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2018년 보건복지부는 커뮤니티케어 사업을 발족하여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및 노숙인을 대상으로 그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를 제공하 는 제도를 마련하였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8).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돌봄뿐만 아니라 주거, 복 지, 보건의료서비스를 포함하는 융합된 사회서비스의 개 념이다(Kang, 2019; Lee, 2018). 커뮤니티케어 사업의 핵심은 독립적으로 자립하기 어렵고 돌봄이 필요한 사회 적 취약군을 그들이 원래 살던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로써 의료서비스에 의존되었던 돌봄의 수요를 지역사회 안으로 전환하면서 사회적 의료 비용 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각 지자체 별로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대상자 맞춤형의 서비스 모델 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로써 도움이 필요한 취약군 은 개인의 가정 내에서 자립하고 사회 안으로 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티케어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대두되 는 서비스요구는 결국 대상자들이 삶을 영위해 갈 수 있 는 주거공간의 마련 및 가정환경개선이다(Yi et al., 2001). 가정환경이라고 하는 것은 물리적 또는 사회관 계적 환경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가정환경개선 중재는 전문적인 주거환경 평가에서 시 작될 수 있다. 대상자의 기능수준을 고려하여 안전과 독 립성 측면에서 위험한 환경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따른 중재서비스를 제공한다. 작업치료사에 의해 개발되 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가정환경개선 평가도구에는 Safety Assessment of Function and the Environment for Rehabilitation(SAFER-HOME V.4), In-Home Occupational Performance Evaluation(I-HOPE), Westmead Home Safety Assessment(WeHSA), Home Falls and Accidents Screening Tool(HOME-FAST) 등이 있다(Clemson, 1997; Chui & Oliver, 2006; Mackenzie, Byles, & Higginbotham, 2000; Stark, Somerville, & Morris, 2010). 작업치료사에 의해 개발 된 환경평가도구의 특징은 단순히 물리적 환경 요소만 평가하는 것이 아닌 환경 안에서 일어나는 작업 수행을 고려하여 문맥으로써의 환경 요소를 평가한다. 다시 말해,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작업수행 을 둘러싼 동적인 환경의 측면까지 평가한다. 이밖에도 COUGAR Home Safety Assessment 4.0 은 가정 및 입원 시설의 안전 측면이 강조되는 항목을 세분화하여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Fisher & Ewonishon, 2006). The Housing Enabler 같은 경우, 사람의 기 능적 제약과 환경을 연결하여 평가하는 평가도구이다 (Iwarsson, 1999). 즉, 환경이라는 것은 동일한 조건일 지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기능적 제약에 따라 환 경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점을 반영하고 있 다. 하지만 해외에서 개발된 가정환경개선 평가도구들은 우리나라와 주거환경 및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임상에 적용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에서 작업치료사는 환경을 수정해주거나 개인의 능력을 최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작업수행 전략을 개발해주고 훈련시킨다. 이때 치 료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안전과 독립성이다. 작업치 료사는 안전과 독립적 수행의 관점에서 환경 수정에 대한 상담을 하거나 환경에 필요한 장치들을 추가하고 변경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Ainsworth & De Jonge, 2011). 환경개선은 개인맞춤형으로 제공하며 전문적인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고 규격품을 설치(additive approach)하 기도 한다. 또한 인체공학적 요소들을 반영하고 유니버설 디자인 기술을 적용하기도 한다(American Occupational Therapy Association, 2016; Stark, Keglovits, Arbesman, & Lieberman, 2017). 때로는 집의 구조적인 변형 없이 단순히 가구 배치를 변경하거나(transformative approach) 장애물을 제거하는 공사(subtractive approach) 를 진행하기도 한다(Ainsworth & De Jonge, 2011; Ju, 2018).
일찍부터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커뮤 니티케어 사업을 도입하였고, 영국의 커뮤니티케어와 일 본의 지역포괄케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Kim & Yoon, 2018). 커뮤니티케어 사업 내에서 작업치료사의 역할 또한 비교적 잘 확립되어 있다(American Occupational Therapy Association, 2016; Park, Lee, Ji, Park, & Kim, 2019). 커뮤니티케어에서 제공하는 작업치료중재 는 개인의 기능수준 뿐만 아니라 생활하는 문맥의 환경 요인들을 치료범위에 폭넓게 포함한다. 이와 같은 두 가 지 접근법을 동시에 고려하여 비로써 의미 있는 작업수 행이 가능하게 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독립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커뮤니티케어 사업이 시작되었 고 빠른 속도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다양한 전문영역에 서 가정환경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커뮤니티케어 선도 사업단에서는 작업치료사에 의한 가 정환경개선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Korean Association of Occupational Therapist, 2019). 개인에게 주거공간 은 개인의 가치를 반영하는 삶을 영위하는 영역이며 문 화적 영향이 반영된다. 주거환경개선 시, 공간의 동선 및 배치의 효율성을 높이고 설비와 같은 기능적 요소를 반 영하면서도, 동시에 개인의 공간에 대한 취향을 존중해 야한다(Ji, 2004). 따라서 한국의 주거 및 생활 문화를 반영하는 주거환경평가의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주거 환경 및 생활양식을 반영 한 주거환경 평가항목을 개발하고자 한다. 국외에서 개 발된 가정환경개선 평가도구를 바탕으로 국내 주거환경 을 분석하여 전문가 집단의 델파이 연구를 통해 평가항 목을 확립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및 자료 수집
지역사회 재가방문서비스를 제공한 경력이 있거나 현 재 지역사회에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작업치료사 및 교수로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였다. 조사 에 앞서 전문가 패널들에게 연구의 목적을 충분히 설명 하였고 참여 의사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2020년 2월 6 일부터 4월 10일까지 2차에 걸쳐 이메일을 통해 델파이 조사를 진행하였다. 전문가 패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 Table 1과 같다.
Table 1
2. 연구 과정
1) 가정환경개선 평가도구에 대한 문헌조사
2020년 1월 22일부터 1월 30일까지 Embase, NDSL, PubMed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가정환경개선에 사용 되는 평가도구들의 현황과 원문을 조사하였다. 검색어는 “Home safety”, “Fall”, “Assessment”, “Tool”, “Checklist”, “elderly”를 조합하여 사용하였다. 작업치료사가 주로 사 용하는 총 10개의 가정환경개선 측정도구가 검색되었고 다음과 같은 배제기준의 문헌은 제외하였다. 최종적으로 가정 내의 물리적 환경에 초점하여 평가하는 6개의 평가 도구를 선정하였다(Figure 1). 제외된 평가도구에는 Home Environmental Checklist, Home Environmental Survey, In-Home Occupational Performance Evaluation(I-HOPE), The Housing Enabler가 있다. 선정된 6개의 평가도구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Table 2
※ 배제 기준
2) 가정환경개선 평가 항목의 델파이 조사
본 연구에서는 수정된 델파이 기법을 활용하여 조사에 앞서 5명의 전문가 포커스그룹을 구성하여 초기문항을 구성하였다. 문헌 고찰을 통해 선별된 항목에 대해 직접 대면으로 토의하고 개방형 설문지를 통해 의견을 반복적 으로 수렴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와 같은 과정 을 거친 뒤 2차례에 걸친 단축된 델파이 조사를 진행하였 다. 이와 같은 방법은 델파이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포 커스그룹을 통해 보다 질적인 초기 문항을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Jung & Choi, 2018; Murry & Hammons, 1995). 1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현재 임상에서 가정환경 개선을 하고 있는 작업치료사 및 교수 총 13명을 대상으 로 문항의 적합성을 5점 리커트 척도로 평가하도록 하였 다. 아울러 문항에 대한 기타 서술적 의견을 취합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1차 조사의 결과에 따른 집단의 평균적 결과와 본인의 결과를 제시해주고 의견 수정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최종항목을 완 성하였다.
3. 분석 방법
1차 및 2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SPSS v.20을 통해 분석하였다. 각 항목의 평균, 표준편차, 비율, 안정도, 수 렴도, 합의도를 계산하였다. 전문가 패널의 응답을 바탕 으로 각 항목에 대한 내용타당도비율(Content Validity Ratio; CVR)을 계산하였고, 패널 수 13명 기준으로 내 용타당도 비율이 .54 이하인 항목에 대해 삭제 및 재검토 를 고려하였다(Lawshe, 1975). 전문가 패널의 의견 일 치성을 의미하는 안정도는 각 항목의 표준편차를 평균으 로 나누는 변이계수로 분석하였다. 델파이 응답 결과의 수렴정도를 나타내는 수렴도는 Q3-Q1/2의 공식을 사 용하였으며, 델파이 응답 결과의 합의정도를 나타내는 합의도는 1-(Q3-Q1/Mdn)의 공식을 사용하였다. 안정 도는 0.8 이하, 수렴도는 0.5 이하, 합의도는 0.75 이상 인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하였다(Im, Son, & Kam, 2012).
Ⅲ. 연구 결과
1. 문헌고찰 및 문항선별
가정 내의 물리적 환경 위험요소에 초점하여 평가하는 총 6개의 가정환경개선 평가도구에서 404문항을 추출하 였다. 수집된 평가도구의 항목을 검토하고 한국의 주거 환경에 적합한 문항을 선별하였다. 한국의 주택 구조를 반영하여 총 11곳의 주거영역을 정의하였다. 한국의 아 파트 주거시설에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베란다’ 영 역을 추가하였다. 또한 외국의 주거환경의 경우 욕실 (bathroom)과 화장실(toilet)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나 한국은 화장실 내에 샤워공간과 변기가 같이 있 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화장실 및 욕실’이라고 통합하 여 영역을 정의하였다. 11곳의 주거영역은 마당 및 집 입구, 현관, 거실, 침실, 주방, 화장실 및 욕실, 창고 및 다용도실, 복도, 실내계단, 실외계단 및 경사로, 세탁실 및 베란다를 포함한다. 총 76문항의 환경평가 항목을 선 별하였다.
2. 포커스그룹을 통한 초기문항 구성
전문가 포커스그룹의 토의와 개방형 설문조사를 통해 주거 영역을 재정립하고 항목을 이동하여 재배치하였다. 공동주택형과 단독주택형의 주거 공간 분류가 상이하여 이 두 가지 주거형태에 대한 주거영역을 각각 다르게 정의 하였다. 공동주택형은 9곳, 단독주택형은 10곳의 주거영 역을 정의하였고, 주거영역의 분류와 정의는 다음 Table 3과 같다. 최종적으로 공동주택형 경우 총 56문항이 선별 되었고, 단독주택형 경우 총 62문항이 선별되었다.
Table 3
3. 1차 델파이 결과
1차 델파이 결과 CVR 최소값이 .54 보다 낮은 문항은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 패널이 공통적으로 지적해준 문 항에 대해 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합의하여 3번 및 9번 문항의 표현을 수정하고, 새로운 문항(18번)을 추가하 고, 중복되는 문항(36번 및 37번)을 통합하였다(Table 4). 공동주택형과 단독주택형 평가 항목이 동일하게 지 적되었다. 그 외에도 어법상의 오류 및 혼동을 주는 표현 들에 대해 전체적으로 문장을 다듬었다. 1차 델파이 결과 공동주택형 문항들의 평균 CVR값은 .96이였고, 안정 도는 .14, 수렴도는 .27, 합의도는 .89으로 나타났다 (Table 5). 단독주택형 문항들의 평균 CVR값은 .97이 였고, 안정도는 .13, 수렴도는 .20, 합의도는 .91으로 나 타났다 (Table 5). 공동주택형의 경우 총 56항이 선별되 었고, 단독주택형의 경우 총 62문항이 선별되었다. 문항 의 개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Table 4
4. 2차 델파이 결과
공동주택형 문항 및 단독주택형 문항 중 CVR 최소값 .54 보다 낮은 문항은 없었다. 공동주택형 문항들의 평균 CVR값은 .99이였고, 안정도는 .12, 수렴도는 .26, 합의 도는 .89로 나타났다(Table 5). 단독주택형 문항들의 평 균 CVR값은 1.00이였고, 안정도는 .11, 수렴도는 .28, 합의도는 .72로 나타났다 (Table 5). 최종적으로 공동주 택형 문항 56개(Table 6) 및 단독주택형 문항 62개가 최종적으로 선정되었다(Table 7).
Table 6
Table 7
Ⅳ. 고 찰
기존에 의료서비스에서 담당하던 사회적 돌봄의 요구 를 커뮤니티케어 내에서 흡수하여 잘 정착시키기 위해서 는 주거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안정성이 우선적으로 보장 되어야 한다.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지역사회 안에서 안전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가정환경을 수정하고 수정된 환경 내에서 일상생활동작을 훈련하는 중재서비스이다 (Ainsworth & De Jonge, 2011). 최근 들어 국내에는 커뮤니티케어 사업의 도입과 함께 다양한 취약계층을 대 상으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Park, Lee, Ji, Park, & Kim, 2019).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단순히 물리적 환경 개조 사업이 아니며 사람의 삶과 생 활양식을 포괄하는 관점에서 환경을 수정해야 한다. 그 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주거양식을 반영하고 문화적 특수 성을 포함하는 평가 및 중재 접근이 마련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주거양식 및 생활양식을 고려하 여 가정환경개선 평가항목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한국의 주거양식은 1960년대 이전과 이후로 그 모습이 상당히 다르다. 일제 통치 해방과 급속한 도시화 발전으로 밀집 된 도시인구를 수용하기 위하여 공동주택 형태의 아파트 가 빠르게 보급되었다(Park & Chun, 1998; Yoon & Ko, 1997). 그로인해 오늘날 한국의 주거형태는 전통 주 택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단독주택형과 빌라,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아파트, 오피스텔 등 포함하는 공동주택형 으로 크게 구분되어진다. 따라서 두 가지 주거형태의 구 조 및 구성요소가 상이하여 하나의 일관된 기준으로 평 가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서양 주거환경과 비교하여 근대사회 이후 한국의 주거환경의 특성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꼽힌다. 첫째는 실내 바닥에 장판을 주로 사용한 다는 것이다. 둘째는 과거 마당에서 하던 허드렛일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베란다가 존재한다(Yi et al., 2001). 셋째는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공간에 공존하며, 이 때문에 건식구조의 화장실을 사용 하는 서양주거와는 다른 점이 있다. 물의 사용이 빈번한 한국형 베란다와 화장실 주거양식은 노인에게 있어 낙상 을 유발하는 가장 위험한 환경적 요인이기도 하다(Cho & Lee, 2017). 본 연구에서 개발된 평가항목은 이 같은 한국의 주거형태를 반영하고 문화적 요소들을 고려하고 자 하였다.
한국의 문화 특이성을 반영한 항목에는 다음과 같은 문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가령 집안 내 바닥재의 상태를 평가하는 항목은 장판이 오래되어 미끄러워 낙상의 위험 도가 있는지 평가한다. 또한 다용도실 및 베란다 영역을 정의하고 물건의 위치, 발 디딤대의 사용여부, 정리정돈 상태, 물 사용, 미끄럼방지 유무, 세탁기 사용, 빨래 건조 대 사용 등의 안전 및 독립성을 평가하는 총 8 문항을 마련하였다. 화장실 및 욕실 사용에 관한 항목에서도 변 기 또는 안전손잡이의 적정 높이 및 각도에 대한 한국 기 준을 제시하고 이에 부합하게 설치되었는지 평가한다. 그 외에도 환경을 고정된 물리적 속성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활동하고 상호작용하는 환경으로써 환 경을 평가하도록 문항을 정의하였다. 가령, 욕조사용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항목(공동주택형 41번 또는 단독주 택형 43번)의 경우 욕조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을 하지 않는 경우 위험요인 없음으로 판단한다. 이는 단순히 물 리적 환경에만 초점하는 것이 아닌 물리적 환경에 위험 성이 있더라도 행동적으로 보완이 가능하다면 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의 주거 문화는 서양과 달리 입식생활보다는 좌식 생활에 더 익숙하다. 젊은 세대의 경우 입식생활에 익숙 한 반면, 아직까지도 노인층의 경우 좌식생활을 선호한 다. 좌식 생활과 같은 문화 특이적 생활양식은 낙상을 유 발하는 위험환경요인으로 고려될 수 있다. 본 평가도구 에서는 침실 영역에서 이부자리를 사용하는 경우 요에서 앉고 서는 과정이 침대를 사용하는 것보다 낙상 위험도 가 높기 때문에 위험환경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정의하 였다. 또한 음식의 이동성 항목에서도 좌식 밥상을 사용 하는 경우 위험환경으로 평가 하도록 하였다.
일본의 경우에도 호주에서 개발된 WeHSA를 바탕으 로 일본 문화를 반영하는 항목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 다. 대표적인 문항으로는 화장실과 세탁실이 인접해 있 는 공간에 대한 문항이 있고, 다다미방에 이부자리 (futon)를 깔고 자거나 소파 대신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 는 생활양식을 평가하는 항목이 있다(Hasegawa & Kamimura, 2018). 일본형 평가 문항의 타당도는 .78 (±.16)로 매우 높은 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양과 동양의 주택양식 및 주거문화가 상당히 상이하기 때문에 기존 표준화된 서양 평가도구 중 일부 문항을 변 경하여 사용하는 것보단 그 나라의 주거문화를 총체적으 로 고려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평가문항을 구성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Romli, Mackenzie, Lovarini, Tan과 Clemson(2017)에 따르면, HOMEFAST를 말레이시아의 주거환경에서 평가한 결과 검사 -재검사간의 신뢰도는 .88로 높은 것에 반해 평가자간 의 신뢰도는 .45로 보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HOME-FAST가 개발된 호주에서 이 평가도구를 시행하 였을 때 평가자간의 신뢰도가 .62 인 것에 비해 다소 낮은 신뢰도를 보인다(Mackenzie, Byles, & Higginbotham, 2002). 평가자간의 신뢰도는 평가항목에 대한 해석이 애매할수록 낮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 문화가 달라 평가 하는 항목에 대한 이해가 모호할수록 서로 다른 기준으 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나 라의 문화를 반영하여 문항을 개발하는 것이 평가의 신 뢰도를 높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두 차례의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통해 공동주택형 문항 56개와 단독주택형 문항 62개가 선별 되었다. 2차 델파이 최종결과, 공동주택형 문항들의 평균 CVR값은 .99이였고, 안정도는 .12, 수렴도는 .26, 합의 도는 .8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단독주택형 문항들의 평 균 CVR값은 1.00이였고, 안정도는 .11, 수렴도는 .28, 합의도는 .72로 역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도 의 경우 변이계수가 .5 이하 이면 전문가 패널의 일치성 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수렴도 역시 작을수록 의 견이 수렴된다고 볼 수 있다(Hong, Choi, & Lee, 2015). 합의도의 경우 지수가 클수록 전문가들의 합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Hong et al., 2015). 공동 주택형과 단독주택형 두 가지 평가 문항의 내용 타당도 비율은 매우 높은 반면, 합의도의 경우 타당한 수준의 합 의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단독주택형 문항의 경우 항목 별로 합의도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단독 주택 같은 경우 전원주택, 전통주택, 도시형 타운하우스, 농촌주택 등 그 형태가 다양하여 전문가들이 각기 생각 하는 공간에 대한 정의가 다른 것으로 사료된다. 추후 본 연구에서 개발한 평가문항을 임상에 적용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Rasch분석과 같은 추가적인 통계적인 방법을 통해 한국의 문화에 적합한 문항들을 재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한국형 가정환경개선 평가 항목은 한국의 주거양식과 문화를 반영한 문항을 포함한다. 무 엇보다도 한국 주거형태에 맞는 영역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에 필요한 문항을 개발하였다.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스스로 자립하기가 어려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독립하고 사회에 통합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 한 복지라고 여겨진다. 작업치료사는 사람과 환경 두 가 지 측면에서의 평가와 중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Yang & Jung, 2015). 본 연구에서 개발된 한국형 가정환경 개선 평가항목을 통해 노인의 가정 내의 안전과 독립성 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에 따른 중재서비스의 제공으로 연결될 수 있길 바란다. 또 한 추후 연구를 통해 평가항목을 보다 정교하게 수정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관련되어 확장된 평가항목의 개발 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Ⅴ. 결 론
본 연구의 목적은 커뮤니티케어의 중요성이 증가하 고 있는 시대적 시점에서 노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정환경개선을 위한 평가항목 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특히나 주거환경평가는 문화적 영향이 중요한 만큼 서양에서 개발된 평가항목을 적용 하기가 어렵고 한국의 주택양식 및 주거문화를 반영한 문항 개발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고찰 및 델파 이 조사를 통해 한국의 주거문화를 반영한 평가 문항을 개발하였고,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별하여 항목을 구성한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평가항 목의 특징으로는 좌식의 생활방식 반영하였고, 다용도 실과 베란다 공간 사용에 대한 항목을 삽입하였고, 습식 형 화장실 공간사용 등을 고려하였다. 최종적으로 공동 주택형 9개 영역의 56문항과 단독주택형 10개 영역의 62문항이 개발되었다. 공동주택형과 단독주택형 문항 들의 평균 내용타당도 비율은 각각 .99와 1.00이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한국형 가정환경 평가항목은 전문 가들이 평가한 내용타당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 났다. 한국의 주거문화를 반영한 한국형 가정환경개선 평가항목이 앞으로 지역사회 가정환경개선 서비스에서 널리 사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