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작업치료사는 신체적, 정신적, 발달적 손상 또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보건의료전문가이다(Schaper & Pervan, 2007). 재활 분야에서 작업치료사는 신체부터 정신건강, 임상에서 지역사회, 소아부터 노인, 장애인 및 비장애인에 이르기까지 다른 재활전문가와 비교하여 가장 넓은 업무 범위를 수행한다(Wan, Ahmad, & Romli, 2022). 이러한 전문가가 되기 위하여, 작업치료학과 학생 들은 필수적인 임상실습 교육을 통해 작업치료사의 역할 수행에 필요한 이론을 바탕으로 직접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Schafer-Clay, 2019). 임상실습 교육은 실제 현 장에서의 작업치료 중재와 평가 등을 경험해보고, 클라이 언트 관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식 및 기술, 태도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Kim, Chang, Sook, Chang, & Hwan, 2017). 따라서 임상실습 교육은 작업치 료사가 되기 전 실무를 경험하고 작업치료 이론 지식 및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데 중요하다(Lee & Lee, 2022).
작업치료 교육과정은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이 졸업 후 일을 시작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건과 사회복지에 서의 새로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좇아야 한다. 이는 특 히 지역사회 내 노인 및 장애인들을 위한 재활 서비스와 같은 정책 개발, 주요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는 분야에 서 도전해야 할 과제이다(Tomsic & Galof, 2020).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의료서비스가 병원 중심에서 지역 사회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고, 노인과 장애인의 돌봄에 대한 수요 급증과 함께 탈시설화 등으로 재활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에 따라 국내에서도 2018년 11월 ‘커뮤니 티케어’ 정책이 대두되었다(Han & Yun, 2021; Woo & Kim, 2019).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란, 돌봄 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등이 자기 집, 그룹홈 등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 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및 보건의료, 요 양, 돌봄, 독립생활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주 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을 말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8). 이 중, 집으로 찾아가는 방문건강서비 스, 방문의료 운영 등이 강조되었으며 2025년까지 커뮤 니티케어 제공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Lee, Bae, Shin, Lee, & Shin, 2020).
이러한 추세에 따른 작업치료적 관점에서의 방문재활 을 살펴보았을 때, 미국 및 일본, 호주 등 국외에서는 이 미 가정방문작업치료가 국가적 차원의 서비스에 포함되 어 실시되고 있다(Hong, 2019). 국내 역시 2022년 건 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수가 시범사업이 통과되어 2023년 1월부터 실시되어지고 있 다. 이처럼 병원 및 지역사회에서의 방문재활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 구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Woo & Kim, 2019).
앞으로 더 많은 작업치료사들이 이러한 전문적인 영역 에서 일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기에, 학교에서의 교육 과정은 방문재활과 관련한 지식과 기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 법은 방문재활 임상실습이다(Bell, Cox, & Marcangelo, 2014; Rindflesch, Hoversten, Patterson, Thomas, & Dunfee, 2013; Tomsic & Galof, 2020).
그러나 2022년 기준으로 국내 59개 대학의 임상실습 교육과정에 방문재활이 포함되어있는지 조사한 결과, ‘지 역사회작업치료실습’ 이라는 교육과정은 존재하나, 방문 재활을 다루는 학교는 10개 미만이었다. 또한, 작업치료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작업치료 임상실습 관련 다 수의 연구가 있으나 대부분이 병원 기반의 실습에 초점 이 맞추어져 있으며, 지역사회 내에서의 방문재활 실습 과 관련한 사전연구는 부재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이 방문재 활 실습 동안 직접 경험한 것을 알아보고 그 의미를 파악 하고자 하며, 이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하고자 하여 본질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연구질문은 “방문재활 실습을 통해 무엇을 경험하였는가?”였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질적연구방법 중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 용하였다. 현상학적 연구란, 연구참여자들의 주관적 경 험에 대한 의미나 본질을 밝히기 위하여 그들의 생각이 나 감정, 태도 등을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선입견 없 이 기술하기 위하여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자료를 수 집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질문을 최소화하 며, 보고들은 대로 받아들인다(Hong, 200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이 실제 환경에서 겪은 방문재활 실습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공통의 의 미를 기술해내고자 하였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방문재활 실습 경험이 있는 작 업치료학과 학생들이며, 본인의 경험을 진솔하게 드러낼 수 있고 본 연구의 목적을 이해한 후 연구 참여의사를 밝 힌 대상자들로 편의표집되었다. 편의표집은 연구자가 연 구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되는 연구참여자를 의도적으로 표집하는 방법을 말한다(Kim, 2013; Lee, 2022). 이를 통해 총 8명의 학생이 연구참 여자로 선정되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작업치료학과 4학 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서, 코로나로 인해 예정되어있 던 임상실습이 취소되어 방문재활 실습을 경험하게 되었 다. 이들은 모두 여학생이었으며, 5회기 이상 방문재활 실습을 경험하였고, 방문재활 실습 이전에는 서울 또는 경기도 소재 재활병원과 아동발달센터에서 성인 및 노인, 아동 실습에 참여한 공통적 경험이 있었다.
3. 자료수집
자료 수집은 2022년 11월 29일부터 12월 15일 사이 에 일대일 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면담은 30분에서 1 시간 정도였고, 연구참여자가 대화에 편안하게 임하며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서술을 할 수 있도록 조용한 강의 실, 연구실 등 방해되는 요소가 없는 장소에서 이루어졌 다. 면담의 질문은“올해 방문재활 실습을 하면서 느낀 경 험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라는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 하였다. 이후 면담 동안 중요한 주제와 의미를 부각시키 기 위하여 연구참여자에게 상황과 흐름에 맞는 추가적인 질문을 제시하며 비구조화된 면담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를 수집한 연구자들은 모두 작업치료학 을 전공한 작업치료사로, 석사 및 박사과정에 재학 또는 졸업하였다. 질적 연구방법으로 학술논문을 게재한 경험 이 있으며, 질적연구 강의 수강이나 워크숍 참여 등을 통 해 질적연구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역량을 쌓았다.
연구자들은 연구참여자가 면담 전 스스로 본인의 경험 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고, 서술 시 격려와 경청을 통해 면담을 진행하였다. 또한, 면담 종료 전 연구참여자 의 서술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추가 서술할 이야기가 있는 지 확인하였다. 모든 면담은 연구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 및 녹화되었으며, 연구자들은 현장 노트를 작성하여 면담 내용과 함께 연구참여자의 표정이나 어투, 정서 등의 비언 어적 표현을 관찰 후 기록하였다. 면담 자료들은 연구자 3인이 함께 검토하였으며, 의미가 명확하지 않거나 새로 운 자료가 필요한 경우 연구참여자와의 전화 면담을 통해 추가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후 경험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여 자료가 포화 상태에 도달하도록 수집되었다고 여겨져 최종적으로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4.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Colaizzi의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Colaizzi, 1978). Colaizzi의 연구방법은 연구참여자들의 공통적인 속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론 개발에 유용하게 쓰이는 분석 방법이다(Kim et al., 1999). 자료의 분석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먼저, 면담의 녹음 및 녹화본을 여러 번 듣고 전사하여 연구참여자의 기술을 읽으며 전체적인 느낌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후 방문재활 실습 경험을 포함하는 구, 문장에서 반복되거나 강조적인 부분, 핵심 단어로 판 단되는 부분에 밑줄을 치며 의미있는 진술을 도출하였다. 도출된 의미있는 진술들은 연구자의 언어로 바꾸어 범주 들(codes)로 정리하였다. 정리된 범주들에서 공통적인 요소들을 묶어 주제들(themes)로 분류하고, 해당 주제 들을 주제모음들(theme clusters)으로 전체적으로 통합 하여 구조화시켰다. 마지막으로 방문재활 실습 경험에 대 한 최종적인 기술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명확하 게 정리하였다. 모든 분석과정 시 연구자들은 지속적으로 연구참여자들과 함께 면담 전사자료와 관찰자료 등을 재 확인하였다.
5. 연구의 진실성 및 윤리적 고려
연구의 진실성은 Guba와 Lincoln의 질적연구 평가 기준을 토대로 확보하고자 하였다(Guba & Lincoln, 1981). 질적연구에서의 진실성이란 연구의 사실적 가치 (truth value), 적용성(applicability), 일관성(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의 4가지 구성을 통해 연구 결과의 가치와 확실성을 독자에게 인정받고, 믿을 수 있다고 사 료되는 정도를 의미한다(Kim, 2007; Lincoln & Guba, 1985; Shin, 2004).
질적연구에서의 진실성 4가지 구성 중 첫째, 본 연구 에서는 연구의 사실적 가치를 위하여 금년 방문재활 실 습 경험이 있어 생생한 진술이 가능한 연구참여자를 선 정하였다. 면담을 진행한 후, 수집된 자료의 왜곡을 방지 하기 위하여 바로 녹음 및 녹화본의 전사를 진행하였으 며 연구자 3인이 반복적인 검토를 거치며 연구참여자의 기술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고자 하였다. 또한, 면담 시 작성한 현장노트, 전사 내용을 연구참여자들에게 확인받 는 과정을 통해 연구자가 본인의 의견을 제대로 해석하 였는지, 내용의 분석과정 및 결과가 적절한지 견해를 묻 고 검토하였다. 둘째, 적용성은 방문재활 실습에 참여한 연구참여자로 대표성을 가지며 확보되었고, 본 연구 주 제와 유사한 임상실습 관련 문헌고찰을 통해 일반화 정 도를 비교하였다. 셋째, 일관성 유지를 위하여 Colaizzi의 자료분석방법을 면밀히 따랐고, 연구 전반에 있어 연구 자의 선이해나 추측, 가정 등을 통한 주관적인 해석이 연 구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계하며 수집 자료를 기록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료조사 및 분석, 결과 제시의 과정에서 연구자 3인 모두 ‘판단중지(epoche)’ 및 ‘괄호치기(bracketing)’ 을 통해 가치중립적인 태도로 객관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윤리적 문제를 고려하여 생명윤리위원회 (IRB)의 연구계획 사전심의를 받아 진행되었으며 연구 참여자들에게 연구 참여의 자발성, 연구 참여 철회 가능 성, 수집 자료의 보관 등의 내용을 사전에 설명하였다(승 인번호:1041849-202211-SB-209-02).
Ⅲ. 연구 결과
수집된 자료들의 의미있는 진술 276개는 30개의 범주와 11개의 주제, 4개의 주제모음으로 도출되었다 (Table 1). 도출된 주제모음은 ‘실습을 통한 지식의 확 장’, ‘기존 실습지와의 차별화된 경험’, ‘심리적 경험’, ‘새 롭게 생각하게 된 작업치료’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Table 1
1. 실습을 통한 지식의 확장
1) 지역사회재활 전공 지식 향상
연구참여자들은 방문재활 실습을 통하여 가정환경수 정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하였고, 지역사회작업치료 및 커뮤니티케어 등 지역사회재활이 무엇인지 와닿는 계기 가 되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한, 기능적인 부분의 치료 이외에 지역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이해 및 공적급여 연 계 등 제도적인 부분도 잘 알아야 클라이언트들에 실질 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가정환경수정에 대해 배우기는 했는데, 단 순하게 우리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듣기만 해서 잘 모르고 관심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실제로 가서 보고, 저도 직접 어떤 게 변화되면 좋을 지 고민해보면서 많이 배웠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참여자 6)
2) 이론을 현장에 대입
연구참여자들은 책으로 보던 것과 실제 임상은 달랐 고, 작업치료사가 클라이언트 개개인에 맞는 유연한 서 비스를 제공하고 노하우를 펼치는 것을 통하여 이론을 임상에 연계하여 활용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정해진 치료가 아닌 클라이언트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중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였다.
3) 실무 수행을 통한 임상의 이해
연구참여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평가 와 중재 방법 등을 배웠는데, 방문재활 실습을 통해 직접 클라이언트에 제공해보니 이해가 쉬웠다고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 스스로 클라이언트에게 관심을 가지고 중재가 필요한 부분을 찾게 되었으며, 실제로 방문재활을 경험 해보니 연구참여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하였다.
“저는 수업이 비대면이었다보니까 일단 ROM이랑 MMT 같은 것 자체를 본 적이 없어요. 책으로만 사진 을 본 게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고, 이런 기능적인 것 말고도 클라이언트의 일상적인 부분이 랑 가정 환경이랑 낙상 평가 같은 것들도 직접 해보니 까 이해가 너무 잘되는거에요.”(참여자 2)
2. 기존 실습지와의 차별화된 경험
1) 지역사회의 포괄적 특성
연구참여자들은 병원에서의 실습과 달리 방문재활 실 습에서는 신체적 치료 외에 가정환경수정, 보호자 교육, 공적급여와의 연계 등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중재를 경 험하며 지역사회 영역의 포괄적 특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지역사회가 주는 자유로움 속에서 자발적인 참여 와 노력을 통해 대상자를 깊이있게 이해하고자 하고, 다 양한 접근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있었다.
“병원에서는 신체적인 부분에만 집중했거든요. 그 때 는 그냥 작업치료가 물리치료랑 별로 다른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여기서는 그런 것 말고 진짜 이 분이 어떤 점이 힘들고 불편하구나 같이 이야기하면서 알게 되고, 매트도 안미끄러지는 것 가져다드리고, 집에서 하실 수 있는 운동 방법도 알려드리고...”(참여자 6)
2) 가족같은 분위기
연구참여자들은 방문재활 실습이 친근하고 편안한 분 위기여서 좋았으며, 클라이언트와의 라포 형성이 수월했 다고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일대일 치료 환경이라 실습 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일단 분위기 자체가 너무 편해서 좋았어요. 실습생으 로서는 진짜 마음 편하게 실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 각하거든요. 이건 실습이라서 온 게 아니라 가족같은 사람들 속에서 편하게 공부하러 온거야 라는 느 낌...”(참여자 2)
3) 미흡한 실습지도체계
연구참여자들은 실습 전 숙지해야 할 내용이나 과제, 진행과정 등에 대한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였으며, 직접 평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나 과제의 양이 실습 지도 선생님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졌다고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치료사의 역량에 따라 클라이언트에 제공 되는 중재의 질이 달랐고, 치료도구가 제한적이었다고 느꼈다.
“교통비 부담에 대해서도 미리 알려주셨으면 좋았을텐 데 그런 것도 없고, 마지막에 SOAP을 제출해야해서 평가도 해야된다는데 공지가 제대로 된 게 없어서 선생 님한테 여쭤봤더니 잘 모르시더라고요. 근데 또 다른 선생님은 맞춰서 잘 챙겨주셨다고 하고.”(참여자 8)
3. 심리적 경험
1) 불안감과 걱정
연구참여자들은 지역사회 내 방문재활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실습함에 대한 두려움과 처음 클라이언트를 대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으며, 보호자 또는 요양보호 사와 만나거나 함께 치료를 지켜봄에 부담감을 느꼈다고 하였다.
3) 긍정적인 라포 형성
연구참여자들은 클라이언트와 라포를 형성하기 위하 여 그들의 상황이나 조건, 감정 등을 통해 교감을 이끌어 내려 하였다. 방문재활 회기 내내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 으려 하였고, 웃음과 격려를 통해 가까워지려 노력하였 다. 공통적으로 연구참여자들은 긍정적인 라포 형성에 대한 노하우를 배웠다고 느끼고 있었다.
4. 새롭게 생각하게 된 작업치료
1) 지역사회로의 진로 방향 모색
연구참여자들은 작업치료사가 지역사회 내에서 충분 히 역량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졸업 후 진로 방향에 대해 새롭게 고려해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2) 작업치료에 대한 가치관 변화
연구참여자들은 현재 공부하고 있는 작업치료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정의를 내려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클라이언트를 보는 시각도 확장되었으 며, 지역사회 재활전문가로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앞으로 좋은 치료사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을 느끼기도 하였다.
“작업치료가 뭔지, 내가 뭘 배우는건지 잘 몰랐어요. 그냥 공부만 했는데, 이 실습을 하면서 아... 작업치료 는 환자의 삶에 대한 모든 걸 눈여겨보고 관리해주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1)
“환자의 신체적인 상태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내가 신경써야되는게 많네? 이런 것도 평가해보고 저런 것 도 알려드리면 도움이 되겠다... 그리고 저는 환자들 을 그냥 단순히 많이 도와드려야만 될 것 같고, 얼른 향상시켜드려야 될 것 같고 그런 느낌이 컸거든요. 근데 여기서 보니까 그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생각했 던 것보다 혼자서 하실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 많은거 에요.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참여자 6)
Ⅳ. 고 찰
본 연구는 방문재활 실습에 참여했던 작업치료학과 학 생들의 경험을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탐구하고자 하 였다. 연구결과로 도출된 주제모음과 주제를 바탕으로 실습생의 입장에서 방문재활 실습을 이해하고자 한다.
첫째,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은 방문재활 실습 동안 지 역사회작업치료와 관련한 전공 지식이 향상됨과 함께 책 으로만 배웠던 부분을 임상과 연계시킬 수 있었고, 직접 클라이언트에 대한 평가와 중재를 보고 배우며 앞으로의 진로인 작업치료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들은 코로나로 인해 지속적으 로 비대면 강의를 수강하였고, 예정되어있던 실습이 중 단되어 갑작스럽게 방문재활 실습에 참여하며 지역사회 기반 실습지를 처음 경험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생소하 게 생각했던 지역사회작업치료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클 라이언트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한 중재의 경험으로 전 공 지식을 구체화하고 이론과 임상의 차이를 구분하게 되었으며, 실무적으로 어떻게 연계하는지 깨닫고 있었다. 이는 임상실습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토대로 임 상의 질환 및 평가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향상되었다는 선행연구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나,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들은 질환 및 평가 이외에도 지역사회 재활서 비스 및 공적급여 연계방안, 가정환경수정 등 지역사회 내 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확장되 었음에 그 차이가 있다(Kang, Nam, & Oh, 2019).
둘째, 병원이나 아동발달센터 등 병원 기반의 실습만 을 경험했던 연구참여자들은 지역사회 기반의 새로운 환 경을 경험하고, 실습 지도 관리체계와 분위기에서 차별 점을 느꼈다. 연구참여자들은 병원에서의 실습은 클라이 언트의 질환이나 장애에 초점을 맞추고 신체적인 기능의 향상을 위한 치료가 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 반면에, 방문재활 실습은 클라이언트의 욕구나 각자가 처한 환경 등을 고려하여 중재가 좀 더 클라이언트의 삶과 밀접하 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쉬운 점으로는 실 습 지도 선생님인 작업치료사의 임상경험이나 전문 지식, 역량에 따라 중재의 질이 달랐으며 치료 도구의 사용이 병원보다 제한적이었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실습 지도 관리체계 역시 실습 지도 선생님마다 상이하여 클라이언 트의 평가 및 중재 기회나 과제의 양도 실습생들마다 달 랐고, 실습 진행상황이나 과제 등의 공지가 제대로 이루 어지지 않아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반면, 연구참여자들 모두가 정형화되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분위기의 병원 실 습보다 방문재활 실습의 분위기가 편안했고 실습에 적응 하는 것이 쉬웠다고 여겼다.
실제로 지역사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방문재활은 의미 있는 활동인 작업이 가정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기 때문 에 작업치료사는 작업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클라이 언트의 욕구와 기능에 따라 개별화된 중재를 제공한다 (Cumming et al., 1999; Jang, 2020, Landi & Bernabei, 2003; Scott et al., 2019; Strong, Rigby, Stewart, Law, Letts, & Cooper, 1999). 따라서 방문재 활 작업치료사는 기능에 대한 직접적인 중재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의미 있는 활동을 파악하여 교육 및 상담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자원을 파악하고 연계하는 등의 역량 을 필요로 한다(Jang, 2020). 방문재활 작업치료사로서 학생들에게 이에 해당하는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경 우, 병원과 지역사회 내에서의 방문재활 중재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치료 도구나 방법보다는 클라이언트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작업에 중점을 두어 중재 계획을 수립하고 중재를 수행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시켜주어야 할 것으 로 사료된다. 또한, 방문재활 작업치료사 역시 이러한 점 을 파악하고 역량 강화에 보다 힘써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알아본 방문재활 실습은 연구참여자들의 학교 내에서도 처음 이루어졌으며, 그로 인해 실습 지도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반 면 연구참여자들은 가정이라는 공간 내에서 실습 지도 선생님과 클라이언트, 실습생들 간 편안한 분위기 속에 수월하게 라포를 형성할 수 있었고, 오롯이 클라이언트 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에 만족함을 보였다. 추후 방문재 활 실습 지도 시, 위와 같은 긍정적인 경험 및 보완해야 할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은 비교적 생소한 개념의 방문재활 실습 환경에 적응하고 처음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과정에 서 겪은 불안감과 걱정, 기대 및 호기심, 클라이언트와의 라포 형성에서 여러 가지 심리적 경험을 하고 있었다. 첫 임상실습 경험 시 실습생들은 대체적으로 생소함과 부담 감, 긴장감 및 두려움, 불안 등을 겪는다(Han & Jo, 1999; Moon, 1998).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들 역시 이 와 같은 심리적 경험을 하였으며, 기대감과 설렘을 갖기 도 하였다. 또한, 실습을 시작하고 환경에 적응해감에 따 라 클라이언트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스스로 대응 방 식을 고민하며 노력하는 등 적극적인 실습 참여 태도를 보이며 자연스럽게 라포를 형성하였다. 학생들이 임상실 습에서 긍정적인 심리적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교수나 실습 지도 선생님으로부터 존중과 지지를 받는 것이 필 요하며, 클라이언트와 실습 동료와의 관계 증진 역시 실 습 적응 과정에 있어 자신감과 동기부여에 중요한 요인 으로 작용한다(Kang, Nam, & Oh, 2019). 따라서 실습 을 지도하는 임상가들은 학생들의 이러한 심리적 상태를 이해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방문재활 실습 후, 연구참여자들은 지역사회작 업치료 분야에 대해 스스로 탐색해보고 작업치료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게 된 경험을 통해 예비 작업치료사로서 전문적으로 성장해나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작업치료사가 되기 위하여 학생으로서 배워 야 할 전문적인 지식 및 다양한 경험의 필요성을 인식하 게 되었고, 작업치료를 단순하게 기능적인 향상을 위한 치료로 생각하였으나 이러한 편견에 대하여 반성하고 재 정의하게 되었다. 또한,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의 재 활전문가로서 새로운 진로 방향을 고려해보게 되었고, 클라이언트에 대한 선입견과 좁은 시각이 실습을 통해 변화하고 확장되었음을 느꼈다.
이상과 같이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은 방문재활 실습이 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실무를 경험해보며 전문가 로서의 역량을 개발하는 기회를 가졌다. 재활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지역사회작업치료 및 방문재활 역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이기에 이에 따른 임상실습 역시 마련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내 작업치료 임상실습교육 시 실 습생이 경험할 수 있는 중재를 분석한 선행연구의 결과 를 살펴보았을 때, 방문작업치료를 전혀 다루지 않는다 는 비율이 84.8%를 차지하였다(Kim, Chang, Sook, Chang, & Hwan, 2017). 또한, 작업치료학과 실습생을 위해 임상실습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교육내용을 확 인하는 설문에서 방문작업치료는 실습생 수행 범위 내에 서 접할 수 없기 때문에 항목이 삭제되었다(Lee & Lee, 2022).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들이 기술한 긍정적인 경 험과 전문적인 지식의 향상, 작업치료에 대한 가치관 변 화에도 불구하고 선행연구의 결과들은 실습생에게 방문 재활의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제한적임에 따라 그 필 요성 역시 충분하게 고려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추후 방문재활 실습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반영되기 위 해서는 국내 임상실습 관련 연구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 져야 하며, 병원 기반이 아닌 지역사회 기반 실습 역시 확대되어야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교수 및 임 상가들의 지역사회작업치료와 방문재활에 대한 관심과 근거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나타난 미흡한 실습 지도 관리체계, 방문재활 작업치료 사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중재의 질 등의 문제점을 보 완하려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방문재활 실습은 학생들이 지역사회작업치료에 흥미를 가지고 지역사회 내 재활전문가로서 자신감을 가지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단일 교육기관 내 8명의 작업치료학과 학생 들을 대상으로 편의표집하여 개인적으로 기술한 경험을 분석한 것이므로 방문재활 실습 경험이 있는 전체를 설 명하기에는 다소 제한점이 있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이 모두 여학생으로, 남학생과의 경험에 차이가 있을 수 있 다. 마지막으로 방문재활 실습 회기가 총 5회기로 그 수 가 적어 충분한 경험이 어려웠던 부분이 제한점으로 여 겨진다. 그러나 방문재활 실습에 대한 사전연구가 부재 하며, 해당 교육과정을 다루는 학교가 부족한 실정에 따 라 본 연구를 통해 방문재활 실습의 중요성 및 필요성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였음에 그 의의가 있다. 본 연구 의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실습 교육과정에 방문재활 실습 을 포함하고, 학생들에게 지역사회작업치료에 대한 전문 적 지식을 제공하며 기존 실습지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방문재활 실습에 참여한 8명의 작업치료학 과 학생들이 경험한 것들에 대하여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은 방 문재활 실습 후 전공 지식의 확장과 기존 실습지와의 차 별화된 경험과 심리적 경험, 작업치료를 새롭게 생각하 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이 겪었던 방문재활 실습의 한계점으로는 체계적이지 않은 실습 지도 관리와 실습 지도 선생님인 작업치료사의 역 량에 따른 중재의 차이 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치료학과 학생들 대부분이 지역사회작업치료 및 방 문재활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의 향상, 편 안한 분위기 등의 긍정적인 경험을 기술하였다. 이는 방 문재활 실습이 작업치료사가 되기 전 방문재활에 대한 실무 경험 및 이론, 기술 등을 익힐 수 있는 중요한 사항 으로 고려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재활패러다임의 변화 에 따른 커뮤니티케어 및 방문재활에 대한 높은 관심과 그 필요성에 따라, 작업치료학과 학생들이 지역사회작업 치료 및 방문재활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습 득할 수 있도록 방문재활 실습이 정규 임상실습 교육과 정에 반영되고 확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