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감각처리(sensory processing)는 신체로 입력된 감 각자극에 대한 정보를 등록, 조절, 분류, 해석하여 적절한 행동 반응을 실행하고, 의미 있는 발달을 이끌어 내는 신경 학적 과정이다(Ayres, 1979). 즉 감각처리능력은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운동감각 등의 감각자극을 받아 들인 후, 이를 개인이 처한 환경에 맞게 적절하게 상호작 용의 반응행동을 하는 능력이다. 감각처리능력의 문제로 인해 입력된 감각정보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다면 과 민반응(sensory over-responsivity), 과소반응(sensory under-responsivity) 혹은 감각추구(sensory seeking) 등의 감각처리장애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Dunn, 1997).
감각처리장애(sensory processing disorder)를 가 진 학령전기 아동은 발달과 성숙에 어려움을 갖는다. 즉 주변 환경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감각자극에 대한 부적응 반응으로 인해 경험해야 할 과제와 행동이 제한되고, 이 는 이차적인 문제로 인지발달, 행동발달, 사회적 상호작 용, 신변처리, 놀이, 학습과 같은 전반적인 발달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Miller Kuhaneck & Watling, 2018). 이로인해 학령기가 되었을 때는 부적절한 학습태도, 또 래와의 공동놀이 참여 제한, 글씨쓰기, 식사하기와 같은 자조기술의 습득에 어려움을 갖게 하여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Walbam, 2014). 따라서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성공적인 참여와 기능향상을 위해 적절한 중재전 략을 수립하여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각처리장애아동의 적응반응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재 전략으로 교정적 방법과 보상적 방법이 사용된다(Bodison & Parham, 2018). 대표적인 교정적(remedial)방법인 감각통합치료(sensory integration therapy)는 개인이 요구하는 특정한 감각을 제공하거나 조절해줌으로써 다 양한 감각경험을 통해 적응반응을 이끌어 내는 전략이다 (Bundy, Lane, & Murray, 2002). 이는 감각처리장애 의 양상에 따라 적합한 감각자극을 제공하는 것으로 예 를 들면, 감각 과민 반응을 보이는 아동에게는 느리고 리 드미컬한 전정자극을 제공하여 각성수준을 낮춰주고 안 정적인 반응을 유도하며, 감각 과소 반응을 보이는 아동 에게는 빠르고 촉진적인 전정자극을 통해 각성을 깨워 명료하게 하거나 신체인식을 향상시켜 자세 반응을 증진 시킨다(Case-Smith & Clifford O’Brien, 2015). 그러 나 감각통합은 주로 기본적인 도구를 갖춘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정과 지역사회 환경에서 발 생하는 다양한 감각적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일반화 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Schoen, Miller, & Flanagan, 2018).
최근 작업치료에서 주목하고 있는 보상적 방법으로 아 동이 처한 물리적 환경에서 오는 감각자극의 수준을 아동 의 요구(need)에 맞추어 변화시키는 환경수정(sensory environment modification)전략을 사용한다(Pfeiffer et al., 2017). 이 전략은 환경을 조정하거나 수정하는 방법으로 감각요소의 강도, 복잡성과 질적 측면을 아동 에게 맞도록 조절하여 물리적 환경에 방해받지 않고 성 공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Bodison & Parham, 2018; Law et al., 2013). 감각처리장애 아 동을 위해 감각환경을 수정한 선행연구에서는 자폐 스펙 트럼 장애 아동의 문제행동을 줄이기 위해 전등의 조도 를 줄이고 시각과 청각자극을 최소화하였더니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감소하고, 안정적인 학습태도를 보여주었다 (Kinnealey et al., 2012). 또한 Cermak 등(2015)의 연구에서는 감각 과잉 반응을 보이는 아동을 위해 치과 진료에서 발생하는 청각과 시각자극을 차단하여 치료를 진행하였고 이로인해 회피반응이 감소하였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감각환경을 수정하는 보상적 중재 방법은 중재 기간과 경제적 비용을 줄여줄 수 있고, 가족 및 보호자의 참여를 유도하여 안정적인 환경에서 중재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다(Pfeiffer, Koenig, Kinnealey, Sheppard, & Henderson, 2011). 감각환경 수정 방법을 사용하기 위 해서는 아동이 속한 환경 중 가장 중요한 장소인 가정의 물리적 배경이 고려되어야 한다(Goodman-Scott & Lambert, 2015). 가정은 출생 후 가장 먼저 접하는 생애 초기의 환경이며 놀이를 포함한 일상생활, 수면, 휴식 등 많은 활동을 수행하는 장소이므로 반응행동을 유도하기 에 가장 적절하다(Engel-Yeger, Jarus, Anaby, & Law, 2009). 즉, 가정은 일상적인 일과 안에서 적절한 반응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소이며 다른 환경에 비 해 더 안정적이고 편안하기 때문에 아동의 자발적인 참 여를 유도할 수 있는 장소이다(Dunn, Saiter, & Rinner, 2002). 그러나 많은 감각처리장애 아동이 가정에서 제 공되는 부적절한 감각자극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참여하 지 못하고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edell et al., 2013).
Shin과 Yoo(2018)의 연구에 의하면 감각처리장애를 동반한 아동의 54.8%가 부적절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일 상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Pfeiffer 등(2017)은 감각 방 어를 동반한 아동에게 가정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알람 소리, 사이렌 소리, 안내방송 및 시야를 방해하는 강한 형 광등과 같은 부적절한 조명은 아동의 분노발작(tantrum) 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하여 가정 의 감각자극환경과 아동의 문제행동이 깊은 관계가 있음 을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아동이 가정에서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환경과 감각 처리반응을 주의 깊게 고려하여야 한다(Wilkes-Gillan, Bundy, Cordier, & Lincoln, 2014). 또한 이를 위해서 는 가정에서 감각처리장애아동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감각환경의 요소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감각처리능력의 특성은 표준화된 설문지 를 바탕으로 보호자가 관찰한 아동의 반응행동을 보고하는 방법으로 평가한다(Fernandez-Andres, Pastor- Cerezuela, Sanz-Cervera, & Terraga- Minguez, 2015). 감각처리능력을 검사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 는 감각력 검사, 감각프로파일(Sensory Profile; SP), Sensory Processing Measure(SPM) 등이 있다. 국내 에서는 감각프로파일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검 사 시간의 단축과 효율을 위해 개발된 단축형 감각프로 파일(Short Sensory Profile; SSP)도 사용빈도가 높다 (Yoo, Jung, Park, & Choi, 2006). 감각프로파일은 아 동의 감각처리반응을 각각의 감각계(sensory system) 별로 어려움 정도를 측정하고 해석하는 검사도구이다 (Dunn, 1997). 그러나 감각프로파일은 다른 문화권에 서 개발된 평가도구로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중재 와 연구에 어려움이 있으며, 번역상의 오류로 인해 평가 항목의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한정적이라는 제한점이 있 다(Park & Yoo, 2009). 최근 개정된 감각프로파일 2(Sensory Profile 2; SP2)에서는 감각처리능력과 아 동의 참여, 사회적응에 필요한 활동요건(activity demand)과 상황(context)에 초점을 맞추어 인간 수행 생태학적 모델(ecology of human performance)에 근 거한 중재적용이 제시되고 있다(Dunn, 2014; Grant & Black 2014). 이 평가도구는 개인적 측면에서 감각에 관 한 조절의 어려움 정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환경적 측면 에서 일어나는 감각처리와 관련된 반응을 측정할 수 없 는 어려움이 있다.
이렇듯 국내 가정의 감각환경 안에서 아동의 감각처리 반응을 파악하고, 중재방안을 계획하고 제시하기 위한 평가도구가 전무한 실정이다. 가정은 각 국가의 고유한 문화와 환경, 언어적 특성이 있으므로 외국에서 개발되 고 사용하는 평가도구를 국내에 도입하고 적용시키는 데 는 어려움이 따른다(Law et al., 2013). 따라서 국내 가 정의 고유한 환경적 특성이 반영된 감각처리반응 평가도 구의 개발 및 표준화 작업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의 고유한 가정환경의 특성 을 반영한 감각처리반응 평가도구를 개발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학령전기 아동의 가정의 감각환경에 기반한 감각처리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와 그 항목을 개발 하기 위해서 조사연구를 시행하였으며, 연세대학교 원주 캠퍼스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승인받은 후에 진행 하였다(승인번호: 1041849-201807-BM-067-02). 연구기간은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진 행되었다. 연구 개발 과정은 Figure 1과 같다.
2. 연구 대상자
2) 보호자 이해도 조사
델파이 조사 이후 구성된 항목에 대해 감각통합중재를 받은 경험이 있는 만3~6세의 학령전기 아동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항목 이해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해도 조사 에 참여한 대상자는 총 12명으로 평가도구의 전반적인 내용과 구성에 대해 평가하였다(Table 2).
3. 연구 과정
1) 1단계: 사전연구와 문헌고찰을 통한 감각환경의 구성과 예비항목 수집
본 단계에서는 감각처리장애를 갖고 있는 아동의 가정 감각환경 평가도구의 예비항목 개발에 앞서 사전연구와 문헌 고찰을 진행하였다. 먼저 사전연구는 서울과 경기 도에 거주하는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보호자 62명을 대 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Shin & Yoo, 2018). 설 문은 가정에서 감각처리장애로 인한 일상생활의 방해정 도, 일상생활에 참여를 제한하는 감각요소, 참여에 제한 이 가장 많은 장소에 대해 5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구성되 었다. 이 외 아동이 참여에 대한 욕구가 있지만 방해를 받는 장소와 감각요소에 대해 자유롭게 기술할 수 있도 록 개방형질문을 제시하였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가정에서 환경에 따른 활동은 Google Scholar, Pubmed, Riss,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 등의 검색 엔진 을 이용하여 ‘감각환경’, ‘학령전기’, ‘가정’, ‘감각처리장 애’의 검색어를 중심으로 문헌고찰을 실시하였다. 또한 학령전기 아동의 가정에서 참여하는 활동과 환경에 관한 출판물, 국내외 버전의 가정환경 평가도구인 감각력검사, SP, SP2, SPM-Home의 항목 중 가정환경에 관련한 문 항을 참고하여 수집하였다.
2) 2단계: 델파이 조사를 통한 예비항목 선택
델파이조사는 20명의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총 3차 에 걸쳐 진행되었다.
1차 델파이조사는 각 항목이 가정의 감각환경에 기반 한 감각처리반응을 판단하는데 적합한 항목인지를 5점 리커트 척도(1점: 매우 적절하지 않음-5점: 매우 적절 함)로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1점(매우 적절하지 않음), 2점(적절하지 않음)으로 응답한 경우 그 이유를 작성하 도록 하였다. 또한 응답 내용과 관계없이 사용한 단어의 의미가 중복되거나 명확하지 않아서 수정이 필요한 항목 은 표시하고 수정 내용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는 1차 델파이 조사에서 전문가 패널 이 응답한 척도를 표시하고 중앙값, 사분위값의 범위를 제시하여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다른 패널의 의견을 고 려하여 응답하도록 유도하였으며, 만약 패널의 의견이 사분위값의 범위를 벗어난다면 그 이유를 기록하도록 하 였다(Lee, 2001). 3차 델파이 조사는 2차 델파이 조사 와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3) 3단계: 최종 항목 선정을 위한 보호자 이해도 조사
개발된 평가도구의 최종 항목을 선정하기 위해 감각통 합중재를 받은 경험이 있는 학령전기 아동의 보호자 12 명을 대상으로 항목에 대한 이해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는 개발된 예비 평가 항목이 실제 사용자인 감각처리 장애 아동의 보호자가 이해하기에 적합한 단어를 사용했 는지, 응답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 지를 검토하기 위해 진행되었다(Law, Baum, & Dunn, 2005). 이해도 조사 는 평가도구의 전반적인 구성과 항목의 이해 정도에 대 해 5점 척도로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1점: 전혀 이해 되지 않음 - 5점: 매우 잘 이해됨). 이해되지 않는 항목 (2점 이하)에 대해서는 대체할 수 있는 구문이나 단어를 적도록 하였다.
4.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SPSS 25.0을 이용하였다. 또한 델파이 조사의 자료 분 석은 Microsoft Excel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결과 값 은 내용타당도 비율(Content Validity Ratio; CVR), 안 정도, 합의도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첫째,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내용타당도 기준을 근거로 델파이 패널이 20명이므로 내용타당도 비율이 .42이상일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해석하 였다(Streiner & Norman, 2008). 내용타당도 비율을 산출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Lawshe, 1975).
둘째, 안정도는 델파이 패널의 의견이 일치하는 정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그 값이 낮을수록 안정도가 높음을 의미하 는데, 본 연구에서는 .5이하인 경우 델파이 조사를 중단하도 록 계획하였다. 셋째, 합의도는 패널 간의 합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합의도가 1에 가까울수록 패널의 합의 수준이 높아 항목이 타당함을 의미한다(Lee, 2001).
Ⅲ. 연구 결과
1. 가정의 감각환경영역에 대한 구성과 예비 항목 개발
본 연구의 예비항목에서 가정의 감각환경영역은 사전 연구 결과를 통해 구성하였다. 사전연구의 설문조사 결 과 감각요소로 인해 일상생활 참여에 방해가 크다는 응 답이 54.8%에 해당하였고, 일상생활에 참여를 제한하는 감각요소는 움직임(37.1%), 청각(22.6%), 시각(17.7%), 미각(11.3%), 촉각(9.7%), 후각(1.5%) 순으로 나타났 다. 또한 감각처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참여에 제한이 많은 장소는 거실(54.9%), 주방(16.1%), 화장실(16.1%), 침실(3.2%), 현관(3.2%) 순으로 응답하였다. 이에 따라 예비항목에서 가정의 감각환경영역은 ‘거실’, ‘주방’, ‘침 실’, ‘화장실’, ‘현관’ 총 5개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이후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일상에 영향을 주는 감각인 ‘청각’, ‘시각’, ‘움직임’, ‘촉각’, ‘후각’을 평가항목에 반영하였다. 단, 미각의 경우 행동영역이 ‘주방’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따로 구성하지는 않았다. 이후 문헌고찰의 내용을 바탕 으로 예비항목을 구성하였는데, 국내외의 감각통합 평가 에 사용되는 감각력검사, SP, SP2, SPM-Home, 사전 연구에서 감각처리장애 아동의 보호자가 응답한 개방형 질문에서 가정환경에 관련한 내용을 참고하였다. 최종적 으로 거실 21항목, 주방 27항목, 침실 24항목, 화장실 26항목, 현관 18항목 등 총 5영역에서 116항목이 도출 되어 예비 항목을 작성하였다(Table 3).
2. 델파이 조사 결과
1차 델파이 조사 결과 116개의 폐쇄형 항목 중 내용타 당도 비율(Content Validity Ratio; CVR)가 .42 미만인 41개의 항목이 삭제되었다(Streiner & Norman, 2008). 또한 개방형 항목에 기록된 전문가 패널들의 의견을 반 영하여 좀 더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표현의 수정이 이 루어졌다. 가정의 영역에 따른 감각처리반응 중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행동양상이 중 복된다는 의견에 따라 ‘일반적 환경’ 항목을 추가하였다. 이에 감각영역을 총 6개의 환경영역으로 나누어 항목을 재배치하였다. 또한‘다감각’행동 양상을 감각계로 구분 짓기에 부적절하다는 전문가 패널의 의견이 있어 자문위 원의 검토를 받아 감각계의 구분을 통합하였다. 한편, 전 문가 패널의 의견에 따라 각 장소에 추가로 필요한 항목 이 있어 21개의 항목이 추가되었다. 이에 따라 총 96개 항목이 선정되었다.
2차 델파이 조사 결과 96개 항목 중 CVR값 .42 미만 으로 분석된 2개의 항목이 삭제되었다. 또한 전문가 패널 들의 추가 의견에 따라 항목들 간의 유사한 의미로 사용 되었거나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항목들은 자문위원 의 검증을 받아 통합, 수정하여 총 20개의 항목이 8항목 으로 통합되었다. 최종적으로 총 82개의 항목이 도출되 었다.
3차 델파이 조사는 82개 항목을 토대로 진행되었다. 3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항목의 내용타당도를 높이기 위 해 CVR값 .80 이상을 선정 기준으로 하여 2개 항목이 삭제되었다(Hong, 2016). 또한 내용의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문장은 매끄럽게 수정하였다. 최종적으로 80개의 예비항목이 선정되었다(Table 4, 5). 평가도구 의 각 영역과 항목의 예시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Ⅳ. 고 찰
본 연구는 국내의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가정의 감각환경에 기반하여 감각처리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도 구와 그 항목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평 가도구의 개발과정은 사전연구와 문헌고찰을 통한 평가 도구의 예비항목 수집 및 선택, 항목의 선별 및 검증을 위한 델파이조사 그리고 예비항목에 대한 보호자의 이해 도 조사로 진행하였다.
학령전기 아동에게 가정은 정서적 지지와 더불어 식사 와 수면, 놀이 등 많은 일상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환경이다(Law et al., 2013). 또한 각 나라의 문화에 따 라 생활습관, 필요한 활동, 수행 요소가 다르므로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문화 적 배경이 포함된 환경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Pfeiffer et al., 2017).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국내 의 문화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과 감각반응 요소를 확인 하기 위해 사전연구 결과를 근거로 영역을 구분하고 문 헌고찰을 통해 감각의 환경영역별로 감각처리반응을 구 분할 수 있도록 배치하여 항목을 개발하였다.
사전연구와 문헌고찰을 통해 수집된 예비항목으로 거 실(21항목), 주방(27항목), 침실(24항목), 화장실(26 항목), 현관(18항목)으로 총 5개 환경영역과 116개의 항목이 도출되었으나, 델파이 조사에서 환경의 구분이 어려운 감각처리반응이 포함 되어있다는 전문가 패널의 의견에 따라 최종 평가도구에서는 일반적 환경이 추가되 었다. 이에 따라 개발된 환경영역과 항목은 일반적 환경 (12항목), 거실(7항목), 주방(15항목), 침실(16항목), 화장실(19항목), 현관(11항목)으로 총 6개 환경영역과 80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었다. 각 영역별 항목은 15개 내 외로 선정되어 영역에 대한 항목의 개수가 고르게 분포 되었다. 그러나 거실의 경우 7개로 가장 적은 항목 수로 구성되었는데, 이는 일반적 환경에서의 반응행동과 거실 의 반응행동 간 구별이 모호하여 거실 환경에 국한한 항 목을 선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종적으로 개발된 평가도구에서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항목은 ‘바닥의 매트나 러그 재질 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침대의 높이에 예민해서 바닥에이불을 깔고 잔다’, ‘맨발로 다니기를 거부한다’ 등 좌식 생활 문화를 반영한 항목, ‘침대 끝, 사람 사이 등 끼여서 자는 것을 선호한다’의 가족이 잠자리를 공유하는 항목, ‘밥, 떡 등 끈적한 음식을 거부한다’ 등 한국의 고유한 음 식을 반영한 항목 등으로 국내의 학령전기 아동을 위한 항목 개발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공기청 정기, 가습기 등의 버튼을 누르고 싶어한다’의 항목은 기 존의 평가도구에는 없었던 내용으로 최근 자주 사용되는 가전제품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통해 시 대적 배경과 물리적 환경 특성이 잘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가정의 감각환경에 기반한 감각처리반 응의 평가도구로 선택된 항목을 확정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델파이 조 사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근거하여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기법으로 프로그 램 및 평가도구 개발에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Kim, Kim, & Park, 2018). 또한 델파이 조사는 전문가 패널 의 합의에 따라 결과가 추출되기 때문에 패널의 구성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Lee, 2001). 본 연 구에서는 전문가 패널을 선정하기 위해 석사학위이상, 감각통합중재경험 5년 이상이라는 기준을 선정하여 가 정의 감각환경에 기반한 감각처리반응 평가 항목에 대해 전문적 지식과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지고 있는 패널을 선택하였다. 이에 따라 감각처리장애아동의 특성과 환경 의 상호작용을 심도있게 반영할 수 있는 집단을 선정하 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Gordon(1994)이 제시한 전문 가 패널의 규모에 따라 20명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 였다.
항목의 선별 및 검증을 위해 실시한 델파이 조사는 Lawshe(1975)가 제시한 기준에 근거하여 CVR값이 .42 미만인 항목은 삭제되었고, 전문가 집단의 의견에 따 라 통합되거나 수정된 항목이 있었다. 3차에 걸친 델파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용타당도 비율은 평균 CVR값이 .64, .90, .95로 점차 높아졌으며, 합의도는 .77, .82, .85 로 항목에 대한 전문가의 합의정도의 수준이 높았고, 안 정도는 .19, .13, .11로 항목에 대한 응답이 점차 안정적 으로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평가도구의 항목에 대한 내용타당도를 확보하였다.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통해 삭제된 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약 먹이기가 힘들다’, ‘자다가 사람과 부딪히면 잠에서 깬다’, ‘바닥에 물기나 거품이 있는 경우 잘 미끄 러진다’와 같은 항목은 일반적으로 발달하는 아동의 경 우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행동반응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특정 캐릭터나 그림의 식기류를 요구한다’, ‘이불의 무늬나 색깔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햇빛이나 형광등 이 시야를 방해한다’와 같은 내용은 감각처리능력을 요 구하는 것이 아닌 항목, 신발을 스스로 신고 벗기 힘들다’ 와 같이 연령의 제한을 가지는 항목이 삭제되었다. 이는 학령전기 아동의 연령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행동반응이기 때문에 항목의 내용타당도 가 낮았다고 분석된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가정의 감각환경을 기반으로 한 감각처리반응 평가도구는 감각처리장애 아동에게 효율 적인 중재를 위한 보상적 접근방법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가정의 감각환경에 기반한 평가항목을 개발하였다 는 데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개발된 평가도구의 유용성을 알아보기 위한 다양한 타당도 연구가 지속 되 어야 할 것이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국내의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가정의 감각환경에 기반한 감각처리반응의 평가도구와 그 항목 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연구과정은 먼저, 예비 항목의 구 성을 위해 사전연구와 문헌고찰을 통해 항목을 수집하였 고, 총 3차에 걸친 전문가 집단의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 였다. 이를 통해 가정의 감각환경은 총 6개 영역으로 구 분하였고 총 항목 수는 80개 항목으로 도출되었다. 선정 된 80개 항목의 평균 내용타당도의 비율은 .95로 높게 분석되었다. 이후 학령전기 아동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이해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학령 전기 아동이 가정의 감각환경에 서 감각처리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도출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 개발된 가정의 감각환경에 기반한 감 각처리반응 평가도구가 아동의 보상적 중재를 위해 임상 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