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뇌졸중은 뇌혈관의 출혈 또는 경색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뇌혈관 질환으로, 대부분 운동, 인지, 감각, 정 서 등에서 기능 저하를 초래하며 그에 따른 후유장애로 일상생활활동에서 본인의 역할을 수행 하는 것에 어려움 을 갖게 된다(Miller et al., 2010). 뇌졸중으로 인한 복 합적인 장애들은 개인의 활동과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 서 참여 제약을 초래하며(Singam et al., 2015), 발병 이전에 문제없이 생활했던 것과 달리 발병 이후 잔존 기 능, 장애 수준 등의 변화가 새로운 삶의 조건으로 작용하 여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갖게 된다(Simeone et al., 2015).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신체적 기능 저하와 부자연스러 운 모습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 되는 등 심리 사회적인 문제 또한 발생하게 된다(Lee et al., 2020). 그 중, 바뀌 어 버린 자신의 현재 상황으로 인해 부정적인 사회적 관 계를 경험하게 되며, 후유장애로 인한 경제적 손실, 변화 된 본인의 모습에 대한 심리적인 무력감과 수치심을 느끼 면서 우울감을 가장 많이 느끼게 된다(Karahan et al., 2015). Kim (2021)의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이후 나타 나는 다양한 장애 중 우울이 가장 대표적인 심리 장애로 서, 전체 뇌졸중 환자의 1/3에서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우울감을 가진 뇌졸중 환자는 일상생활의 많은 것들이 무가치하게 여겨지고, 의욕을 잃게 되어 재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 Lee, 2015). 그리고 불완전한 신체적 요인에 대한 걱정, 입원 등으로 인한 치료비 부담과 직장 복귀에 대한 어려움 등으로 인 하여 불안도 계속해서 증가한다(Kim et al., 2012). 불 안은 뇌졸중 발병 후 몇 년의 기간이 지난 후에도 지속되 며, 사회적 기능이나 질병의 예후, 일상생활활동에도 부 정적 영향을 미친다(Morris et al., 2013; Shimoda & Robinson, 1998; Stein et al., 2018).
따라서, 적극적으로 재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를 개 선할 수 있는 적절한 임상적 중재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재활치료 는 작업·물리·인지·연하·언어치료 등이 대부분이 며, 이러한 치료 구성은 신체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에 는 도움이 되지만 심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어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종합적 인 재활치료라고 보기는 어렵다(Jeon, 2018). 정신건강 의 문제, 특히 우울과 불안 등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대표 적인 중재법으로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인지행동치료의 핵심 가설은 실제 일어나지 않을 일을 자신에게 적용하 고 부정적인 의미를 확대 해석하는 부정적 자동적 사고 (automatic thought)와 잘못된 믿음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인지적 재구조화를 통해 우울 등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Choi, 2010; Kwon & Lee, 2001). 인지적 재구조화와 함께 행동적인 교정을 병행하게 되는데, 인지행동치료에서 주로 활용하 는 행동 치료적 방법에는 행동의 활성화, 사회기술 훈련, 자기주장 훈련, 역할극 등의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특히 행동의 활성화는 우울감을 가진 환자들은 목표지향적 행 동이나 즐거움을 주는 행동이 적고, 우울한 기분을 일으 킬 만한 행동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여, 특정한 상황에 따른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즐거움 및 성취감 을 주는 활동을 늘리는 체계적인 행동 치료적 개입을 제 공한다(Lee et al., 2016).
현재 많은 나라에서는 작업치료사를 대상으로 인지행 동치료의 실습과 사용법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으며, 불 면증 및 외상성 뇌손상 환자 등 여러 질환별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적용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 어지고 있다(Eakman et al., 2022; Steven et al., 2022). 이처럼 정신건강의 문제는 전체 작업치료사의 직 무로써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작업치료 학부 과정 중 정신과 작업치료 수업에서도 인지행동치료 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국외에서 뇌졸 중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적용한 사례들을 살 펴보면 프로그램 내용을 선정하는 방법에 있어 연구마다 구체적인 기준이나 일관성이 부족하며, 환자의 낙인효과 혹은 자조 프로그램 개발 연구에 국한되어 있다(Chun et al., 2020; Kootker et al., 2017; Liu et al., 2018; Nguyen et al., 2019). 국내 역시 뇌졸중 환자들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들이 많았지만 (An & Kwon, 2019; Kim, 2021; Kim et al., 2018; Oh & Hwang, 2017), 현재 임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작업치료의 약 70~80%가 주로 신체기능 및 구조에 중점 을 둔 치료를 하고 있으며, 정신건강에 대한 중재는 거의 드문 실정이다(Kim, 2018).
부정적인 생각을 교정하는 인지적 재구조화와 올바른 행동의 습관화를 목적으로 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작업치 료사가 뇌졸중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개발하여 적용하는 것은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활동 및 작업참여 향상에 효과적인 중재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통해 최종 도출된 항목들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 여 뇌졸중 환자의 정신건강 지원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 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1.연구 설계
뇌졸중 환자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개발을 위 해 델파이(Delphi) 기법을 사용하였다. 델파이 기법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 내용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사하고 종합하여 최종적으로 결론을 도출해 내는 높은 신뢰도를 가진 창의적 연구 방법이다(Lee, 2001). 양적 인 측정 방법으로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정책 및 사회 적 이슈에 대하여 전문가 집단의 의견과 판단을 얻고, 종합하여 집단의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기법이다(Lee & Moon, 2016). 본 연구에서는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구성 항목들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해 델파이 기법을 시행하였다. 연구 과정은 반개방형 설문 개발, 1~3차 델 파이 조사 순으로 진행하였다(Figure 1).
2.반개방형 설문 개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초안을 개발하기 위해 반개방 형 설문을 개발하였다. 델파이 설문은 개방형 설문지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론적 틀이 명확한 경우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설문을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개방형 설문은 추상적 요소들을 개념화함으로써 개 념의 이해를 돕고, 응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 이 있다(Lee & Jang, 2016). 본 연구자는 근거에 기반 한 설문을 구성하기 위해 문헌고찰을 실시하였다. 국외 논문은 Pubmed, CINAHL, Medline에서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stroke”으로 자료를 검색하였 고, 국내 논문은 DBpia, RISS, KISS에서 “인지행동치 료”, “뇌졸중”을 키워드로 하여 검색하였으며, 제목과 초 록 중심으로 검토하여 지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문헌들을 선정하였다. 구체적 포함기준은 1) 뇌졸중을 대상으로 한 연구, 2) 인지행동치료를 중재로 적용한 연구, 3) 원문보 기가 가능한 연구였으며, 배제기준으로는 1) 개별 실험 연 구(single subject design) 및 사례 연구(case study), 2) 연구대상자가 뇌졸중이 아닌 연구, 3) 독립변수가 인 지행동치료 중재가 아닌 연구, 4) 각각 영어 및 국문으로 작성되지 않은 연구, 5) 고찰연구, 6) 책 또는 일반 단행 본인 경우로, 데이터베이스 간 중복된 연구를 제외하였 다. 그 결과 국외 논문 5편, 국내 논문 1편, 총 6편의 문헌이 최종 선정되었다(Choi & Kim, 2022; Chun et al., 2020; Kootker et al., 2017; Lee et al., 2009; Liu et al., 2018; Nguyen et al., 2019). 최종 선정된 문헌들과 그 외 인지행동치료와 관련된 논문 및 전문 서 적(Antoni et al., 2007; Brown, 2012; Farmer & Chapman, 2008; Hope et al., 2010; Kwon, 2020; Lee, 2016; Mcmullin, 2008; Westbrook et al., 2011; Wright et al., 2017)의 내용 및 과정들을 참고하 여 1차 초안을 개발하였다. 인지행동치료의 구성 요소별 핵심 주제를 선정하고자 하였으며 구성요소에는 인지행 동치료에 대한 교육, 인지적 재구조화, 행동적 개입(이완 및 호흡 훈련, 사회기술 훈련, 행동 시행), 활동의 마무리 총 6가지의 구성요소로 작성하였다. 관련 주제로는 심리 교육, 소크라테스식 물음, 자기 점검, 근육 이완법, 스트 레칭 활동, 호흡 훈련, 감정 표현하기, 자기 의견 말하기, 문제해결 기술, 활동 수행 체크리스트 및 기록지 작성, 프로그램 참여 후 느낀 점, 미래의 긍정적인 삶 다짐, 일반화와 전이 기술 습득으로 구성하였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구성요소 및 관련 주제 를 제시하고, 자유로운 의견을 구하는 서술형 문항을 추 가하여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3.델파이 조사
뇌졸중 환자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최종 프로그램 개발 을 위해 2023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1차, 2차, 3차 델파이 조사가 진행되었다. Anderson (1997)과 Lee(1987)에 의하면 10명에서 15명 정도의 소수로 구성된 패널만으로도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고, Ewing (1991)은 평균 그룹의 오차를 줄이고 신뢰성을 최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명 이상의 패널이 필 요하다고 하였다. 선행연구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 델 파이조사 대상자는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정 신보건계열 작업치료 임상경력 3년 이상인 자, 작업치료 학과에서 정신사회 작업치료 관련 강의 및 연구 경험이 있는 교수들 중에서 10명을 선정하였다. 전문가들의 응 답은 모두 전자 우편을 통해 회수하였다. 1차 델파이 조 사는 반개방형 설문을 통해 얻은 전문가들의 답변을 바탕 으로 영역별 답변 사례의 유형화, 적합한 항목의 추출 및 범주화를 시행하였다. 프로그램 구성 요인의 이론적 근거와 논리적 연결성 등을 확인하여 유형화 하였으며, 실제 프로그램 운영의 적절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항목을 추출하였고, 최종적으로 유사한 분야들을 묶어 회기별로 구성하기 위해 범주화 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는 1차 델파이 조사의 답변을 바탕으로 설문을 제작하였으며, 각 항목에 대하여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구성 내용으로 서의 적절성을 묻기 위하여 리커트 4점 척도로 제시하였 다. 2차 델파이 설문에서 취합된 값을 정리하여 항목별 평균, 표준편차, 내용타당도(Content Validity Ration: CVR), 각 문항의 타당도(Item-level Content Validity Index: I-CVI), 안정도, 합의도, 수렴도를 산출하였다. 3차 델파이 설문에서는 2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항목에 대해서만 의견 을 구하였고, 취합된 값을 정리하여 최종적으로 모든 항 목의 평균, 표준편차, CVR, I-CVI, 안정도, 합의도, 수렴 도를 산출하였다.
4.자료 분석
문항의 내용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Lawshe (1975) 가 제시한 내용타당도의 비율(Content Validity Ratio: CVR)을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CVR은 참여 전문가의 수 에 따라 최소값이 결정되는데 전문가 10명의 기준에 따 라 CVR값 0.62를 타당하다고 보며, 최소값 이상이 되었 을 때 문항에 대한 내용타당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Lee, 2001). 높은 수준의 검증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CVR과 함께 I-CVI (각 문항의 타당도)를 사용하였다. I-CVI는 각 문항에 대한 내용타당도를 전문가 패널이 평가하는 것이다. 각 문항의 관련성 정도를 평가하기 위 하여 전문가 패널에게 4점 척도를 제시한다. 전문가가 3점(적절) 또는 4점(매우 적절)에 응답한 문항의 경우 1 점을 부여하고, 1점이나 2점에 응답한 문항의 경우 0점 을 부여한다(Oh et al., 2022). 전문가 10명의 기준에 따라 I-CVI값 0.78 이상을 타당하다고 판단한다(Lee, 2001). 반복되는 문항의 설문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의 응답 차이가 적어 응답의 일치성이 높을 경우 안정도가 확보되었다고 보는데, 이는 변이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로 측정한다. 변이계수는 각 문항의 표준편차 를 산술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변이계수가 0.5 이하인 경우에는 추가적 설문이 필요 없으며, 0.5~0.8인 경우 비교적 안정적, 0.8 이상인 경우에는 추가적인 설문이 필요하다(Lee, 2001). 전문가들의 의견이 수렴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합의도, 수렴도를 분석하였다. 합 의도는 0.75 이상, 수렴도는 0.5 이하일 때 패널 간의 의견이 합의되었음을 의미한다(Im et al., 2012). 합의도 가 클수록 전문가 의견의 합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 하고, 합의도가 0.75 이상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 으로 본다(Kang, 2008). 수렴도는 의견이 한 점으로 수 렴할 때 0의 값을 가지게 되며, 편차가 클수록 값이 커지 고 일반적으로 0.5 이하일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 로 본다(Kang, 2008; Lee, 2001). 본 연구에서도 수렴 도가 0.5 이하인 문항들을 선별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1.연구 패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의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집단의 일반적 특성 은 다음과 같다. 여성이 7명(70%), 남성이 3명(30%) 이 었으며, 연령은 40세 이상 45세 미만(60%)이 가장 많았 다. 최종학력은 박사 7명(70%), 석사 2명(20%), 학사 1 명(10%) 순으로 나타났으며, 거주 지역은 부산·대구·경상이 4명(40%)으로 가장 많았다. 임상 및 교육 경력은 15년 이상이 5명(50%)으로 가장 많았고 10년 이상~15 년 미만이 3명(30%), 5년 이상~10년 미만이 1명(10%), 3년 이상~5년 미만이 1명(10%)으로 나타났다. 직업은 교수 7명(70%), 작업치료사 2명(20%), 기타 1명(10%) 순으로 나타났다(Table 1).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 of Expert Groups (N = 10)
2.1차 델파이 조사 결과
반개방형 설문지를 개발한 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의 구성요소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에 의한 의견 을 구하기 위해 1차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회수율은 100%로 나타났으며, 각 전문가 집단에서 수집된 반응을 근거로 문항 삭제, 명칭이나 내용 수정, 추가, 통합의 분 류로 나누어 기준을 정리하였다. 전문가 의견 취합 후 연구자와 지도교수가 함께 토의를 거쳐 최종 6가지 구성 요소, 16가지 항목으로 정리하였다(Table 2).
Table 2.
First Delphi Survey Item Based on Semi-open Survey Results
3.2차 델파이 조사 결과
2차 델파이 조사는 전문가들이 1차 델파이 조사에서 제시한 의견을 토대로 하여 내용을 구성한 후 실시하였 다. 구성 요소별로 리커트 4점 척도로 제시하였으며, 2차 델파이 조사에서 도출된 값을 정리하여 평균, 표준편차, CVR, I-CVI, 안정도, 합의도, 수렴도를 산출하였다. 산출 결과 모든 기준값을 만족한 항목으로는 ‘부정적 생각과 행동에 대한 목표지향적 교육 / 보호자 교육 / 소크라테 스식 물음 / 자기 점검 / 긍정적, 부정적 감정 표현하기 / 문제해결 기술 / 활동 수행 체크리스트 관리 / 활동 수행 기록지 작성 / 느낀 점, 미래 삶 다짐 / 일반화, 전이 기술 습득’으로 나타났다. 그 외 몇 가지 항목에서 합의도 가 기준에 미달 되었으나 델파이 연구 특성상 연구를 진 행하면서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으로 보고, 2차 델파이 조사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항목에 대하여 3차 델파이 조사 때 의견의 합의와 수렴도를 재측정하였다(Table 3).
Table 3.
Second Delphi Results
4.3차 델파이 조사 결과
2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항목에 대해서만 재평가를 실시하였고, 3차 델파이 조사에서 수집된 값으로 평균, 표준편차, CVR, I-CVI, 안정도, 합의도, 수렴도를 산출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 결과에서 합의도의 기준에 미달 되었던 한가 지 항목이 추가적으로 기준에 도달하였으며, 16개의 항 목 모두 CVR 최소값 0.62 이상, I-CVI 0.78 이상으로 분석되었으므로 타당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어 삭제한 항목은 없었다. 최종적으로 3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통해 16개 항목이 적합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문가 패널들 의 응답 일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안정도는 모든 항목 0.5 이하로 분석되어 추가적으로 진행할 설문은 필 요 없음으로 판단하였다. 최종 문항에 대한 결과는 다음 과 같이 정리하였다(Table 4).
Table 4.
Third Delphi Results
5.연구자 합의를 통한 최종 프로그램 완성
3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프로그램 항목 을 완성한 후 연구자 간의 토의 과정을 거치고, 프로그램 을 사용하게 될 임상가들의 효과적 사용을 위해 영역별, 각 회기별 내용의 재조직화와 사진 및 설명 등 구체적인 예시, 활동 등을 추가하여 최종 뇌졸중 환자를 위한 인 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완성하였다. 선행연구에 근거하 였을 때, 단순한 우울 및 불안장애 등의 경우 5~10회기 사이가 적절하며, 보다 만성적 질환을 가진 경우 20회 기 전후의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하여 (Wright et al., 2017) 본 연구에서도 총 20회기의 프로 그램을 구성하였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인지장애 가 있는 경우 참여하기 어려우므로, 본 연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 적용 대상자는 인지장애가 없는 뇌졸중 환자 (MMSE-K 점수 기준 24점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하였 다. 본 연구의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왜곡된 부정적 자동적 사고와 신념들을 참여 과정 동안 교정할 수 있는 인지적 재구조화 활동, 감정과 행동양식의 변화를 유도 할 수 있는 행동치료 기법 등에 관련된 내용들을 토대 로 환자가 스스로 작성하는 워크시트 활동과 행동적 기법 훈련, 그에 대한 치료사와의 피드백, 대화로 진행되었다. 1~3회기는 도입 단계로 뇌졸중과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4~17회기는 전개 단계 로 인지적 재구조화 및 행동적 개입을 시행했다. 18~20 회기는 종결단계로 배운 기술을 다시 한번 익히고, 종 결기록지를 작성하며 마무리하는 단계로 구성하였다 (Table 5).
Table 5.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고 찰
뇌졸중 환자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체계적 으로 개발하기 위해 정신건강관련 작업치료사로 근무하 고 있는 임상가, 관련 전공을 강의한 경력이 있는 교수 등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자문을 받아 델파이 조사를 진행하였다. 최종 개발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의 6가 지 구성요소는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교육, 인지적 재구 조화, 행동적 개입-이완 및 호흡 훈련, 행동적 개입-사회 기술 훈련, 행동적 개입-행동 시행, 활동의 마무리’였다. 각 구성요소 별 관련 주제를 16가지로 정리하였고, 이 주제들을 바탕으로 하여 총 20 회기의 인지행동치료 프 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교육 부분에 는 뇌졸중과 치료 개념에 대한 설명 및 시행 방법 교육, 부정적 생각과 목표지향적 교육, 보호자 교육이 포함되 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인지행동치료의 개념 및 시행 방법을 문서로 작성하여 제공하고, 인지행 동 관련 도서를 추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 있 었으며, 이론적 내용뿐만 아니라 환자의 생각이 그의 행 동과 감정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목표지향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 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내용을 구성하였다.
인지적 재구조화에는 소크라테스식 물음과 자기 점검 이 포함되었으며, 자기 점검을 위해 사고 기록지를 적극 적으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사고 기록지는 실제 프로그 램 6회기에 작성하는 법을 배우게 하였으며, 이후 행동적 인 교정이 시행되는 회기에도 매일 작성하게 하였다. 이 는 자신에게 나쁜 감정을 느끼게 한 상황, 그때 든 생각, 감정을 서술해 보며 자신에 대해 파악하고, 합리적이거 나 대안적인 방법으로 인지적 재구조화를 유도하기 위함 이었다. Feng 등(2012)은 우울증을 가진 환자들이 인지 행동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각 회기마다 과제를 제시 받고, 습득된 기술을 활용해 재구조화된 생각, 대안적인 사고를 찾아 자신이 가진 인지적 오류를 수정하여 일상생 활에 적응하도록 돕고 재발 위험을 줄여준다고 하였으며, Na와 Kim (2012)의 연구에서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스 트레스 상황에서의 감정을 적어보도록 하고, 스스로 감 정에 대한 점수를 매겨보는 과정을 거치며 합리적인 사고 로의 전환을 만들어 냈다고 보고했다. 매일 사고 기록지 를 작성하며 자신의 왜곡된 사고와 부정적 감정에 대해 자기 점검을 하게 된다면 점차 긍정적인 생각으로의 전환 을 스스로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대부분의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인지적 재구조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행동적 기법은 이완 및 호흡 법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자는 실제 병원에 입 원해 있는 뇌졸중 환자의 재활에 도움이 되고자 이완 및 호흡법뿐만 아니라 행동적인 교정도 중요한 부분으로 구 성하였다. 이는 뇌졸중 환자들이 발병 후 신체기능의 저 하로 인한 일상생활에서의 독립성 및 사회적 참여 제한으 로 정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Kim & Shim, 2015), 실제 전문가들의 자문에서도 행동적 기법을 강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 행동적 개입의 방법으로 첫 번째, 이완 및 호흡 훈련을 사용하였 다. 점진적 근육 이완법, 호흡, 스트레칭, 명상 등의 행동적 기법들을 사용하였으며, 이러한 방법들을 배운 이후 매일 병행하도록 하였다. Conrad와 Roth (2007)는 신체의 근육들을 순차적으로 긴장시킨 뒤 이완하는 점진적 근육 이완법을 꾸준히 연습하면 몸이 긴장되고 불안함이 느껴 질 때 의식적으로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게 된다고 하였 고, Choi와 Song (2021)은 인지행동치료에 명상을 적 용하면 긍정적 판단과 인식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정신건 강의 안정성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Schroder 등(2013)은 호흡 이완훈련은 스트레스 반응과 상반되는 반응을 유도해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더 잘 조절하도록 하고, 통증 민감성을 감소시키며,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 하여 스트레스 반응과 신체적 긴장을 감소시키는 데에 효과적이라고 하여 본 연구의 프로그램 내용을 뒷받침해 주었다.
또 다른 행동적 개입 방법으로 사회기술 훈련과 주별 활동 계획 짜기를 포함시켰다. 사회기술 훈련으로 긍정 적 경험 쌓기, 내 생각 평가 및 반전, 자기주장적 의사소 통, 문제해결 기술 연습 등의 활동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활동은 환자들의 입원 생활 중 감사한 일을 찾아보게 만 들며, 부정적인 감정을 어느 정도로 느끼고 있는지를 스 스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자기주장적 의사 소통의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배우고, 감정을 효과적으 로 전달하고, 올바른 욕구 및 감정표현을 하는 방법을 통해 간병인이나 가족들, 주변 환자들, 치료사와의 관계 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주별 활동 계획은 정적 강화를 가진 활동이 너무 낮은 빈도로 일어나면 우울감을 야기할 수 있다는 Lewinsohn (1974)의 보고를 고려하 여, 환자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난이도의 활동이나 즐 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위주로 치료사와 상의 후 계획하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뇌졸중을 실제 경험한 글쓴이의 수필 일부 내용을 통하여 저자와 마음을 공감하 고, 대처카드 전략 만들기를 통해 프로그램을 통해 배웠 던 기술들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복습하며, 프로그램 초 반에 세웠던 계획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해 보는 종결기록지를 작성하며 긍정적인 삶의 다짐하면서 마무리하도록 구성하였다.
내용을 종합하면, 본 연구에서 개발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부정적 사고를 교정할 수 있는 인지 재구조화 활동, 감정과 행동의 변화 및 신체 교정을 유도하는 행동 치료 기법 등의 방법이 포함된 프로그램이다. 뇌졸중과 같이 신체장애로 인해 정신적인 어려움을 가진 경우, 일 반적인 심리치료 이외에 재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역할을 가장 효율적으 로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작업치료사라고 사료된다. 실제 경골 절골술 후 발생한 통증과 불안을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례(Hara et al., 2023), 뇌졸중 환자들의 피로와 불면증이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완화된 사례(Nguyen et al., 2019), 무릎 골관절염 환자 들에게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여 통증 및 일상생활의 올 바른 습관을 형성한 사례(Murphy et al., 2018) 등을 살펴보면 작업치료사가 인지행동치료를 일반적인 심리 전공자들과 어떤 부분에서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앞선 선행연구들에서 작업치료사들은 대상자들 에게 목표 있고, 가치 있으며 필요한 활동에 대한 참여를 늘리기 위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환자들의 의미 있는 활동 및 참여를 중점적으로 고려하여 임상 환경에서 뇌졸중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인지행동 치료를 고안하였으며, 이 프로그램이 작업치료의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전문가 집단은 정신과 작업치 료 임상가 혹은 정신사회작업치료 교육 경력이 있는 교수 로, 전문성이 충분하다고 사료되며, 전문가적 관점이 반 영되어 개발된 본 연구의 프로그램은 신뢰할 만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전문가들의 응답과 각 항목별 CVR, I-CVI, 안정도, 합의도, 수렴도 등의 기준에 따라 최종 항목을 도출해 내었으므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고, 환 자들이 작성할 수 있는 워크시트를 구체적으로 개발하여 뇌졸중 환자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의 첫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결 론
뇌졸중 환자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작업치 료적 관점에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 였으며, 각 항목에 대한 전문가들의 합의를 도출하였다. 최근 외국의 연구 경향들을 살펴보면 전화 기반의 인지행 동치료(TCBT), 인터넷 기반의 인지행동치료(ICBT), 자 조 프로그램(Self-CBT) 등에 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좀 더 광범위하게 확대된 접근법을 사용하여 입원 뇌졸중 환자뿐 아니라 재가 뇌졸중 환자 및 그 외 질환을 가진 환자들까지도 대상자를 확대하여 더욱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현재 뇌졸중 환자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체계적인 개발 연구가 없던 상황에서 임상에서 치료사들 이 재활치료 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본 연구를 통하여 인지행동치료가 작업 치료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중재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