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감각처리(sensory processing)는 신체와 환경으로 부터 주어진 감각 정보를 뇌에 등록, 조절, 분류, 해석하 여 적절한 행동 반응을 실행하거나 의미 있는 발달을 이 끌어 내는 신경학적 과정이다(Ayres, 1797). 감각처리 의 효율적인 과정은 삶 속에서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끼 고, 특별한 상황과 환경적 요구들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해준다(Kranowitz, Yack, Aquilla, & Sutton, 2015). 아동의 발달은 다양한 감각 경험을 통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조직화하고, 적응반응을 성숙시키며 이 루어지는데, 이러한 감각처리 발달은 학령기가 되었을 때, 학습 능력, 조직화 능력, 자기 효능감 등의 기초가 된 다(Ayres, 1979; Bundy, Lane, & Murray, 2002; Case-Smith & O’Brien, 2015).
일반 아동의 10%는 감각처리 발달의 어려움을 호소하 는 감각처리장애(sensory processing disorder)를 동반 한다고 보고되었다(Kim & Ha, 2019; Miller, Coll, & Schoen, 2007b). 일반적으로 감각조절 장애는 감각 자극 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과민 반응(sensory over-responsivity), 감각 자극에 잘 반응하지 않는 과소 반응(sensory under-responsivity) 또는 과도한 감각 자극을 찾는 추 구 반응(sensory seeking)로 나타난다. 감각구별 장애 는 감각 정보 간에 유사점과 차이점을 지각하지 못하여 감각 정보의 특성을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갖는다. 감각 에 기초한 운동 장애는 자세 조절과 실행의 문제를 보일 수 있다(Miller et al., 2007a).
감각처리장애를 가진 아동은 다양한 환경에서 요구하 는 과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갖는다. 특히, 학령기의 감각처리장애 아동은 학교활동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익 히기가 어려우며 그로 인해 학습과 놀이의 참여가 감소 하고 자신감이 저하될 수 있다(Bundy et al., 2002). 또한, 감각에 기초한 움직임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은 신체 활 동을 회피하며 또래보다 내향적이고 사회관계 형성에도 미 숙함을 보인다(Dewey & Wilson, 2001). Tan(2002) 은 감각처리장애를 동반한 학생들은 과제를 준비하고, 뒷정리를 하는 활동 등에서 정상아동에 비해 기능적 과 제 수행능력이 유의미하게 낮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학령기 아동의 감각처리장애는 학습, 또래관계 형성, 일 상생활 등의 어려움을 일으켜 학교 적응의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Arnwine, 2006; Koomar, Szklut, Silver, & Kranowitz, 2004).
또한, 감각처리장애 아동들은 학교에서 공격행동, 반 항행동 문제가 일반 아동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 되었다(Kim & Ha, 2019). 즉, 감각처리능력과 문제행 동은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특히, 촉각 민 감성, 움직임 민감성, 청각 여과하기는 불안/우울, 위축, 정서적 반응 등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고, 촉각 민감성, 과소 반응/ 특정 자극을 찾는 행동, 청각 여과하기는 주의 집중, 공격행동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Lane, Reynolds와 Thacker(2010)도 감각 예민 증상 을 보이는 아동은 불안이 높으며, 주의력 결핍이 함께 나 타난다고 보고하였다.
학교 환경에서의 감각처리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대표 적인 평가도구는 Sensory Processing Measure(SPM) 와 Sensory Profile-2의 School Companion Sensory Profile-2이다. SPM은 Home Form, Main Classroom Form, School-Environment Form의 세 가지 구성의 평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Main Classroom Form 은 아동의 학교 환경에서 나타나는 감각처리 능력과 사회 참여 능력을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이다.
SPM의 Main Classroom Form은 한글 번역 및 국내 타당도와 신뢰도 검증을 한 봐 있으나, 저작권 등의 문제 로 인하여 국내에서의 활용은 어려운 상황이다(Yoo, 2012). 또한, 외국에서 개발되어 국내의 문화와 언어 차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Lee, 2018). 특히, SPM 중 리세스 활동, 통학 버스 등의 배경 은 국내에서는 일반화되지 않은 문화적 배경으로 직접 적용의 한계가 있다. 또한, 미국의 저학년의 경우 유치원 과 유사하게 자율적이고 수업 시간의 길이가 다양하며 교사의 태도와 분위기가 유연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는 다른 문화적 차이를 발견 할 수 있다(Kim, 2013). 이 러한 문화적 배경이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문항을 역 번 역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동의 감각처리 평가 결과 해석에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
다른 평가도구인 School Companion Sensory Profile-2는 청각처리, 시각처리, 촉각처리, 움직임 처리, 감각처리 관련 행동 반응, 학교 요인 관련 반응으로 총 4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Dunn, 2006). 이 평가도구는 문항의 구성이 감각계(sensory system)별로 분류되어 있어 각각의 감각에 관한 조절의 어려움 정도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해석한다. 하지만 감각처리의 어려움은 환경에 따라 문제 유발, 불편감 호소 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 다(Case-Smith & O’Brien, 2015). Miller-Kuhaneck 등(2007)의 연구에서도 감각처리와 관련된 행동은 환경 에 따라 변동이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School Companion Sensory Profile-2는 환경적 측면 을 고려하지 않고 감각계별 분류를 하고 있어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적 배경 안에서 어떤 양상을 보이는 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렇듯 국내에서 학교 환경을 고려하여 아동의 감각처 리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평가도구는 전무한 실 정이다. Cho와 Yoo(2019)의 연구에 따르면 작업치료사 들은 학교에서의 아동의 감각처리 능력과 관련된 수행에 대해서 최소한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으며 학교에서의 감 각처리를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평가도구가 없는 것이 정보 파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학 교에서의 감각처리 능력을 평가 할 수 있는 평가도구의 개발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 안에서 관찰될 수 있는 감각처리의 어려움을 측정하는 도구를 개발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및 과정
본 연구는 학령기 아동의 학교에서의 감각처리 능력을 평가 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서 조사연구를 시행 하였으며,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생명윤리심의위원회 (Yonsei University Mirae Institutional Review Board) 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1041849-021901-SB-016 -01). 연구 개발 과정은 Figure 1과 같다. 학교용 평가 도구의 문항 구성을 위해서 문헌고찰 후 2019년 4월부 터 5월까지 전문가 인터뷰, 6월부터 7월까지 전문가를 통한 문항 검증 및 의견 수렴을 거쳐 이루어졌다.
2. 예비 문항 구성 단계
1) 1단계: 문헌고찰을 통한 문항 수집
학교용 감각처리 평가도구의 예비 문항은 국내외에서 발행된 감각처리 연구에 대한 고찰 및 분석을 통해 개발 되었다. 또한, 학교에서의 환경에 따른 활동 구분은 교과서 분석 및 문헌고찰을 통해 이루어졌다. Pubmed, Google Scholar, RISS 등의 검색 엔진을 이용하여 ‘감각조절’, ‘감각처리’, ‘감각처리장애’, ‘초등학교 교과과정’, ‘학령 기 평가’ 등의 검색어를 중심으로 문헌고찰을 실시하였 다. 감각처리는 감각조절, 감각구별, 감각에 기초한 운동 으로 구분하여 문항 수집 및 개발을 하였다. 학교의 활동 적 구분은 일반 교과 활동, 예체능 활동, 자조관리 활동 (식사 활동, 쉬는 시간 활동, 화장실 사용 활동 등)으로 구분하여 전문가 인터뷰를 하였다. 또한, 문항의 이해를 돕기 위한 구체적인 예시를 찾기 위해서 학년별 교과서 를 분석하였다.
2) 2단계: 초등교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ᆞ신규 문항 수집
예비 문항 구성을 위한 2단계로는 감각통합 교육 경험 이 있는 일반학교 초등교사 3명에게 문헌고찰을 통해 수 집된 문항에 대한 적절성을 알아보고, 감각처리의 어려 움이 있는 학생의 행동 양상에 대한 인터뷰를 하였다. 초 등교사 3명의 일반적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Table 1). 문항의 적절성은 초등교사가 지금까지의 교육 활동 중 문항의 행동을 하는 학생을 관찰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 에 대한 문항 관찰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내용 타 당도 지수는 문항의 타당도 조사를 위해 가장 많이 사용 하는 것으로서 참여하는 전문가 수에 따라 최소한의 합 의율을 정하는데 5명까지는 100%, 6명은 83%가 합의 하는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Polit & Beck, 2006). 이에 본 단계에서도 3명의 전문가 모두가 100%로 관찰 한 적이 없다고 보고한 문항은 삭제하였다.
3) 3단계: 작업치료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ᆞ신규 문항 수집
예비 문항 구성 3단계는 일반학교에서 작업치료 경험 을 가진 작업치료사 4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작업치 료사의 일반적 정보는 다음과 같다(Table 2). 3단계에 서는 2단계에서 선별된 문항에 대해서 이 문항이 감각처 리의 어려움에서 기인 된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문항 적절성 평가와 신규 문항 수집에 대한 인터뷰 가 이루어졌다. 본 단계 역시 4명의 전문가 모두가 100%로 관찰한 적이 없다고 보고한 문항은 삭제하였다.
3. 본 문항 구성 단계
1) 1단계: 초등교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ᆞ문항 이해 조사
본 문항 구성의 1단계는 5년 이상의 교육 경력을 가진 일반학교 초등교사 24명에게 의뢰하여 학교용 감각처리 평가도구의 예비 문항(105개)에 대해 ‘문항 적절성’을 평 가하였다. 문항 적절성은 선생님이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 에서 문항의 행동을 하는 학생을 관찰한 적이 있는지에 관해서 묻고, 점수는 관찰된 빈도에 따라서 ‘자주’, ‘종종’, ‘가끔’, ‘전혀 없음’의 4점 척도로 평정하도록 하였다. 또 한, 평가 도구의 가독성 평가와 문항 수정의 필요 여부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였다. 본 단계에 참여한 일반학교 초등 교사의 일반적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Table 3).
문항 적절성 평가는 내용 타당도 지수(Content Validity Index; CVI)를 구하여 24명의 교사가 문항에 대해서 관 찰한 적이 ‘전혀 없음’으로 평정한 합의률이 70% 이상일 때 삭제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다양한 연구에서의 내용타당도 근거 수준을 살펴본 결과 70-80% 이상의 합의율일 때 문항의 선별 근거로 제시하였다(Kim & Kim, 2000; Park & Jang, 2013).
본 연구에서는 예비 문항에 대한 1단계 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한 문항 적절성 평가는 70% 이상의 합의율에 따라 문항을 선별하였다. 이후 2단계 작업치료사를 대상 으로 한 문항 적절성 평가는 본 평가도구의 문항을 선별 하는 데 있어 더 적합한 전문가 집단이므로 80% 이상의 합의율에 따라 문항을 선별하였다.
2) 2단계: 작업치료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 감각의 종류 및 감각 처리 장애 조사
본 문항 구성의 2단계는 3년 이상의 감각통합 중재를 통한 아동 작업치료 경력을 가진 작업치료사 16명에게 의뢰하여 학교용 감각처리 평가도구의 문항에 대해 ‘문 항의 적절성’, ‘감각의 종류’, ‘감각처리 장애의 세부 유 형’, ‘문항 이해’ 조사를 하였다. 작업치료사들의 일반적 정보는 다음에 제시하였다(Table 4).
문항의 적절성 평가는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일반적 학습 활동, 예체능 활동, 식사 활동 및 쉬는 시간 활동)을 수행할 때 나타나는 문항의 행동이 감각처리의 문제를 평 가하기 적절한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점수는 ‘매우 적절’, ‘적절’, ‘보통’, ‘적절하지 않음’, ‘매우 적절하 지 않음’의 5점 척도로 평정하였다. 문항 적절성은 내용 타당도 지수(CVI)를 구하여 16명의 작업치료사가 문항 에 대해서 ‘매우 적절’, ‘적절’로 평가한 합의율이 80% 이상일 때 문항을 선택하였다(Park & Jang, 2013).
Ⅲ. 연구 결과
1. 예비 문항 구성 결과
1) 1단계: 문헌고찰을 통한 문항 수집 및 2단계: 초등교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ᆞ신규 문항 수집
본 연구의 문항 개발은 문헌고찰을 통해 179개 문항 이 수집되었고 교과서 분석을 통해서 활동적 요소가 많 은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체육, 미술, 음악 활동을 일부 문항의 예시로 사용하였다(Ministry of Education, 2018). 이후 초등교사의 문항 적절성 조 사를 통해서 3명의 초등교사가 모두 그 문항의 행동을 관찰한 적이 없다고 보고한 문항은 삭제하였다. 이에 따 라 문헌고찰을 통한 179개 문항 중 전문가 집단의 100% 합의율에 따라 삭제된 문항은 21개 문항이었다. 문항 관 찰 가능성에 대한 조사 이후, 학교의 활동 영역별, 감각 요소별로 나누어 인터뷰를 하였다. 그 결과, 문헌고찰을 통해 수집된 문항 중 17개 문항은 교사의 인터뷰에서도 직접적으로 동일 언급되었고, 10개의 문항은 문헌고찰 을 통해 수집된 문항에 없는 내용이 보고되었다. 신규로 수집 된 문항은 일반 교과 활동영역에서 ‘수업 활동 중 스케치 테이프나 풀 등 끈적이는 것을 만지려고 한다’, ‘수업 활동 중 친구들의 소리에 시끄럽다고 자주 짜증을 낸다’, ‘수업 활동 중 소리를 내기 위해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 또는, 예체능 활동에서‘체육 활동 시 안전한 높이임 에도 뛰어내리지 못한다’, 자조 관리 활동에서 ‘쉬는 시간 에 친구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자주 짜증을 내 거나 화를 낸다’, ‘이동 중 바닥을 계속 쳐다보며 걷는다’ 등이 있었 다. 따라서 2단계에서 최종적으로 166개 문항이 선별되 었다. 또한, 문헌고찰 과정에서 학교의 활동적 구분의 분 류로 일반적 교과 시간, 자조관리 시간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을 수렴하여 표현을 수정하였 다. 교과라는 표현은 학생의 입장에서 수동적인 행동이 라는 의견으로 일반적 학습 활동으로 수정되었고, 자조 관리는 교사들에게 어색하고 의미 파악이 어려워 식사 시간 및 쉬는 시간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조 사되어 수정되었다. 따라서 학교의 활동적 구분을 ‘일반 적 학습 활동’, ‘예체능 활동’, ‘식사 활동 및 쉬는 시간 활동’으로 분류하여 예비 문항을 작성하였다.
2) 3단계: 작업치료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ᆞ신규 문항 수집
3단계의 문항 적절성 조사 결과, 4명의 작업치료사가 모두 100% 합의율로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49개 문항, 중복된 23개 문항은 삭제되거나 다른 문항과 통합되었 다. 또한, 추가 문항 개발을 위해서 작업치료사에게 일반 학교에서 경험한 감각처리 장애를 가진 아동의 행동과 관련된 인터뷰를 실시하여, 11개 문항이 추가 개발되었 다. 수집된 문항은 일반적 학습 활동에서 ‘학용품과 같은 도구를 다루는 데 힘 조절을 잘하지 못한다(예: 연필을 세게 눌러 잘 부러트림; 학습지의 종이를 뜯다가 종이가 찢어짐; 지우개로 지우다 종이가 찢어짐 등)’, ‘책상에서 학용품 등을 자주 떨어뜨린다(예: 연필, 지우개, 풀 뚜껑 등)’ 또는 예체능 활동에서 ‘체육 활동 시 위험을 고려하 지 않고 높은 곳에 오르거나 뛰어내리려 한다’이었고, 식 사 활동 및 쉬는 시간 활동에서 ‘식판을 들고 옮길 때 손 에 들어 있는 수저를 자주 떨어뜨린다’, ‘이동 중 걷는 속 도가 매우 느려서 재촉해야 한다’, ‘학교 화장실을 가기 싫어서 계속 참는다’ 등이었다.
2. 본 문항 구성 결과
1) 1단계: 초등교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ᆞ문항 이해 조사
본 문항 개발 1단계의 초등교사에게 의뢰 한 문항 적 절성 평가에서 70% 이상의 합의율을 보인 3개 문항이 삭제되었고, 1개 문항이 기타 의견 중 타당하여 추가되었 다. 삭제된 3개의 문항은 일반적 학습 활동의 2문항인 ‘수업 활동 중 친구의 팔이나 신체 혹은 물건에 혀를 대보 려고 한다’, ‘평상시 친구들이나 사물의 냄새를 맡으려고 행동한다’와 식사 활동 및 쉬는 시간 활동의 1문항으로 ‘이동을 위해 신발장에서 신발을 찾아야 하는데, 잘 찾지 못한다’이었다. 추가된 1개 문항은 일반적 학습 활동의 청각처리에 ‘수업 활동 중 운동장이나 다른 곳에서 소리 가 나면 그쪽을 너무 자주 쳐다본다’이었다.
문항의 가독성과 문항 수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문항의 행동이 감각처리인지 심리적인 어려움에서 기인 된 것인지에 대한 명확성을 높여달라는 의견이 가장 많 았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걷을 때 바닥에 발을 심하게 쿵쿵 거리며 걷는다’라는 행동에 대해서 많은 교사가 ‘화 가 났을 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라는 의견에 따라 문 항을 ‘평상시 교실에서 걸을 때 바닥에 발을 심하게 쿵쿵 거리며 걷는다(단, 화가 나서 하는 행동이 아님)’는 표현 을 부연하여 수정하였다. 따라서 본 문항 구성 1단계 과 정에서 관찰 가능성이 낮은 3개 문항이 삭제되고, 1개 문항이 추가되어 103개 문항이 선별되었다.
2) 2단계: 작업치료사의 문항 적절성 조사ᆞ문항 이해 조사
2단계 과정을 통해 문항 적절성의 합의율이 80% 미만 인 10개 문항은 삭제 또는 통합되고, 중복된 의미를 가진 5개 문항이 통합되었다. 삭제된 10개 문항은 일반적 학 습 활동 중 ‘수업 활동 중 지우개 가루를 만지려고 한다’, ‘교실 안에 있는 스위치, 기계의 버튼 등 시각적 변화가 있는 것을 반복적으로 누르고 싶어 한다’, 예체능 활동 중 ‘미술 활동 시 사인펜, 물감 등을 손이나 팔에 묻히거 나 그림을 그린다’, ‘음악 활동 시 음계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식사 활동 및 쉬는 시간 활동 중 ‘이동 중 바닥을 계속 쳐다보며 걷는다’, ‘화장실에 냄새가 난다고 자주 불 평한다’등 이었다. ‘부적절’로 응답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주로 심리적인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행동(예: 손톱 물어뜯기, 화장실 안가고 참기)이라는 것과 학령기 에 보편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예: 지우개 가루 만지 기, 사인펜으로 몸에 낙서하기)일 수 있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감각의 종류에 대한 구분은 각 문항이 촉각(구강 촉각 포함), 전정 감각, 고유수용성 감각, 청각, 시각, 후 각, 미각, 내장감각, 다감각 중 어느 감각의 처리에서 발 생한 행동인지 구분하기 위한 조사를 하였다. 작업치료 사 16명이 80% 이상의 합의율로 동의한 감각의 종류는 그대로 수용하고, 80% 미만의 합의율을 보인 문항은 3 단계 전문가 검토를 통해 선택하였다. 감각 처리 장애의 종류는 Miller 등(2007) 세부 분류에 따라 감각 조절 장 애의 예민 문제, 저하 문제, 추구 문제로 나누었고, 감각 구별 장애, 감각에 기초한 운동 장애의 실행 문제, 자세 문제로 구분하여 각 문항이 어떤 장애의 종류에 속하는 지 작업치료사들에게 조사하였다. 이 역시 작업치료사 16명이 80% 이상의 합의율을 보인 감각 처리 장애의 종 류는 그대로 수용하고, 80% 미만의 합의율을 보인 문항 은 3단계 전문가 검토를 통해 선택하였다. 전문가 검토를 통해서 합의되지 않은 문항은 2단계 조사의 다양한 의견 을 합의율로 제시하였다. 문항별 감각의 종류와 감각처 리 장애의 종류는 부록에 제시하였다.
3) 전문가 검토
주로 이루어진 문항의 수정 방향은 문항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하기 위한 부연 설명 추가, 중복 문항 통 합, 구체적 예시 등이었다. 예로는 ‘양치하는 것을 싫어한 다’는 문항은 1단계의 초등 교사의 문항 적절성에서는 79%가 관찰한 적이 있다고 보고되었고, 2단계의 작업치 료사의 문항 적절성에서는 93%가 감각처리의 어려움에 서 발생한 행동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였으나, 일 부 의견에서 학교 현장에서 양치질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규칙적 행동에 대한 거부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3단계 과정 작업치료사 3명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 1명이 양치질 거부에 대한 원 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이는 규칙적인 행동에 대한 거부 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에 합의하여 이 문항은 삭제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3단계 전문가 회의 과정을 거 쳐 문항이 구체적으로 수정되었고, 1개 문항이 삭제되어 본 평가도구의 문항은 87개 문항이 되었다.
3. 최종 학교용 감각처리 평가도구 본 문항 구성
본 문항 구성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별된 문항은 총 87개 문항이었다. 환경으로 분류하면, 일반적 학습 활 동은 45개 문항, 예체능 활동은 17개 문항, 식사 시간 및 쉬는 시간 활동은 25개 문항이었다. 감각의 요소별로 분류하면 다음 표와 같고(Table 5), 평가도구의 전체 문 항과 문항별 감각 종류, 감각 장애의 분류는 부록에 제시 하였다.
Ⅳ. 고 찰
본 연구는 학령기 아동의 학교에서의 감각처리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평가도구의 문항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평가도구의 개발 과정은 문헌고찰을 통해 문항 을 수집하였고 초등교사와 작업치료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 가 인터뷰를 통해 예비문항을 구성하였다. 이후 예비문항의 선별과 검증을 위해 다시 초등교사와 작업치료사에게 문항 의 적절성 조사를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3개의 학교 활동 영역(일반적 학습활동, 예체능 활동, 식사 활동 및 쉬는 시간 활동)에서 87개 문항을 도출하였다.
학령기 아동은 학교생활을 통하여 지식을 습득하고, 단체 생활에 대해 경험을 하며 협동심, 대인관계 및 문제 해결 기술을 배운다(Park, 2007). 그러므로 학교는 아 동의 중요한 환경이며, 학교생활에서의 적응이 추후 청 소년기와 성인기의 사회적 적응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Bagwell, Newcomb, & Bukowski, 1998). 그러 나 감각처리의 어려움이 있으면 공격행동, 부주의 행동, 충동적 행동 등의 문제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학교생활에 부적응을 유발한다(Case-Smith & O’Brien, 2015; Shimizu, Bueno, & Miranda, 2014). 따라서 학 령기의 문제행동의 원인을 알아보는 데 있어 학교생활에 서의 감각처리 능력을 우선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이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교용 감각처리 평가도구의 개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본 연구의 예비 문항 개발은 먼저 문헌고찰을 통해 학교에 서의 감각처리와 관련된 행동을 수집하였다. 수집된 문항은 Miller 등(2007)의 감각처리장애 분류에 따라 학교에서 나타날 수 있는 행동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는 Kang(2009) 의 연구와 유사한 방법으로 이론적 근거에 따라 미리 하위요 인을 선정하고 그에 맞도록 문항을 제작하여 다양한 유형에 따른 문항을 도출하도록 하는 연구방법을 선택하였다.
문항 적절성 평가는 예비 문항을 바탕으로 초등교사와 작업치료사들에게 문항의 타당도 조사를 하였다. 조사 결과 문항의 내용이 감각처리의 어려움에서 기인 된 것 인지, 또래관계나 정서적인 원인으로 해석되는 것이 더 타당한지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고 문항을 수정하였다. 또한, 문항의 행동이 학령기 아동의 보편적인 행동이라 면 문항으로 채택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으로 판정되었다. 이에 따라, ‘지우개 가루를 만지기’, ‘손이나 팔에 사인펜 으로 그림 그리기’ 등의 문항은 단독 문항으로 두지 않고 다른 문항과 통합하거나 삭제하였다.
감각의 종류에 대한 조사 결과 전체 87개 문항 중 움직 임 관련 감각처리가 35개 문항으로 가장 많았으며, 촉각 처리가 23개 문항, 청각처리 12개 문항 순이었다. 이는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 감각처리의 실 행 요소가 중요한 부분이라는 기존의 연구들을 뒷받침한 다(Kim, Park, & Kim, 2009). 감각처리 장애의 세부 유형의 분류는 87개 문항 중 53개의 문항은 작업치료사 의 합의율이 80% 이상을 나타냈으나, 34개 문항은 80% 미만의 합의율을 보였다. 이는 감각처리 장애와 관련된 행동은 감각처리의 과정의 여러 단계에 걸쳐 어려움이 나 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의 결과로 볼 수 있다(Bundy et al., 2002). 예를 들어, ‘교실의 물건을 다루는 데 힘 조절 을 하지 못한다’, ‘교실 안에서 움직일 때 사람이나 물건에 자주 부딪힌다’는 실행의 문제로 보는 의견이 50%, 저하 반응의 문제로 보는 의견이 20%로 나누어졌다. 이는 하 나의 행동은 일련의 신경학적 과정을 거쳐서 나타나는 것 으로 조절 능력 중 저하 반응이 나타나 실행의 문제로 연 결될 수 있어서 타당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수업 활동 중 쉽게 산만해진다’는 예민 반응이라는 의견 이 50%, 추구 반응이라는 의견이 25%로 조사되었다. 이 런 문항의 경우, 아동마다 산만해지는 원인은 다양하므로 어느 한쪽으로 결론짓는 것은 부정확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작업치료사의 다양한 의견을 그대로 제시함으로써 추후 임상적 활용 시 아동의 상황적 근거에 맞춰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연구는 최종적으로 전문가들의 다양한 검증 과정을 거쳐 일반적 학습 활동은 45개 문항, 예체능 활동은 16 개 문항, 식사 시간 및 쉬는 시간 활동은 24개 문항으로 총 87개 문항이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학교용 감각처리 평가도구의 제한 점과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예비문항 구성 단계에서 초등교사와 작업치료사 에게 문헌연구를 통해 수집된 문항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전문가의 개방적 사고를 제한했을 가능성이 있다(Kim & Kim, 2000). 또한, 본 연구자가 학교에서의 직접 관찰 을 통해서 문항 수집을 했다면 우리나라 문화적 배경에 서 나타날 수 있는 감각처리의 어려움과 관련된 문항이 더욱 풍부하게 수집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추 후 연구에서는 전문가의 개방식 인터뷰와 직접 관찰을 등의 방법을 통해서 문항 수집을 하여 좀 더 독창적인 개 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른 문항 적절 성을 조사한 것으로 통계적 방법에 따른 객관적 타당도 를 수행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평가도 구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통계적 검증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학교에서의 감 각처리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평가도구가 전무한 상황 에서 본 평가도구의 개발은 임상 현장, 교육 현장에 많은 활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국내의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에서의 활동에 기초한 감각처리 평가도구의 문항을 개발하는 예 비연구를 하였다. 연구의 과정은 먼저, 예비 문항의 구성 을 위해 문헌고찰,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문항 적절성 조 사 및 신규문항 개발, 작업치료사를 대상으로 한 문항 적 절성 조사 및 신규 문항 개발 과정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문헌고찰로 179개 문항이 수집되었으며, 이후 전문가 인 터뷰(초등교사, 작업치료사)를 통해 문항의 삭제와 추가 가 진행되어 일반적 학습 활동 영역 55개 문항, 예체능 활동 영역 19개 문항, 식사 활동 및 쉬는 시간 활동 영역 31개 문항 총 105개 문항이 구성되었다.
둘째, 예비 문항을 바탕으로 한 본 문항 구성을 위해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한 문항 적절성 조사, 작업치료사 를 대상으로 한 문항 적절성 조사, 감각의 종류 및 감각 처리 장애 조사, 전문가 검토 과정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일반적 학습 활동 영역은 45개 문항, 예체능 활동 영역은 17개 문항, 식사 시간 및 쉬는 시간 활동 영역은 25개 문항 총 87개의 문항이 본 문항이 개발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 개발된 학교용 감각처리 평가도구가 학령기 아동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서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