 정신장애 환자의 기본적인 사회 생활기술을 평가하기 위한 척도로, Park(1997)이 김철 권과 변원탄(1996)의 자료를 참조하여 14개의 문항으 로 재구성한 것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1점(매우 적절 하다)에서 5점(매우 부적절하다)까지 채점하는 Likert 척도로, 점수가 낮을수록 사회생활기술이 높은 것을 의 미한다. 하부검사 항목은 말의 내용, 말의 속도, 크기, 억 양, 이해성, 적절성 등의 언어성 검사 척도와 얼굴표정, 반응시간, 태도의 자신감, 시선접촉, 자세 등의 비언어성 검사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척도의 내적 신뢰도 Cronbach’s α 값은 .98이었으며, 평가자간 일치도는 .36 ∼ .64였다(Park, 1997).
(4)대인관계기능 척도(Independent Living Skill Survey; ILSS)
대인관계기능 척도는 Kim과 Han(1997)이 Wallace (1986)의 독립생활기능조사지(independent living skill survey)를 번안하고 수정한 것에서 대인관계기능척도 23문항만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5점 척도로 대인관계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1점에서 매우 잘하는 5점으로 채점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대인관계기능수준이 높은 것 을 의미한다. 대인관계기능 항목의 Cronbach’s α 값은 .96으로 보고되었다(Kim & Han, 1997).
사회참여 검사
(1)한국형 활동분류카드(Korean Activity Card Sort; K-ACS)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사회참여 수준을 평가하기 위하 여 한국형 활동분류카드를 사용하였다. 한국형 활동분류 카드는 노인의 포괄적인 작업 및 활동 영역 전반을 평가 하기 위하여 1995년 미국에서 개발된 Activity Card Sort(ACS)를 한국 문화에 맞게 55세 이상 노인에게 사 용할 수 있도록 수정 보완한 평가도구이다(Lee et al., 2010). 한국형 활동분류카드는 일상생활활동 33개, 여 가활동 18개, 사회활동 16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연구 에서는 사회활동 16개의 항목을 이용하였다. 사회활동 에는 종교 활동하기, 담소나누기, 전화 통화하기, 가족모 임 참석하기, 친구집 방문하기, 장례식 참석하기, 회갑/고 희연 참석하기, 마을행사 참석하기, 친지 방문하기, 결혼 식/돌잔치 참석하기, 노인회관/경로당 가기, 친목회/계모 임하기, 병문안 가기, 손주와 놀아주기, 회식하기, 졸업식 /입학식 참석하기 활동이 포함되며 각 활동에 관한 카드 를 자신의 활동 수준에 맞는 범주에 적절하게 분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활동 범주는 5개로 구분되는 데 질병 /사고 전에도 해 본적 없는 활동, 질병/사고 중에도 하고 있는 활동, 질병/사고로 포기한 활동, 질병/사고 이후 포 기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활동, 질병/사고 이후 시작한 새 로운 활동으로 나뉜다.
평가 결과는 개인의 현재 활동 수준(level of current activity), 이전 활동 수준(level or previous activity), 참여활동 보유율(retrained level of activity participation) 로 산출 할 수 있으며. 참여활동 보유율은 질병/사고로 인한 환자의 참여활동 수준의 변화를 반영한 값이다. 참여활 동보유율의 점수가 높을수록 질병전의 사회활동을 현재까 지 잘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사회참여수준이 높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활동 보유율의 값을 사회참여로 분석하였다. K-ACS의 내적 일치도는 .93이 었다(Lee, 2009b).
3.연구 절차
본 연구는 D병원 작업치료실 내 독립된 공간인 인지재 활 치료실에서 대상자 및 보호자와 주 연구자 1인이 개별 평가를 진행하였다. 평가 동안 대상자에게 조용하고 편 안한 분위기를 제공하여 평가에 집중하고 설문에 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자는 평가 전 사용할 검사도구의 매뉴얼 및 평가방법을 충분히 숙지하였으며, 일주일 간 48명을 대상으로 노인용 인지검사를 실시하여 32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최종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그 후 32명의 대상자에게는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활기술 척도, 대인관계기능 척도, 한국형 활 동분류카드를 순서대로 평가하였으며, 대상자의 컨디션 에 따라 1명당 3~4일이 소요되었다. 모든 평가는 대상자 가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명하였고, 일부 항목은 연습시 행으로 완전히 이해했음을 확인 후 본 평가를 실시하였 다.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와 한국형 활 동분류카드는 환자에게 직접 실행하도록 지시하였고, 설 문형 검사도구는 면담하면서 평가자가 작성하였다. 대상 자 1명당 검사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정도였으며, 완수 하지 못한 설문형 평가항목의 경우 담당 작업치료사와의 인터뷰로 작성하였다.
연구 결과
1.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총 32명 대상자의 성별 분포는 남자 23명(71.9%), 여자 9명(28.1%)이었고, 평균연령은 62.88 ± 6.72세 였으며, 55~59세 연령대 대상자가 15명(46.9%)으로 가장 많았다. 진단명은 뇌졸중 22명(68.8%), 외상성뇌 손상 7명(21.9%)이었고, 전체 대상자의 유병기간 평균 은 14.25 ± 12.44개월이었고 6개월에서 1년 미만의 대 상자가 20명(62.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마비측을 살펴보면 좌측인 대상자가 13명(40.6%), 우측인 대상자가 10명(31.3%), 양측인 대상자가 9명(28.1%) 이었고, 교육수준은 고졸 대상자가 11명(34.4%)으로 가 장 많았으며 초졸, 중졸, 대졸, 무학 순이었다.
Table 1
2.대상자의 인지기능, 사회인지 및 사회참여
대상자들의 인지기능을 평가한 노인용 인지검사와 사 회인지를 평가한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활기술 척도, 대인관계기능 척도 결과 및 한국형 활동분류카드의 사회참여 검사결과는 Table 2와 같다.
Table 2
[i] AFI: Attention Function Index, BIQ: Basic IQ, EIQ: Executive IQ, FIQ: Full scale IQ, LFI: Language Function Index, MFI: Memory Function Index, MMSE-K1: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Korean version 1, Social participation: Social activities of Korean Activity Card Sort, VFI: Visuospatial Function Index, WMI: Working Memory Index
3.사회참여에 대한 인지기능 및 사회인지와의 상관관계
사회참여와 인지기능의 상관관계
사회참여와 인지기능 간의 관련성은 Table 3에 제시 하였다. 인지기능의 전체지능, 기초지능, 관리기능, 작업 기억, 시공간력, 기억기능, MMSE-K1이 사회참여와 유 의한 상관관계를 보였고(p<.01), 주의기능과 언어기능 에서는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회참여와 사회인지의 상관관계
사회참여와 사회인지와의 관련성은 Table 4에 제시 하였다.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 활기술 척도, 대인관계기능 척도 모두 사회참여와 유의 한 상관관계를 보였다(p<.01).
4.사회참여에 인지기능 및 사회인지가 미치 는 영향
사회참여에 인지기능이 미치는 영향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인 지기능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 다. 결과는 Table 5에 제시하였다. 종속변수는 사회참여 이고 독립변수는 상관성을 보였던 전체지능, 기초지능, 관리기능, 작업기억, 시공간력, 기억기능, MMSE-K1 점수로 분석하였다. 통계적 유의성 검정 결과 기초지능, 작업기억, 시공간력, 기억기능, MMSE-K1은 유의하지 않아 제외되었고, 관리기능과 전체지능이 사회참여에 영향 을 미치는 유의한 값으로 설명되었다(F=45.49, p<.05). 상대적 기여도를 나타내는 표준화계수에 따르면 관리기 능(t=5.97, p<.01), 전체지능(t=2.57, p<.05) 순으로 사 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회참여에 사회인지가 미치는 영향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인지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여 Table 6에 제시하였다. 종속변수는 사회참여, 독립변수는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활기술 척도, 대인관계기능 척도 점수였다. 통계적 유의성 검정 결과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활기술 척도는 유의하지 않아 제외되었고, Faces test와 대인관계기능 척도가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설명 변수로 확인되었다(F=53.38, p<.05). 표준 화 계수에 따라 Faces test와 대인관계기능 척도 순으로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찰
최근 경도인지장애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학자 들은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거나 예방하기 위 한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대안들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 적극적인 사회참여이다 (Hwang & Kwon, 2009; James et al., 2011; Wild et al., 2008). 특히 노인에게 있어서 사회참여는 신체 및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삶의 질과 만족 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작업영역이다(Ashida, Kondo & Kondo, 2016; Gautman et al., 2007; Peloquin, 1991; Wendel-Vos et al., 2004). 따라서 본 연구에서 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인 지기능과 사회인지 요인을 분석하여 사회참여 증진을 위 한 평가 및 중재 개발의 기초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후천적 뇌손상으로 경도인지장애 를 보이는 환자들이었다. Kelly-Hayes 등(2003)은 이 러한 환자들이 발병 6개월 이후부터 사회참여에 제한을 받는다고 보고하였고,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대상자 의 선정기준을 발병 6개월 이상인 환자로 제한하였다.
임상에서 경도인지장애는 보통 Mini-Mental State Examination(MMSE)로 진단하는데, MMSE는 민감도 가 매우 낮고 교육수준과 연령의 영향을 많이 받는 문제 점이 있어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진단하기에 부적합하다 (Christensen & Jorm, 1992; Park, Cho, Yang, & Kim, 2002; Yoon, 2014).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경도인지장애 대상을 선정하는데 노인용 인지검사를 사용하여 대상자의 진단민감도를 높였다. 실 제 본 연구 대상자들의 MMSE-K1 평균점수는 24점으 로 정상군에 속하였다.
또한 앞서 언급하였듯이 사회인지에서 정서재인이 중 요한 요소이므로 이를 Faces test로 검사하였다. 본 연 구에서 사용한 Faces test는 Baron-Cohen 등(1997) 이 정상 성인과 자폐성향을 가진 성인의 정서재인 문제 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이며, 조현병, 양극성 장애 환자들에게도 이용되었다(Besche-Richard, Bourrin- Tisseron, Oliver, Cuervo-Lombard, & Limosin, 2012; Robinson, Gray, Burt, Ferrier, & Gallagher, 2015).
인지는 감각기관을 통해 우리 주의의 세계를 인식하는 능력에서부터 재인, 해석, 추론, 의사결정, 문제해결, 언 어 사용, 기억과 학습, 행동 통제, 행동 수행 능력까지 포 함하는 복합적인 사고과정이다(김영근, 2015). Seo와 Kim(2004)은 인지를 기능적으로 주의, 언어, 시공간, 기억과 같은 하위 인지기능과 하위 인지기능을 조절하는 상위 인지기능인 관리기능으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관점 에서 노인용 인지검사는 인지기능 각 영역의 결과를 확 인할 수 있어 사회참여에 영향을 주는 인지기능 요인을 확인하는 데 적합하였다.
사회참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인지기능 중 전체 지능, 기초지능, 관리기능, 작업기억, 시공간력, 기억기 능, MMSE-K1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고, 특히 관리 기능과 전체지능이 사회참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노인의 경우도 관리기능과 같은 상위 인 지기능의 감퇴가 사회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전반 적 인지기능도 사회참여와 정적 연관성을 나타냈다 (Krueger et al., 2009; Nazlidou et al., 2015). 특히 관리기능은 복잡하고 새로운 사회 환경에서 문제를 판단 하고 해결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므로, 관리기능의 손 상은 다른 하위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어 낮은 전체지능 을 보이게 하고 사회참여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사료된다(Banich & Compton, 2010).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주의기능과 언어기능의 저하 를 보이는 것은 분명한데, 본 연구에서는 사회참여에 영 향을 미치는 유의한 요인으로 나타나지 않았다(Kirova et al., 2015). Green(1996)은 조현병 환자들의 실어증 이 사회적 기능을 악화시키고, 발작으로 언어기능이 떨 어진 아동의 경우에도 사회적 문제를 보인다고 하였다 (Byars et al., 2014). 그러나 Nazlidou 등(2015)은 직 접적 언어보다 비유나 은유, 풍자와 같은 간접적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대인관계 기능과 사회적 기능에 더 큰 영 향을 미친다고 보고 따라서 단순한 언어기능보다 상위 인지기능의 통제가 사회적 기능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 다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관리기능이 사회참 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된 것은 이러 한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인지 검사에서는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활기술 척도, 대인관계기능 척도 모두 사회참 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사회인지의 역할이 사회참 여와 같은 사회적 기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인지의 문제가 사회참여를 어렵게 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된 결 과이다(Manly & Murphy, 2012). 또한 사회인지를 평가 할 수 있는 특화된 평가도구가 없는 상태에서 본 연구에서 사용된 4가지 사회인지 검사 모두가 사회참여와 높은 상 관성을 보인 것은 앞으로 사회인지 평가도구의 개발에 있 어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사회인지의 다중회귀분석 결과 Faces test와 대인관 계기능 척도가 경도인지장애의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 는 검사로 확인되었다. 타인의 얼굴표정을 보고 정서를 읽어내는 능력은 사회기술의 본능적이고 원초적이며 사 회인지와 공감의 내재연결에 있어 매우 중요하므로, 사 회참여에 있어 가장 영향을 미치는 사회인지 검사가 Faces test라는 점은 정서재인이 사회참여에 중요한 역 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서재인은 광범위한 차원 에서 정서를 지각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얼굴 표정이나 어조와 같은 자극들을 통해 정서적 정보를 추 론하는 능력도 포함된다(Feldman-Barrett, & Salovey, 2002; Kim, 2011; Moran, 2003). 또한 외상성뇌손상 환자들이 보이는 낮은 대인관계기능이 사회참여를 어렵 게 하는 명백한 예측요인이었던 것처럼, 경도인지장애에 있어서도 대인관계기능은 사회참여의 주요한 사회인지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McDonald, Flanagan, Martin, & Saunders, 2004).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사회참여를 향상시키기 위한 중재는 그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도 제한된 공간과 한정된 시간이라는 임상적 제약이 따른다. 실제 사회참여의 효 과적인 중재의 증거는 단일한 치료 접근법이나 우월한 특정 중재보다는 다양한 세팅과 다양한 분야의 다각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하였다(Powell, Rich, & Wise, 2016). 그러므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사회참여 증진을 위한 중재 개발에 있어 인지기능과 사회인지에 관한 구 조적 접근이 필요하겠고, 무엇보다 사회참여에 큰 영향 을 미치는 관리기능과 전체지능, 정서재인과 대인관계기 능을 고려한 새로운 평가 및 중재 개발의 깊이 있는 연구 가 이어져야겠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첫째,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후천 적 뇌손상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 다는 점이다.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으며 기억장애를 주로 호소하는 기억성 경도인지장애의 특성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겠다. 둘째, Faces test의 경우 외국인 여 성 얼굴사진을 사용하였는데 만약 한국사람 사진이었다 면 55세 이상 노인 대상자들에게 좀 더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셋째,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 치는 소득, 연령, 교육, 신체적·심리적 건강상태, 사회적 네트워크 크기 등이 고려되지 않아 이러한 요인의 영향 을 배제할 수 없다. 인지문제가 없는 노인들의 경우 소득 이 높을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사 회참여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 2014). 마지막으로 대상자가 적어 일반화하는 데는 어 려움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수 를 늘려 조사해볼 필요가 있겠다.
결 론
본 연구는 사회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기능과 사회 인지 요인을 분석하고자 55세 이상인 32명의 경도인지 장애를 대상으로 하였다. 경도인지장애 선정 및 인지기 능 검사로는 노인용 인지검사를 사용하였고 사회인지는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활기술 척 도, 대인관계기능 척도를 사용하였다. 또한 한국형 활동 분류카드의 16개의 사회활동 문항을 이용하여 경도인지 장애의 사회참여를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 경도인지장애의 인지기능에서는 전체지능, 기초지능, 관리기능, 작업기억, 시공간력, 기억기능, MMSE-K1이 사회참여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으 며, 특히 관리기능과 전체지능이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으로 확인되었다. 사회인지에서는 Faces test, Picture sequencing test, 사회생활기술 척도, 대인관계기능 척 도 모두 사회참여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 정서 재인과 대인관계기능이 사회참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 인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사회참여를 위한 중재 개 발에 있어 인지기능과 사회인지의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관리기능, 전체지능, 정서재인, 대인관 계기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할 것으로 제언할 수 있 다. 추후에도 경도인지장애의 사회참여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이에 따르는 심도 있는 연구가 이어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