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및 외래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 관련 요소에 따른 작업치료 서비스 제고



서 론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국제 기능・장애・건강 분류에 서, 삶의 질은 건강상태나 그 결과에 대해 개인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다루는 개념으로 정의되었다(World Health Organization, 2001). 삶의 질은 주관적 만족과 객관적 기준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객관적 기준에는 사회적 기능, 일상생활활동, 신체적 건강 등이 있다 (Huppert, Weiss, Lim, Pratt, & Smith, 2001). 또한 삶의 질은 개인의 신체적 건강, 심리적 상태, 독립성, 사 회적 관계, 개인적 신념 및 환경의 특징 등이 얽혀있는 복잡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Whoqol Group, 1995).

과거에는 의료분야의 전문가들이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에 대한 질병과 결과 측정에 초점을 두었으나, 점차 삶의 의미와 만족 등의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 하였고, 만성 질환이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개인의 주관적 감정인 삶의 질이 치료를 계획하고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Burckhardt, Woods, Schultz, & Ziebarth, 1989). 특히, 과거의 만성 정신질 환자에 대한 치료 목표는 증상의 해소였지만, 1980년대 미국의 탈원화 이후 수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거주하게 되면서 질에 대한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고, 조 현병 환자에게 있어 중요한 치료의 목표가 삶의 질로 빠 르게 변화되어왔다(Lee & Bahk, 2006; Sullivan, Wells & Leake, 1992).

조현병이란 만성적인 경과를 겪게 되는 대표적인 정신 질환으로 환자들은 망상, 환각 등의 양성 증상과 감정둔화, 수동적 회피를 포함하는 인지적, 감정적, 사회적 기능 결핍 등의 음성증상을 겪는다(Kay, Flszbein, & Opfer, 1987). 또한 기능적인 장애를 일으켜 자유의지나 작업 수행이 감소되고, 환자 개인의 건강과 웰빙에 악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을 크게 손상시킨다(Chugg & Craik, 2002; Davies & Drummond, 1994). 따라서 삶의 질은 조현병이라는 질환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를 알아볼 때 적합한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다(Rho, Kwon, & Ryu, 2001).

삶의 질이라는 개념은 개인의 주관적 측면이 반영되기 때문에, 정신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주관적인 보고를 한 다는 것에 대한 신뢰성이 의문점으로 제기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Voruganti, Heslegrave, Awad와 Seeman(1998) 의 연구에서는 정신장애를 가진 환자일지라도 측정 도구가 신뢰할 수 있고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그 결과가 유효 하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조현병으로 인한 증상들과 기능 저하, 그리고 항정신병약물들이 환자가 삶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 하였다. 또한 정신과 영역에서는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삶의 질 평가척도가 개발되기도 하였고, 많은 국내외 연구에서도 삶의 질 평가가 적용되고 있다 (Wilkinson et al, 2000).

점차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삶의 질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 고 있다(Oh, 2006). 특히 작업치료 분야에서는 환자들의 참여와 웰빙, 그리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맥락에 서 신체적, 인지적, 정신사회적, 감각적 측면들을 다루고 있다(American Occupational Therapy Association, 2014). 그러나 Kim, Ko와 Park(2016)의 고찰연구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에게 작업치료 적용 후 측정한 종속변 수들은 대부분 증상과 기능이었고, 삶의 질과 관련한 평가 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작업치료 분야에서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아직 조현병 환자의 치료 목표로 삶의 질은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들의 최종적 치료 목표인 삶의 질에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 보고자 하였다. 또한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조현병 환자 들을 위한 작업치료 목표 수립과 이를 위한 서비스 제공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1.연구 설계

본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생명 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고 횡단적 연구 설계를 적 용하여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 관련 요소들에 대해 설문하 였다. 설문은 작업치료사와 정신보건전문요원이 수행하 였고, 2017년 2월부터 2017년 3월 까지 이루어졌다.

2.연구 도구

종속변수인 삶의 질 측정은 Wilkinson 등(2000)에 의해 개발되고 Kim, Oh, Lee와 Kim(2005)이 번안한 한국판 조현병 삶의 질 척도(Korean version of Schizophrenia Quality of Life Scale; K-SQLS)를 사용 하였다.

독립변수들은 Park, Lim과 Bae(2013)의 메타분석 연구의 주요변인 중 빈번히 사용되었던 인구사회학적 요소 (성별, 연령, 최종학력 등), 증상, 우울, 자아존중감, 사회적 지지, 재활프로그램 참여 등을 기반으로 4개의 요소로 묶어 재구성하였다.

독립변수 중 인구사회학적 요소는 성별, 연령, 학력, 종교, 직업유무, 결혼유무, 동거가족유무, 월 소득, 유병기간 등의 항목으로,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정신병리적 요소는 Eisen과 Culhane(1999)의 Behavior And Symptom Identification Scale(BASIS-32)의 한국어 판으로 Hwang, Park, Kim, Song과 Yeo(2000)가 연구한 한국판 증상-기능 평가척도(Korean Behavior And Symptom Identification Scale; K-BASIS)를 사용하였 다. 심리적 요소는 Radloff(1977)에 의해 개발된 우울척도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CES-D)와 Rosenberg(1965)에 의해 개발되고 Jeon (1974)에 의해 번안된 자아존중감척도(Rosenberg Self Esteem scale; RSE)를 사용하였다. 환경적 요소는 Zimet, Dahem, Zimet과 Farley(1988)에 의해 개발되고 국내에 서 김승권과 김연우(2012)에 의해 출판된 다차원 사회적 지지 척도(Multidimensional Scale of Perceived Social Support; MSPSS)를 사용하였고, 입원 여부와 재활프로그 램 참석 여부는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3.연구 대상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충청북도에 위치한 한 정 신병원의 입원 및 외래환자와 강원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조현병 환자였다. 본인 또는 보호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한 대상자에 한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설문지를 작 성하기 전,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Korean Version(MMSE-K)의 지남력, 이해 및 판단 항목들이 연구 진행자와 대상자의 1:1 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오늘이 몇 년, 몇 월, 몇 일, 무슨 요일, 무슨 계절 입니 까?” 항목에 각각 1점, “옷은 왜 빨아 입습니까?” 항목에 1점을 부여해 총 6점 중 4~6점에 해당하는 환자를 대상 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대상자 선정 기준을 통해 지적 장애를 가진 환자는 배제하였으나, 설문의 신뢰도를 좀 더 높이기 위하여 1:1 면담으로 진행하였고, 설문을 이해 하고 적절하게 대답할 수 있는 상태인지의 여부를 파악 하기 위해 지남력과 이해력, 판단력 항목을 부분적으로 사용하였다.

최종적으로 모집된 대상자는 총 73명 이었고, 무성의 응답 5개를 제외한 68개의 설문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 하였다. 대상자 선정 기준과 배제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 선정기준

    • (1) DSM-IV 진단 기준에 따라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조현병을 진단받은 자

    • (2) 조현병 이외에 다른 정신과적 진단(우울증, 지적 장애, 알코올 중독 등)이 없는 자

    • (3) 지남력 및 이해력, 판단력 손상이 없는 자

    • (4)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자

    • (5) 만 18세 이상인 자

    • (6) 본 연구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고 설문에 동의한 자

  • 2) 배제기준

    • (1) 의사소통과 문장 이해 및 표현이 심각히 어려운 자

    • (2) 심각한 신체적 질환이 있는 자

4.분석방법

수집된 대상자의 일반적 정보와 평가 척도들의 평균 및 표준편차를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를 사용하였다. 스피어만 상관분석을 이용하여 인구사회학적, 정신병리적, 심리적, 환경적 요소들과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후, 모든 변수들의 총점 및 하위영역 점수를 이용 하여 종합적인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중회귀 분석은 전체 환자, 입원 및 외래 환자의 데이터를 각각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표로 제시하였다. 통계분석은 SAS Version 9.3을 사용했고, 통계적 유의수준 α는 0.05로 설정하였다.

연구 결과

1.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Characteristics n (%)
Gender Male 39 (57.4)
Female 29 (42.6)
Age (yr) 30~39 9 (13.2)
40~49 19 (27.9)
50~59 35 (51.5)
60~69 4 (5.9)
70~ 1 (1.5)
Education level Uneducated 2 (2.9)
Primary school 7 (10.3)
Middle school 18 (26.5)
High school 28 (41.2)
University 11 (16.2)
Master and above 2 (2.9)
Job status Yes 9 (13.2)
No 59 (86.8)
Marital status Yes 28 (41.2)
No 40 (58.8)
Family status Yes 40 (58.8)
No 28 (41.2)
Monthly income (ten thousand won) 0 38 (55.9)
~50 13 (19.1)
50~100 15 (22.1)
100~150 2 (2.9)
Duration of disease (yr) ~5 11 (16.2)
5~10 10 (14.7)
11~15 8 (11.8)
16~20 16 (23.5)
21~25 7 (10.3)
26~30 13 (19.1)
31~ 3 (4.4)
Hospitalization Yes 31 (45.6)
No 37 (54.4)
Rehabilitation program Yes 46 (67.6)
No 22 (32.4)

2.삶의 질과 각 요소들 간의 상관관계

인구사회학적 요소들과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

면담을 통해 수집된 인구사회학적 요소들과 삶의 질 간의 상관분석 결과, 삶의 질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 관계가 있는 변수는 성별(r=-.309, p<.05), 최종 학력 (r=.272, p<.05), 직업 유무(r=.239, p<.05), 결혼 여 부(r=.287, p<.05)였다.

정신병리적 요소와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

전반적으로 삶의 질과 정신병리적 요소는 음의 상관관계 를 보였다. 이는 조현병의 증상이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증상-기능 척도의 총점(r=-.588, p<.01)뿐만 아니라 하위 영역인 일상생활수행기술(r=-.519, p<.01), 자신 과 타인의 관계(r=-.558, p<.01), 우울 및 불안(r= -.506, p<.01), 충동 및 탐닉행동(r=-.471, p<.01), 정 신병적 증상(r=-.574, p<.01)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심리적 요소들과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

삶의 질은 우울, 자아존중감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 관관계를 보였다. 우울과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었고 (r=-.481, p<.01), 자아존중감과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r=.607, p<.01).

환경적 요소들과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

환경적 요소는 현재 입원 여부, 재활 프로그램 참석 여부, 그리고 사회적 지지 척도를 중심으로 삶의 질과의 연관 성을 분석하였다.

사회적 지지 정도는 삶의 질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 였다(r=.503, p<.01). 특히 사회적 지지 척도에서는 의 미가 있는 사람(r=.326, p<.01), 가족(r=.461, p<.01), 친구(r=.507, p<.01)의 하위 영역이 있었는데, 세 가지 영역 모두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입원 여부, 재활 프로그램의 참석 여부는 삶의 질과 통계적으 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3.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분석

전체 환자

먼저 전체 환자(n=68)의 삶의 질 점수를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분석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Table 2

Parameter Estimates of the Variables That Affect the Quality of Life of the Entire Schizophrenia

Variable df Parameter Standard t Value Pr > |t|
Estimate Error
Intercept 1 85.0249 9.33325 9.11 <.0001
Education level 1 2.4902 1.34588 1.85 0.069
Job status 1 7.62272 3.46291 2.20 0.0314
K-BASIS 1 -0.28346 0.05514 -5.14 <.0001
MSPSS 1 0.69675 0.12107 5.76 <.0001

[i] K-BASIS: Korean version of Behavior And Symptom Identification Scale, MSPSS: Multidimensional Scale of Perceived Social Support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요소들만 회귀모형에 포 함되었고, 결과적으로 전체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 치는 요소는 직업 유무, 증상과 기능, 사회적 지지였다. 최종 학력은 본 연구에서 설정한 유의수준인 0.05 범위 내에는 해당되지 않았지만, 0.05에 매우 가까워 유의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회귀모형에 포함하였다 (p=.069). 최종 회귀모형에서 최종학력과 직업유무, 사 회적 지지는 삶의 질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증상과 기능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직업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삶의 질이 높았 고, 최종 학력이 높을수록,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증상이 높은 경우 삶의 질이 낮았고, 기능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았다.

입원 환자

이 회귀 모형의 종속변수는 입원 중인 조현병 환자 (n=31)의 삶의 질이었고, 독립변수들은 앞서 제시한 회귀 모형과 동일하다. 자세한 내용은 Table 3에 제시하였다.

Table 3

Parameter Estimates of the Variables That Affect the Quality of Life of the Hospitalized Schizophrenia

Variable df Parameter Standard t Value Pr > |t|
Estimate Error
Intercept 1 108.80758 10.21315 10.65 <.0001
K-BASIS 1 -0.40172 0.08464 -4.75 <.0001
MSPSS 1 0.65366 0.16986 3.85 0.0006

[i] K-BASIS: Korean version of Behavior And Symptom Identification Scale, MSPSS: Multidimensional Scale of Perceived Social Support

입원 중인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는 변수들은 증상과 기능, 사회적 지지였다. 입원 환자의 경우, 증상이 높고 기능이 낮을수록 삶의 질이 낮았고(p<.000),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 았다(p=.001).

외래 환자

마지막 모형에서는 종속변수를 외래 조현병 환자 (n=37)의 삶의 질로 설정하였고, 독립변수들은 앞서 제 시한 회귀모형과 동일하다. 자세한 내용은 Table 4에 제 시하였다.

Table 4

Parameter Estimates of the Variables That Affect the Quality of Life of the Outpatient Schizophrenia

Variable df Parameter Standard t Value Pr > |t|
Estimate Error
Intercept 1 45.88477 9.19888 4.99 <.0001
Education level 1 3.94397 1.90684 2.07 0.0468
RSE 1 1.12442 0.38510 2.92 0.0064
MSPSS 1 0.32682 0.18095 1.81 0.0803

[i] MSPSS: Multidimensional Scale of Perceived Social Support, RSE: Rosenberg Self Esteem scale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외래 조현병 환자들은 최종 학력 과 자아존중감이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최종 학력이 높을수록(p=.047), 자아존중감(p=.006)이 높 을수록 삶의 질이 높았다.

사회적 지지는 유의수준 내에 해당되지 않았지만, 0.05에 가까워 유의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하여 회귀모형에 포함하였다(p=.080).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았다.

고 찰

본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최종적 치료 목표 중 하 나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알아보고 자 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조현병 진단을 받 은 조현병 환자 73명 이었으며 최종적으로 분석에 적용 된 대상자는 68명 이었다. 그 중 입원 환자는 31명, 외래 환자는 37명 이었다. 대상자들과의 1:1 면담을 통해 주 관적으로 느끼는 삶의 질과 인구사회학적, 정신병리적, 심리적,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였다. 수집 된 자료들을 통해 삶의 질과 각 요소들에 대한 상관분석 을 실시하였고,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분석하였다. 다중회귀분석은 대 상자 전체, 입원, 외래 환자를 각각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제시하였다.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 스와 접근법이 다르고, 각기 다른 환경에 놓인 환자들을 함께 분석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관관계 분석 결과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 정도 와 상관관계가 높은 요소들은 성별, 최종 학력, 직업 유 무, 결혼 여부, 증상과 기능, 우울감, 자아존중감, 사회적 지지였다. 그러나 인구사회학적 요소들은 자료들이 한 곳에 치우치거나 대부분 r값이 낮았고 특히 결혼 여부의 경우 동거나 이혼, 재혼 등의 변수들을 추가적으로 고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삶의 질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 고 판단하기 어렵다. 둘째, 다중회귀분석 결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최종 학력, 직업 유무, 증상과 기능, 그리고 사회적 지지였다. 최종 학력이 높고, 직업이 있는 경우(입원 환자의 경우 직업이 없는 것으로 간주 함), 증상이 낮고 기능이 좋을수록, 그리고 사회적 지지 가 높을수록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 가 도출되었다. 셋째, 입원 중인 환자와 지역사회에 거주 하는 환자를 나누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입원 중인 환자의 삶의 질에는 증상과 기능, 사회적 지지가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외래 환자의 경우에는 최종 학력과 자아존중감, 그리고 사회적 지지가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선행 연구들에서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강 력한 요소로 증상을 언급하고 있었다. Norman 등 (2000)이 수행한 연구의 결과에서는 음성 및 양성 증상 이 모두 삶의 질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고, Dickerson, Ringel과 Parente(1998)의 연구에서도 증 상(특히 우울과 관련된 요소들)이 삶의 질과 강력한 상 관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종속변수 가 증상, 우울 등으로 매우 한정적이었다. Jung, Woo, Gim과 Choi(2016)의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에 정신사회적 요소들이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므로 이 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또한, Yoo(2014)의 연구에서도 삶의 질에 가장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증상 보다는 사회적 지지를 꼽았 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본 연구의 결과에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증상 뿐 아 니라 심리사회적 요소들과도 상관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행 연구들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학적 요소는 최종 학력과 직업 유무였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도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하였고, Jung 등(2016)의 연구에서도 조현병 환자에게 직업이 있을 때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보고하였다(Caron, Mercier, Diaz, & Martin, 2005). 또한, Drake, Mueser와 Brunrtte (2007)는 정신장애인과 관련한 가장 큰 사회적인 문제가 낮은 고용률이라고 하였다. Kim, Kim, Lee, Jung과 Jo(2013)의 연구에서는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생계를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규칙적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사회 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한 다는 의미를 지니기도 하며, 자아존중감의 향상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신장애인을 위한 단계별 재활과 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와 종합하면, 조현병 환자에 게 적절한 교육과 직업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치료 의 최종 목표인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도출된 회귀모형 중 삶의 질에 강한 영향력이 있는 심 리적 요소는 자아존중감 이었다. 조현병 환자에게서 흔 히 자아존중감의 저하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잦은 입· 퇴원의 반복, 사회적 고립, 사회적인 낙인 등으로 스스로 를 무능력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무기력에 빠지게 되어 낮은 자아존중감이 형성된다(Kim, 2005). 이렇게 조현 병 환자들의 낮은 자아존중감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소가 되었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따 라서 자아존중감의 향상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이 적절하 게 제공된다면 스스로를 가치 있게 여길 뿐 아니라 사회 적, 직업적 참여로 이어져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 치게 될 것이다.

삶의 질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환경적 요소는 사회 적지지 정도였고, 입원과 외래 환자 모두의 삶의 질을 예 측하는 강력한 요소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사회적 지 지는 자신이 사랑과 돌봄, 존중을 받으며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나 상 호작용을 통하여 얻게 되는 정서적, 관계적 도움을 받는 것이다(Zimet et al., 1988). 이러한 사회적 지지는 삶의 질, 직업유지, 자살 사고에 대한 보호요인으로 작용하기 도 한다(Byun & Yoon, 2010; Kim, Ha, & Jun, 2015). 따라서 조현병 환자의 입원 치료와 지역사회의 서비스는 사회적 지지가 잘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사소통 과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가족이나 주변인에 대한 적절한 교육도 이루 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입원 및 외래 환자에 대한 다중회귀모형을 비교해보면 입원 환자의 삶의 질에는 증상과 기능, 사회 적 지지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외래 환자의 삶의 질에는 최종 학력과 자아존중감, 사회적 지지가 영 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현병 환자의 입원 치료에서 증상 감소와 기능 향상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Mattes(1982)가 주장한 바 와 같이 정신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지지적 인 환경을 제공해야 하고, 퇴원 시에는 체계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조현병 환자에게 있어 삶의 질은 지역사회 적응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조현병 환자들에 대한 삶의 질 평가와 더불어 구조화된 자아존중감 향상 등의 프로그램, 적절한 사회적 지지의 제공이 필요하다(Chan et al., 2005). 그 러나 본 연구에서는 단순히 입원 여부가 환경적 요소의 분석을 위해 조사되었기 때문에, 재발 횟수를 예측할 수 있는 과거의 입원 횟수나 입원 기간 등에 대하여 세밀하 게 분석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추후 이루어질 연구에 서는 입원 횟수나 입원 기간에 대해서도 폭넓게 고려되 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첫째, 분석에 사용된 자료들이 편의 추출에 기반하여 특정 지역 내에서만 수집되었기 때문에 모든 지역으로의 일반화에 어려움이 있다. 둘째, 결혼 여부를 단순히 ‘미혼, 기혼’으로 질문하여 세부적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였고, 직업과 월소득(수급비 포함)이 없는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며, 편차 또한 컸기 때문에 통계적 유의성에 한계가 존재했다. 이러한 한계점 보완을 위해 환자들과의 1:1면담 형식으로 자료를 수집했고, SAS 프로 그램을 사용해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한 통계분석을 시도 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는 입원, 외래 환자를 따로 조사했던 선행 연구들과 달리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면담하여 자료를 비교했고, 독립변수가 증상이나 심리적 요소에 치우쳐 있던 선행 연구들을 보완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최근 조현병 환자에 대한 최종적인 치료 목표가 삶의 질이라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제시한 요소들을 바탕 으로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진다면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정신재활 분야 에서 조현병 환자와 그들의 삶의 질 관련 요소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개별 혹은 그룹에 대한 중재 계획을 수립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결 론

본 연구는 설문조사를 통해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학적, 정신병리적, 심리적, 환경적 요소들에 대해 분석하였다. 최종적인 분석에 사용된 설문은 68개였다. 수집된 자료를 기반으로 삶의 질과 각 요소 간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후,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 였다.

연구 결과,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들은 최종 학력, 직업 유무, 증상과 기능, 사회적 지지였다. 회귀모형에서 최종 학력과 직업 유무, 사회적 지지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증상과 기능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입원 환자에게는 증상과 기능, 외래 환자에게는 최종 학력과 자아존중감이 삶의 질에 큰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작업치료 분야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최종적 치료 목표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증상 개선과 기능 향상 프로그램, 단계별 교육 및 직업재활, 심리적 접근, 가족교육을 포함한 사회적지지 등이 적절 하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병원 환경에서는 증상의 개선, 지역사회에서는 단계별 교육과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도움이 될 것이고, 모든 개입에는 사회적 지지를 확립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들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최근 조현병 환자의 치료 목표로 여겨지고 있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것에 의의가 있고, 이를 통해 정신재활 분야에서 작업치료 서비스 제공의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 것에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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