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인은 신체 및 인지적 노화로 인해 일상생활활동의 독립성이 낮아지고 생활기능의 제 한이 많아진다. 노화의 진행은 노인이 누군가에게 의존 하며 살아가야 하는 상태를 만들고 자신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기보다는 시설 또는 요양원 같은 곳에서 지 낼 수밖에 없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집에서 자신 의 자율성, 능동성, 독립성을 가지고 삶을 영위하고자 하 는 욕구가 있다(Iecovich, 2014). 우리나라 노인실태조 사 결과에 따르면 신체적 기능 제한이 생기더라도 노인 의 57.6%는 집에 계속 머물 기를 희망하고, 31.9%만이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하였다 (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2017). 본인이 살아온 삶의 추억이 있고 익숙함이 있는 공간에서 노후를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가 원하는 노후의 삶의 형태일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 AIP)가 강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년기에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 주하는 것은 노인의 기능 수준에 적합한 환경 상태를 만 들어주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Lawton & Nahemow, 1973).
일찍부터 환경 노인학자들은(environmental gerontologist) 기력이 쇠약하고 기능이 퇴화한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경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 고 있다(Wahl & Weisman, 2003). 기능과 환경제약 모 델(competence environment press model)에 따르면 개인의 기능 수준에 맞는 적절한 환경이 제공되어야 그 안에서 최적의 행동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Lawton & Nahemow, 1973). 즉 성공적인 노화는 환 경을 사용 가능하게 하며, 그 환경에 적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Lawton & Nahemow, 1973; Pynoos, Nishita, Perelman, 2003; Stark et al., 2009). 이와 같은 관점에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 을 대상으로 가정환경개선을 포함하는 재가 방문 작업치 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19년 지역사회통합돌봄 서비스의 시작 으로 노년기 노인의 탈시설화 및 지역사회 통합을 목표 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orean Association of Occupational Therapists [KAOT], 2019). 지역사회통합돌봄 서비스의 제공기반 을 구축하는데 핵심이 되는 4대 요소는 주거 지원, 건강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연계이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노인의 독립생활 및 낙상 예방을 위하여 주택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4대 요소 중 하나인 주거 지원을 위한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여기서 강조점은 주거 지원이라는 것이 단순히 살 곳을 제공해 준다는 개념을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넓은 의미에 서 주거환경개선이라고 하는 것은 물리적 환경만을 지칭 하는 것이 아닌 환경 내에서 생활하는 사람에 대한 기능 고려와 환경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작업적 측면도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Law et al., 1996). 작업치료에서 바라보는 환경의 개념은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의지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간주 된다 (Kielhofner, 2002). 그리하여 환경은 물리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제도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 통합적인 관점으로 고려된다(Law et al., 1996). 더불어 환경은 접근성이 높고, 적절하며, 집과 같은 익숙함이 있으며, 감 각적으로 안정되고, 시각적 단서가 풍부해야 한다고 강 조한다(Fisher & Kayhan, 2012). 따라서 중재의 과정 에서 집(house)을 가정(home)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 에 대한 주거환경개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 대상 가정환경수정은 노인의 신체 및 인지적 기 능의 저하로 인해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중요하다. 노인의 주거 공간 내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사고는 낙상이며, 낙상 유발 요인은 대체 로 환경적 위험요소, 균형 감각의 저하, 낙상 효능감의 저하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다(Kim & Lee, 2010; Lim, Park, Oh, Kang, & Paik, 2010). 그뿐만 아니라 개인의 낙상 관련 행동습관으로 인해 낙상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할 때 낙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이처럼 다양한 측면의 요인들을 포함하는 작업치료 중재를 통해 가정 내 노인의 안전사고 및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작업치료에서 제공하는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일반 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로 제공된다. 대상자의 집을 방 문하여 대상자의 신체적 기능 및 인체공학적 요소를 측 정하고 가정 내 위험한 환경요인을 평가하게 된다 (AARP, 2010; Ainsworth & De Jonge, 2011). 또한, 대상자에게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주거환경 내 작업대상 환경의 높이, 깊이, 및 길이 등을 측정한다. 초 기평가가 완료되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가정환경을 수 정해주고, 수정된 가정환경 내에서 일상생활동작을 훈련 한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작업치료사는 가정환경 개선 공사를 지속해서 모니터링 하면서 적절한 컨설팅을 제공 한다(Ainsworth & De Jonge, 2011). 일반적으로 가정 환경개선 서비스는 총 6-7차례 대상자의 가정을 방문하 여 제공한다. 하지만 사업의 예산 및 인력 파견의 여건이 어려운 경우 회기를 축소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 다. Stark 등(2009)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활 동 중재를 병행하는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를 대상자의 필 요에 따라 총 3-9회기에 걸쳐 각기 다르게 제공하였고, 개인 맞춤별 중재를 제공할 시 치료의 횟수와 상관없이 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하였다.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대 상자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작업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치료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한 사례 당 몇 회기 의 방문을 제공할 것인지 최적의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 하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가정환경개선을 제공하고 12개월 후 후속 조사(follow-up)를 진행했을 때 대상자가 수정 된 환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거나, 환 경 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보고 하고 있다(Cumming et al., 1999). 특히나 환경과 관련 된 위험 행동습관에 대한 교육은 12개월 후 60%만이 유 지되고 있었다. 실제로 물리적 환경 못지않게 고착화된 생활 습관이 실제로 낙상 및 가정 내 안전사고를 유발하 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Clemson, Cumming, & Heard, 2003). 선행연구에서도 단일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를 제 공하는 것보다 복합중재를 적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고 보고하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가정환경개선과 더불어 수정된 환경 내에서 일상생활훈련을 병행하는 것 이 중요하다(Chase, Mann, Wasek, & Arbesman, 2012). 무엇보다 가정환경개선 이후 일상생활활동을 지 속해서 모니터링 하고 필요에 따라 재교육을 하는 필요 성이 있다. 가정환경개선 서비스 제공 후 변화된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일상생활 훈련을 지속하 는 것이 성공적인 지역사회 정착에 결정 요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써 병원 또는 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치료사의 파견은 비용과 치료사 1명당 서 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상자 수의 한계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활 영역에서 새로운 중재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상현 실을 적용하였다. 최근 들어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재 활 치료 선행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선 행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과제를 가상현실상에서 훈련함으로써 일상생활활동, 인지기능 및 우울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Corregidor-Sanchez et al., 2020; Riva, 2005).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수정된 가정환경을 가상현실로 구 현하여 일상생활활동 훈련을 하였다. 가상현실 기반 일 상생활 활동은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는 가상현실 기반 일상생활활동 중재를 병행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의 모델을 제시하고 이와 같은 서비 스가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가정 내 낙상 환경 위험성, 낙상 관련 행동요인, 활동 특이적 균형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대상자
태안군 관내 보건소 연계를 통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고 가정환경개선이 필요한 지역사회 노인 12명을 의 뢰받았다. 초기 의뢰된 12명의 대상자 중에 9명이 최종 적으로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나머지 3명의 경우 병원 입원, 해외 이주, 방문 거부 등의 사유로 중도에 탈락하였 다. 연구에 참여하는 모든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 및 제 공되는 프로그램에 관해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았다.
2. 연구 도구
1) Home Falls and Accidents Screening Test (HOME-FAST)
HOME-FAST는 Home Falls and Accidents Screening Test의 약어로 작업치료사인 Lynette Mackenzie에 의해 개발되었다(Machenzie, Byles, & Higginotham, 2000). 본 연구에서 HOME-FAST는 노 인의 가정 내 낙상 및 안전사고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총 25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정 내 물리적 위험환경요소, 기능적 위험요소, 개인의 행동습 관 요소 등에 관해 전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도구 이다. 치료사가 간단하게 가정환경을 둘러보고 클라이언 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가할 수 있어 임상에 활용하기 에 유용한 장점이 있다. 각 항목은 위험요소가 없으면 1 점, 위험요소가 있으면 0점으로 평가한다. 점수는 0점에 서 25점으로 나타나며 점수가 낮을수록 가정환경 내 낙 상 및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2) Falls Behavioural Scale (FaB)
FaB은 Falls Behavioural Scale의 약어로 작업치료 사 Lindy Clemson에 의해 개발된 낙상 관련 행동요인 척도이다(Clemson, Bundy, Cumming, Kay, & Luckett, 2008). 본 연구에서 FaB는 낙상과 관련된 행 동 및 습관 요인을 평가하고자 사용하였다. 총 30문항으 로 구성되어 있으며 낙상과 관련된 일상생활 행동특성, 실내습관 유형, 조명 및 시력 관련 요소, 신발 유형, 외출 시 행동유형, 약물복용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4점 척도로 평가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낙상 위험 행동요 인이 적고, 점수가 낮을수록 낙상 위험 행동요인이 많은 것으로 판단한다. 단, 30개의 문항 중 6개(7, 8, 9, 10, 19, 23번)의 문항은 역문항으로써 점수가 낮을수록 낙 상 위험 행동요인이 적은 것으로 평가한다.
3) Activity-specific Balance Confidence Scale (ABC)
ABC는 Activity-specific Balance Confidence Scale 의 약어로 1995년 Powell과 Myer에 의해 개발되어 2003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타당도 및 신뢰도 연구가 이뤄졌다(Jang, Cho, Ou, Lee, & Baik, 2003). ABC는 노인의 낙상효능감을 일상생활활동 수행에 기반하여 평 가할 수 있는 유용한 평가척도로써 본 연구에서 노인의 낙상효능감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총 16문항으 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내 및 실외 일상생활활동 내에서 낙상에 대한 균형 자신감을 항목별 각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완전히 자신이 있는 경우 100점 또는 전혀 자 신 없는 경우 0점 기준으로 채점한다.
4) Korean version of the Montreal cognitive Assessment (MoCA-K)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의 인지 수준을 확인하기 위 해 사용한 MoCA-K는 Nasreddine 등(2005)이 경도 인지장애를 선별하고자 개발한 Montreal Cognitive Assessment(MoCA)를 바탕으로 수정, 보완 및 한국어 번역 및 타당도 평가를 거쳐 작성된 도구이다. 본 도구는 전반적인 인지기능의 평가를 위하여 7개의 영역인 시간 공간실행력(5문항), 어휘력(3문항), 주의력(8문항), 문 장력(3문항), 추상력(2문항), 지연 회상력(5문항), 지남 력(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30점 만점으로 6년 이하의 학력을 가진 대상자의 1점을 가산함으로 학력에 따른 인지의 차이를 보정 하였다. 본 도구는 경도인지장 애 선별을 위하여 절단점을 22점 이하로 제시하고 있으 며, 이는 인지기능의 저하를 의미한다.
3. 가정환경개선 서비스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2020년 10월 중 대상자 선별 및 초기사정이 진행되었으며, 2020년 11월 2일부터 11 월 13일까지 2주간 진행되었다. 일상생활 활동 중재를 병행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 방문은 기존 문헌에 근거하 여 개인 맞춤별로 총 4 회기씩 제공하였다(Stark et al., 2009)(Table 1). 중재 서비스를 제공한 후 환경위험요 소, 낙상 관련 행동요소, 활동 특이적 균형 자신감에 관해 평가하였다. 이를 위해 HOME-FAST, FaB, ABC와 같 은 평가도구들을 사용하였고, 사후평가에서도 동일한 평 가도구를 사용하였다. 1회기에는 초기평가를 진행한 후 가정 내 위험 환경요소에 대해 즉각적으로 피드백해줄 수 있는 부분을 교육하였다. 2회기 중재는 대상자가 센터 로 방문하였고, 초기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가정환경 내 위험요소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최종 환경수정 방안 에 대한 합의를 진행하였다. 아울러, 가상현실 기반 일상 생활동작 평가, 일상생활동작 훈련, 및 운동 처방을 제공 하였다. 3회기 중재는 대상자의 집으로 방문하여 가정환 경 수정을 시행하였고, 수정된 환경 내에서 익숙하게 일 상생활동작을 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였다. 4회기에도 가정을 방문하여 사후평가 진행과 더불어 필 요에 따라 가정 내 일상생활 훈련을 추가로 제공하였다. 모든 서비스는 작업치료사에 의해 진행되었고, 운동 처 방 및 코치는 전문 운동 트레이너에 의해 제공되었다.
1) 가정방문 가정환경수정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위험환경 제거, 보조도구 설치 및 제공, 환경 재배치하는 방법 중 대상자의 여건에 맞는 접근법을 선택하여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였다. 가정 내에 낙상 위험이 큰 곳의 환경을 수정 및 재배치하였고 집안 내 정리가 필요한 곳에 대한 정리 작업을 진행하였 다. 또한, 추가적인 안전장치와 물품을 설치하고 사용에 익숙해지실 수 있도록 교육하였다. 공통으로 제공한 가 정환경개선 서비스의 내용을 Table 3에 요약하여 정리 하였다. 가정환경수정은 작업치료 전공 대학생 자원봉사 자를 모집하여 작업치료사의 지도하에 진행하였다.
2) 기관 내 일상생활활동 중재
실내 가정환경을 가상현실로 구현하여 일상생활동작 을 가상현실 내에서 수행해보도록 하였다(Figure 1). 가 상현실 공간 내에서 수행하는 동작을 관찰하고 그에 대 한 질적인 평가를 진행하여 낙상 위험성이 높은 환경과 일상생활동작에 대한 컨설팅 및 훈련을 제공하였다. 대 상자가 가상현실 장비 사용 시 어지럼증, 피로도 등을 호 소할 경우 즉시 훈련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였으며, 이 후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훈련을 지속 또는 중단하였다.
아울러 일상생활활동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상의 위험성을 예방하고 안전한 움직임을 교육하기 위해 보행 코치 및 운동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ABC 평가 결 과 낙상의 위험성이 높은 활동을 개인별로 선정하여 활 동 관련된 운동 동작을 교육하고 기본적인 보행, 균형, 리프팅 동작에 대한 개인 맞춤별 훈련을 하였다. 이 프로 그램은 전문 운동 트레이너에 의해 실시되었고 운동 프 로그램의 세부 내용은 운동 처방 및 운동 재활 관련 선행 문헌을 토대로 구성되었다. 작업치료사와의 회의를 통해 노인의 기능 수준에 맞고 일상생활동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동작들에 관해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구성하였다. 제공한 훈련 프로그램 내용은 Table 3과 같다.
Ⅲ. 연구 결과
1. 연구대상자 일반적 특성
참여한 대상자의 평균나이는 75.9세였고, 남성이 1명 여성이 8명이었다(Table 4). 참여 대상자의 일반적 인 지 수준은 MoCA-K 결과 평균 11.6점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지역사회 거주 노인 대상자는 특별히 진단받은 병명은 없었고 허리통증, 고혈압, 만성 심장질환, 관절염, 무릎관절 수술,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1개 이상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2. 가정환경개선 프로그램 전ᆞ후 결과
대상자의 가정환경개선 프로그램 전ᆞ후의 HOMEFAST 점수는 각각 6.2 ± 3.9, 11.7 ± 3.7이었다. 가정 환경개선 프로그램 전ᆞ후의 FaB 점수는 각각 97.8 ± 6.3, 103.1 ± 6.2이었으며, 가정환경개선 프로그램 전 ᆞ후의 ABC 점수는 각각 496.6 ± 303.7, 742.2 ± 315.7이었다. 모든 평가의 가정환경개선 프로그램 전ᆞ 후 평균값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3. 가정환경개선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 결과
본 연구는 가정환경개선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조사 를 하였고, 각 문항은 1점(매우 불만족)부터 10점(매우 만족)의 10점 척도로 이루어졌다. 만족도 조사의 결과에 대한 기술 통계량은 Table 6과 같다. 가정방문 가정환경 수정 서비스에 대한 위험환경 개선도와 가정환경 정리에 대한 항목의 만족도는 각각 평균 10점이었다. 기관에서 시행한 가상현실기반 일상생활동작 훈련과 보행코치 및 운동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각각 평균 8.8점과 10점이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9.7점이었으며, 향후 서비스 이용 여부에 대한 항목은 평 균 10점이었다.
Ⅳ. 고 찰
본 연구는 가상현실 기반 일상생활활동 중재를 병행한 가정방문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를 구성하고 그 효과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가정 내 주거환경을 수정해주고 수정된 환경 내에서 안 전한 일상생활동작을 훈련한다. 이 서비스 과정 내에서 작업치료사는 여러 회기에 걸쳐 대상자의 가정을 방문한 다. 이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파견 횟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일부 서비스를 가정을 방문하여 진행하고 일부 서비스는 센터 내에서 진행하였다. 특히 나 센터에서 일상생활훈련을 제공하는 경우 본인이 주로 생활하는 가정환경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치료 효 과의 일반화가 어렵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를 보완 하기 위하여 가정 내 환경을 가상현실로 구현하고 가상 환경 기반으로 일상생활동작을 훈련하였다.
본 연구에서 시행한 가정환경개선은 대상자의 집을 방 문하여 함께 집안을 둘러보며 가정 내 환경적 위험요소 평가 및 중재가 이루어졌다. 가정환경수정의 구체적인 내 용으로는 동선에 놓인 물건의 재배치, 자주 사용하는 물 건의 정리, 전선 정리, 미끄럼방지 매트 설치, 화장실 변기 안전바 설치 등이었다. 또한, 효율적인 일상생활활동 수 행과 안전을 위해 보조도구를 제공하였는고, 샤워 의자, 변기 안전손잡이, 세탁물 집게 등의 사용방법 및 자세에 대한 교육은 현장에서 바로 이루어졌다. 가정환경수정을 제공한 결과 중재 전ᆞ후 HOME-FAST와 FaB의 점수 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냄으로써 본 프로그램 이 가정 내 낙상 예방, 안전사고 위험성 감소 및 낙상 관련 행동요인의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Pega, Kvizhinadze, Blakely, Atkinson과 Wilson (2016)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가 정 환경평가 및 수정 서비스가 상당한 건강 이득을 가져 오며 비용-효율성이 높다고 하였다. 하지만 낙상 경험이 있는 노인의 경우에 의료비용 감소 및 비용-효율성이 향 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건강한 65세 이상 노인의 경 우는 총 건강 이득과 비용-효율성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 으로 보고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비교적 건강한 지역사 회 거주 노인을 위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용-효율성을 반드시 재고할 필요가 있으며, 비용을 절감하면서 중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방안으로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ICT) 융합 기술의 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가정 환경을 가상현실로 구현하여 가상현실 내에서 일상생활 동작을 훈련하였다. 최근 들어 가상현실 기술로 구현된 가정환경에서 일상생활동작 훈련을 시행하는 것이 시도 되고 있으며, 가상현실 기반의 일상생활활동 중재는 가 상환경에서 사용자 상호작용이 현실 세계와 유사하고 직 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Gerver, Mȕri, Nef, & Urwyler, 2018). 무엇보다 작업치료사가 중재 회기마다 집을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지역 내 가상현실 훈련 센터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에 인력 파견 및 회기 제한 등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고, 서비스 비용 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는 가상현실상에 실내 가정환경을 구현하 고 그 안에서 일상생활동작을 수행하고 질적 평가를 통 해 중재를 제공하였다는 점이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 다. 가상현실 공간은 물리적 제약을 받지 않으며 다양한 다감각과 안전한 환경을 가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에서 큰 장점이 두드러진다(Geber et al., 2018; Lee, et al., 2003). 반면 Head Mounted Display(HMD)와 같은 가상현실 장비 사용으로 인해 시각적 피로, 어지럼 증, 및 구토 등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 중에도 가상현실을 이용한 일상생 활동작 훈련 시 일부 어지럼증 호소 또는 지구력 감소 등 의 제한점을 보였으나, 그런데도 본 프로그램에 대한 흥 미 및 전반적인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추후 이용 여부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HMD를 활용한 몰입형 가상현실을 적용할 때 노인의 상 태와 적응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가상현실 가정은 우리나라 실제 가정의 모습과 유사하며 특히나 높은 질의 폴리곤 메시 물체들을 배치하여 실제 가정환경에 있는 것과 같은 몰 입감을 높였다. 단, 제한점은 대상자의 가옥 구조 및 배치 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있다. 향후 연구에 서는 개인 맞춤별로 각 가정을 스캐닝하여 동일한 구조 와 배치를 구사하는 가상현실 시스템을 만들어서 보다 개별 환경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고자 한다.
아울러 일상생활활동 중재의 일부로써 개인 맞춤형 보 행 코치 및 운동 훈련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프로그램 은 대상자들이 개선된 가정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일 상생활동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운동 동작들로 구성되 었다. 연구 결과 프로그램 전ᆞ후 ABC 점수가 통계적으 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 대상자들의 일상생활활동 수행 에 있어 낙상에 대한 균형 자신감이 향상된 것을 확인하 였다. 선행연구에서는 작업치료사와 물리치료사가 노인 을 대상으로 가정환경 수정, 교육, 그리고 균형 및 근력 훈련을 포함한 다요인적 중재를 시행하였을 때 일상생활 활동에서의 어려움이 감소하고, 낙상 효능감이 향상되었 음을 보고하였다(Gitlin et al., 2006). 또한, 일상생활활 동 훈련 및 운동 프로그램의 제공이 없이 오직 가정환경 수정 또는 권고만 이루어지는 중재는 낙상 예방과 일상 생활활동 기능에 있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보고하였다(Hendriks et al., 2008; Lin, Wolf, Hwang, Gong, & Chen, 2007). Lin 등(2007)의 연구에서 낙상 예방 프로그램으로써 제공한 운동 프로그 램을 통해 노인의 기능적 뻗기와 균형을 향상시켰으며, 가정환경수정 및 교육을 통해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 감 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점은 가정환경수정과 더 불어 일상생활동작 및 운동 프로그램과 같은 다면적 프 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노인의 낙상 예방 및 안전사고 위험성 감소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나 본 연구에서처럼 운동 전문 트레이너에 의한 운동 코치 및 훈련은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이고 대상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를 대상자의 환경과 활 동에 대한 복합적인 작업치료 중재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서 의의가 있다. 가정환경개선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가정방문 서비스의 경우 가정환경 내의 위험한 요소들이 개선되었고 가정환경의 정리가 잘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기관기반의 일상생활동작 및 교육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운동 프로그램이 신체 기능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문항에 서는 운동 후 통증이 더 증가하여 불만족이었다는 보고 가 있었다. 노인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 디스크 수술, 허 리통증, 골절 경험 등의 다양한 과거력이 있으므로 운동 프로그램 제공 시 이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며, 그 외에 저시력, 시각-운동 협응, 균형, 인지 저하 등 노화 로 인한 특성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 시행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는 지역사회 노인이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 록 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 체계를 만들어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서 비스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지역사회 거주 노인들의 생 활건강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기반으로 제 공되는 일차보건의료가 강조되고 있고, 이와 같은 가정 환경개선 서비스를 포함하는 일상생활활동 중재를 통해 노인의 건강증진 및 질환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Kim, Kim, & Lee, 2020). 본 연구는 일부 국한된 지역에 거 주하는 노인 9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제한점이 있다. 향후 후속 조사를 통해 더 많은 지역사회 거주 노인 대상으로 본 연구에서 적용 한 서비스의 효과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사회 거주 노인들이 자신이 사는 환경에 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며, 본 연구의 결과에 바탕 하여 향후 다양한 서비 스 전달모형의 가정환경개선 서비스가 널리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가상현실 기반 일상생활활동 중재를 병행한 가정환경개선 서비스가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가정 내 낙상 예방, 안전사고 위험성 감소, 낙상 위험 행동요인의 개선뿐만 아니라 낙상에 대한 균형 자신감의 향상에 효 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가정을 방문하여 개인의 가정 환경을 평가하고 필요해 따라 가정환경을 수정해주었고, 아울러 센터에서도 일상생활동작 훈련 및 운동 코치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혼합 전달모형의 가정환경개선 프로 그램이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낙상 예방과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지지하기 위한 효율적인 작업치료 중재로써 널 리 적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