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일화기억 평가를 위한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에 대한 체계적 고찰



Ⅰ. 서 론

일화기억(episodic memory)은 개인이 경험한 사건 의 내용을 장소와 시간적 맥락 속에서 의식적으로 회 상하는 것이다(Tulving, 1993). 즉 사건의 내용, 장소, 시간에 대한 정보들이 하나로 결합되어 일화기억을 형 성하게 되고 이는 해마와 이마엽에서 주로 담당한다 (Eichenbaum, 2017; Kessels, Hobbel, & Postma, 2007). 한편,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대뇌의 전반적인 위 축이 발생하며, 특히 병리적 노화 진행 상태인 경도인지 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하게 되면, 해마를 포함 한 내측두엽 구조물의 위축이 진행된다(Eichenbaum, 2017; Kessels et al., 2007; Risacher et al., 2009; Wang, Daselaar, & Cabeza, 2017). 해마와 이마엽의 위축에 따라 기능이 저하되면서 일화기억의 저하가 나타 나는데 이는 노화의 주요한 특징임을 알 수 있다(Park et al., 2018; Petersen et al., 1999). 병리적 노화는 조기에 선별하여 적절한 중재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정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 양 상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Plancher, Gyselinck, Nicolas, & Piolino, 2010).

기존에 일화기억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한 신경심리학 적 검사들의 대부분은 피험자에게 몇 개의 단어를 들려 주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그 단어들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일화기억을 평가한다(Hoffman, Beran, & Washburn, 2009). 하지만 이와 같은 검사로는 일화기 억의 하위 요소 중 사건의 내용에 대한 정보만을 평가하 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상 노화 과정에 따른 일화기억 의 저하 양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데 제한이 있다 (Kessels et al., 2007). 이와 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고 자 최근에는 전산화 인지과제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Bellassen, Iglói, de Souza, Dubois, & Rondi-Reig, 2012). 전산화 인지과제는 화면 속 이차원 공간에 여러 가지 사물을 다양한 위치에 제시하고 그 사물이 무엇인 지, 어디에 위치했는지, 몇 번째로 화면에 나타났는지 등을 통해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를 모두 평가하고 있다 (Bellassen et al., 2012; Kessels et al., 2007). 이와 같은 전산화 인지과제들은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를 모두 평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 결과가 대상자 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일화기억과는 거리가 있어 평가 결과의 생태학적 타당도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 되고 있고, 실제로 전통적인 신경심리학적 검사와 전산화 인지과제의 평가결가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일화기 억과는 상관관계가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Farias, Harrell, Neumann, & Houtz, 2003; Plancher, Tirad, Gyselinck, Nicolas, & Piolino, 2012; Wojtasik et al., 2010). 즉 일상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과제를 통해 일화기억을 평가해야 실생활에서의 일화기억 수준을 정 확히 파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임상현장에서 대상자별 일상생활 속 과제를 준 비하여 시행하기에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따른다. 따 라서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들에서 실생활을 최대한 비슷 하게 구현하기 위해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Pflueger, Stieglitz, Lemoine, & Leyhe, 2018; Plancher et al., 2012; Sauzé, N’Kaoua, Pala, Taillade, & Guitton, 2016).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하면 일상생활에 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가상현실로 구현하여 다양 한 인지과제를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Plancher et al., 2012). 선행연구에서도 대상자에게 가상현실 속 도 시에서 능동적 또는 수동적으로 운전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한 뒤 관찰한 주변의 사물 및 건물의 특성을 통 해 일화기억을 평가하였고, 그 결과로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별 정확도 및 하위 요소 결합 형태의 정확도를 제시 하여 정상 노화 및 병리적 노화를 선별하기도 하였다 (Plancher et al., 2012).

비록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를 통한 일화기억 평가 의 높은 생태학적 타당도가 보고되고 있지만, 각 연구마 다 사용하는 인지과제, 사건 경험의 방식, 결과 지표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 저하 양상을 이 해하는데 제한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노인의 일 화기억을 평가하기 위한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를 고 찰함으로써 일화기억과 관련된 임상 정보 및 연구의 기 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문헌 검색 및 데이터 수집

1) 포함기준

  • (1) 연구 대상자에 60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 경도인 지장애 노인, 또는 알츠하이머 노인이 포함되어 있는 연구

  • (2) 일화기억을 평가를 위해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 제를 사용한 연구

  • (3)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에 대한 설명을 제시한 연구

  • (4) 일화기억의 평가 결과를 제시한 연구

  • (5) 전문이 한글 또는 영어인 연구

2) 배제기준

  • (1)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를 이용하여 인지훈련 을 진행한 연구

  • (2) 학위논문, 포스터, 고찰연구

  • (3) 전문이 없는 연구

3) 검색 과정 및 선정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출판된 논문 중 노인의 일 화기억 평가를 위해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를 사용 한 연구를 검색하였다. 전자 데이터베이스인 Embase, Google scholar, PubMed, Cochrane Library를 통해 논문을 검색 및 수집하였다. 주요검색어로는 “Virtual” OR “Virtual reality” AND “Episodic memory” OR “Autobiographical memory” AND “Elderly” OR “Older”로 하였다. 총 217개의 연구가 검색되었으며, 2 명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제목 및 초록을 확인하여 1차 적으로 25개 연구를 선정하였다. 이후 25개 연구의 전문 을 검토한 뒤 선정 및 배제기준을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8개의 연구를 선정하여 본 연구의 분석에 사용하였다 (Figure 1). 선정과정 중 이견이 있을 경우 제3자와 함께 해당 연구에 대한 검토를 다시 하여 합의점 도출하였다.

Figure 1

Flow Diagram of the Article S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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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석 내용

1) 문헌의 질적 수준

Arbesman, Scheer와 Lieberman(2008)이 개발한 5단계 근거 기반 수준 분류 모델을 이용하여 연구의 질적 수준을 분석하였다(Table 1).

Table 1

Level of Evidence for Selected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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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헌 분석

각 연구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연구 년 도, 연구의 목적, 대상자 특성, 가상현실 환경, 가상현실 도구, 평가 방법, 결과 순으로 나열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연구 질적 수준

총 8편 연구의 질적 수준을 분석한 결과, 수준Ⅰ,Ⅱ의 연구는 각 4편씩으로 본 연구에 포함된 문헌의 질적 수준 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1).

2.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 사용 목적

총 8편의 연구 중 건강한 젊은 성인과 노인을 비교하 여 정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 양상을 관찰한 연 구는 6편(75.0%)이었고 건강한 노인과 경도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 치매 노인을 비교하여 병리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 양상을 관찰한 연구는 각 3편(37.5%) 과 2편(25.0%)이었다(Table 2). 경도인지장애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 양상을 관찰한 연구 3편 중 2편은 경도 인지장애 노인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 노인도 연구 대상에 같이 포함하고 있었다.

Table 2

The Purposes of the Virtual Reality-Based Cognitive Tas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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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의 특성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의 특성을 연구 대상자 특 성, 가상현실 환경 및 기구, 인지과제 수행 방법, 주요 측 정변수, 수행 결과를 기준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1) 연구 대상자 특성

8편 연구의 연구 대상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정상 노 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를 관찰하기 위해서 20대의 젊은 성인과 60대의 노인의 일화기억을 비교하였으며, 병리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를 관찰하기 위해 60-70대 노인과 60-70대 경도인지장애 또는 알츠하 이머 치매 노인을 비교하고 있었다. 젊은 성인, 노인, 경 도인지장애 노인, 알츠하이머 치매 노인을 모두 포함한 대규모 연구도 있었다. 연구 대상자 수는 51명부터 128 명까지 다양하였다(Appendix 1).

Appendix 1.

Characteristic of Cognitive Tasks based on Virtual Reality to Assess Episod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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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상현실 환경 및 기구

가상현실 환경을 분석한 결과, 크게 실외 환경과 실내 환경으로 구분되었다. 실외 환경을 사용한 연구는 5편 (62.5%)이었고 실내 환경을 사용한 연구는 3편(37.5%) 이었다. 실외 환경에는 특정 도시, 별 모양의 미로, 개방 된 자연 환경이 포함되어 있었고 실내 환경에는 아파트 내부, 가게 내부, 주방이 있었다(Appendix 1).

가상현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부분 가상현실 제작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었고 가장 많이 사용된 프 로그램은 Virtools(Dassault Systemes, Yvelines)으 로 5편(62.5%)의 연구에서 사용하고 있었다(Appendix 1). 가상현실 환경을 제시하기 위해 5편(62.5%)의 연구 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이용하였고, 2편(25.0%)의 연 구에서는 벽에 빔 프로젝터를 이용하였으며, 1편 (12.5%)의 연구에서는 머리 착용형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를 이용하였다(Appendix 1).

3) 인지과제 수행 방법

8편의 연구 모두 인지과제는 특정 정보를 입력하는 입 력 또는 학습단계와 특정 정보를 인출하도록 하는 인출 또는 평가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다. 입력 또는 학습단계 에서는 연구 대상자가 가상현실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여 가상현실 환경 및 도구 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였다. 그 이후 실외 환경을 이용한 5편의 연구에서는 특정 목표지점으 로의 이동하게 하거나 정해진 길을 따라 이동하게 하는 방식을 통해 연구 대상자가 주변의 환경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하였다. 한편, 실내 환경을 이용한 3편의 연 구에서는 주어진 실내 환경에서 기억해야할 정보를 일정 시간 동안 제시하였다. 인출 또는 평가단계에서는 입력 한 정보에 대한 세부적 내용을 연구 대상자가 단서 없이 인출하도록 하여 일화기억을 평가하였다(Appendix 1).

4) 주요 측정변수

각 연구에서는 입력 또는 학습단계에서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인 사물, 장소, 시간 기억 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었다. 사물 기억은 가상현실 환경 내 건물 및 사물이 무엇이었는지, 장소 기억은 건물 및 사물이 어디에 위치하였는지, 시간 기억은 건물 및 사 물이 제시된 순서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평가하였다 (Appendix 1). 8편의 연구 중 2편(25.0%)의 연구에서 는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별 평가와 동시에 하위 요소 결 합 형태도 평가하였다(Appendix 1). 1편(12.5%)은 하 위 요소별 평가를, 3편(37.5%)은 내용 정보에 대해서만 평가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1편(12.5%)은 장소 기억에 대해서만 평가를, 1편(12.5%)은 내용 정보와 함께 하위 요소 결합 형태도 평가하고 있었다(Appendix 1).

5) 수행 결과

정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를 관찰한 6편의 연 구 중 3편의 연구에서 사물 기억은 젊은 성인과 노인 사 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였고 나머지 3편의 연 구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고하였다. 사물 기억을 제외한 나머지 하위 요소에 대한 기억과 하위 요소 결합 형태의 기억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공통적으로 노인이 젊은 성인 에 비해 기억 저하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Appendix 1).

한편, 병리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를 관찰한 3편의 연구 중 1편의 연구에선 경도인지장애와 알츠하 이머 치매 노인이 건강한 노인에 비해 장소와 시간 기억 은 저하되어 있으나 사물 기억에는 차이가 없다고 하였 다. 다른 1편의 연구에서는 건강한 노인이 알츠하이머 치 매 노인에 비해 일화기억의 모든 하위 요소와 결합 형태 의 기억은 높은 수준을 보이나, 경도인지장애 노인과 비 교했을 때에는 사물과 장소 기억에는 차이가 있는 반면, 시간 기억과 다른 기억과의 결합 형태의 기억에는 차이 가 나지 않음을 보고하였다. 장소 기억만을 비교한 1편의 연구에선 건강한 노인이 경도인지장애 노인에 비해 장소 기억이 높음을 보고하였다(Appendix 1).

Ⅳ. 고 찰

본 연구에서는 노인의 일화기억을 평가하기 위한 가상 현실 기반의 인지과제에 대해 체계적 고찰을 시행하여 국내 작업치료사들에게 노인의 일화기억 평가에 대한 기 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총 8편의 연구에서 사용한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를 추출하여 해당 연구의 질적 수준, 사용 목적, 연구 대상자 특성, 가상현실 환경 및 기 구, 인지과제 수행 방법, 주요 측정변수, 수행 결과를 분 석하였다.

본 연구에 포함된 8편의 연구들의 질적 수준을 분석한 결과, 수준Ⅰ,Ⅱ에 해당하는 연구가 각 4편으로 전반적으 로 수준 높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 었다. 각 연구의 출판 년도를 살펴보았을 때, 최근 5년까 지도 지속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이러한 경향은 가상현실 환경을 인지 평가 또는 훈 련에 응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Parsons, 2015).

총 8편의 연구에서 노인의 일화기억 평가를 위한 가상 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는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 고 있었다. 첫 번째는 정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 저하 양상을 관찰하기 위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경도인지장애 와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병리적 노화에 따른 일화기 억 저하 양상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일화기억의 저하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연구 대상자는 경도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병리적 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본 연구에서 분석한 연구에서 는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포함되어 있어 연 구 목적에는 차이가 있었다(Plancher et al., 2012). 이 와 같은 차이가 발생한 이유로는 일화기억을 평가한 도 구의 차이에 있다. 그동안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사용한 선행연구에서는 정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를 뚜 렷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는 신경심리학적 검 사가 대부분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 중 내용 정보에 대한 기억에 초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Hoffman et al., 2009). 실제로 내용 정보에 대한 기억은 정상 노화 과정 에서 다른 하위 요소인 장소, 시간 정보에 대한 기억보다 현저히 저하가 나타나지 않는다(Babb & Johnson, 2010; Plancher et al., 2010). 하지만 본 연구에서 사용 한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는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를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정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선행연구와 비교하였을 때 목적의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8편의 연구에서 사용한 가상현실 환경을 살펴보면, 크 게 실외와 실내로 구분되어 있었으며, 두 환경 모두 실 생활에서 볼 수 있는 환경과 최대한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최근의 가상현실 환경 속에 서 일화기억을 평가하는 방식과 유사하였다(Plancher et al., 2012). 또한, 기존의 신경심리학적 검사에서 언 어적으로 평가한 일화기억과는 차이가 있으며, 실제로 가상현실 환경 속에서 평가한 일화기억이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통해 평가한 일화기억보다 실생활과 더 밀접하다 는 결과도 있었다(Pflueger et al., 2018). 한편, 가상현 실을 제시하는 방법도 다양했는데 컴퓨터 모니터를 이용 한 방법과 더불어 빔 프로젝터를 이용하거나 머리 착용 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여 가상현실에 대한 몰입감을 더 욱 높이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Lee, Kim, & Kim, 2018).

인지과제 수행 방법을 분석한 결과, 기존의 신경심리 학적 검사와 동일하게 입력, 학습단계와 인출, 평가단계 로 구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가상현실 기반 의 인지과제의 입력, 학습단계에서는 신경심리학적 검사 와는 다르게 대상자가 가상현실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주변의 정보를 입력한다는 것이 신경심리학적 검사의 입력, 학습단계와의 주요한 차이점이었다. 특히 가상현실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입력, 학 습단계에서부터 충분히 연습시간을 제공하였다. 이는 노 인의 경우, 컴퓨터 및 최신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하는 두려움, 걱정 등이 인지기능 평가 결과에 영향 을 미칠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Tierney & Lermer, 2010). 연습 이후 본격적으로 입 력, 학습단계가 진행되었는데, 실외 환경과 실내 환경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실외 환경에서는 넓은 공간 에서 정해진 길을 따라가거나 목표 지점을 향해 이동하 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입 력, 학습한 반면, 실내 환경에서는 비교적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입력해야 할 정보가 인위적으로 제시되었다. 이 후 인출, 평가단계에서는 입력, 학습한 정보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일화기억을 진행하였고 이때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한편, 인출, 평가단계에서는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다. 8편의 연구 중 3편은 기존의 신경심리학적 검사와 동일하게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 중 사물 기억만을 평가하였다(Hoffman et al., 2009).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사물 기억뿐만 아니라 일화기억의 다른 하위 요소에 대한 평가와 하위 요소 결합 형태에 대 한 평가도 진행하고 있었다. 일화기억은 한 번의 경험으 로 형성(one shot learning)되는 것으로 신경심리검사 와 같이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별로 따로 검사하는 것보 다 한 과제를 통해 하위 요소를 모두 평가하는 것이 정확 한 일화기억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Tulving, 1993). 특히 일상생활 속의 일화기억은 개인이 경험한 사건의 내용을 시공간적 맥락 속에서 떠올리는 것으로 하위 요소별 결합된 형태의 평가 결과가 실제 일화기억 과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Tulving, 1993). 8편의 연 구 중 일화기억 하위 요소 결합 형태를 평가한 연구는 3 편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 연구들에서 제시한 결과가 생 태학적 타당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Tulving, 1993). 실제로 선행연구에서는 일화기억의 각 단일 요 소의 기억과 결합 형태의 기억이 차이가 있음을 제시하 고 있었다(Park & Heo, 2018).

일화기억의 저하 양상을 살펴보면, 우선 정상 노화에 따른 사물 기억은 연구 결과가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 었다. 하지만 장소와 시간 기억은 공통적으로 젊은 성인 에 비해 노인이 일화기억의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 되어 정상 노화는 장소와 시간 기억에 더 많이 영향을 미 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기존 정상 노화 과정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 양상을 보고한 연구 결과와 일치 한다(Cheke, 2016). 이러한 결과를 통해 정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 저하를 평가할 때는 장소와 시간 기억에 대한 평가와 하위 요소 결합 형태에 대한 평가가 더 민감 도가 높음을 시사한다. 한편, 병리적 노화에 따른 일화기 억의 저하 양상을 살펴보면, 건강한 노인은 경도인지장 애 노인과 알츠하이머 치매 노인에 비해 높은 수준의 일 화기억을 보였으며, 이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Burgess, Maguire, & O’Keefe, 2002; Park et al., 2018). 경도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가장 뚜렷한 증상 중 하나가 일화기억의 손상이며(Plancher et al., 2012), 이는 병리적 노화에 따른 해마와 이마엽의 위축 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이다(Eichenbaum, 2017). 구체 적으로 저하 양상을 살펴보면, 알츠하이머 치매 노인은 사물 기억보다는 장소와 시간 기억에서 건강한 노인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경도인지장애 노인은 장소 기억이 건강한 노인과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병리적 노화에 따 른 일화기억 저하 양상도 정상 노화와 마찬가지로 사물 기억보다는 일화기억의 다른 하위 요소가 더 민감한 요 소임을 확인하였다.

연구결과, 노인의 일화기억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일화기 억의 모든 하위 요소를 고려한 평가도 진행되고 있었다. 또한 정상 노화 및 병리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 저하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사물 기억보다는 장소와 시간 기억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일화기억을 평가 하기 위한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는 실생활과 가까운 일화기억을 안전한 환경에서 쉽고 편리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상현실을 활용한 인지과제가 활발 히 사용되고 있는 만큼, 추후에는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 모두를 고려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여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별 조합을 통해 정상 노화와 병리적 노화를 민 감하게 선별할 수 있는 지표를 파악하고 그 결과를 인지 훈련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가상현실 속 인지과제를 대상자별 맞춤형 작업과 연동하여 실제 작업 속에서의 일화기억을 평가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될 필 요도 있을 것이다.

Ⅴ. 결 론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의 인지장애가 사회적인 문제 가 되고 있고 특히 일화기억 저하 양상을 통해 정상 노화 와 병리적 노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 에서는 실생활과 가까운 환경을 가상현실로 구현하여 그 속에서 인지과제를 통해 일화기억을 평가한 연구에 대해 체계적 고찰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다양한 가상현실 기 반의 인지과제가 사용되고 있었으며 정상 노화 또는 병 리적 노화에 따른 일화기억의 저하 양상을 살펴보기 위 해 일화기억의 하위 요소별 평가를 실시하고 있었다. 가 상현실 기반의 인지과제는 기존 신경심리학적 검사에서 주로 평가하는 사물 기억 외에 장소와 시간 기억도 평가 하고 있었으며, 이는 정상 노화 및 병리적 노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에는 실생활에서 수 행하는 작업 기반의 과제를 가상현실 속에서 구현하여 이를 통해 일화기억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 가 앞으로 일화기억 평가를 위한 가상현실 기반의 인지 과제를 개발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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