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Ministry of Legislation, 2022)의 목적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및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있는 사람에게 통합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생애주기에 따라 장애유형·장애정 도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실시하여 이들이 자아실현과 사회통합을 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28조에서는 교육감은 특수교육대상자에게 필요한 경우 작업치료, 물리치료 등 치료지원을 제공해 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이 경우 특수교육대상자의 장애유형과 장애정도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지원이 제공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제정으로 치료지원의 개념이 도입되어 작 업치료사가 특수교육 관련서비스 전문가로서 교육 시스 템에 포함되게 되었다(Kim & Kim, 2011; Lee, 2011). 이를 학교기반 작업치료사(school-based occupational therapist)라고 한다.
학교기반 작업치료(school-based occupational therapy)는 장애아동과 청소년이 공교육에 제약 없이 평 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작업치료를 통해 발달적, 교정적, 지지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Maruyama, 1997). 작 업치료 실행체계(Occupational Therapy Practice Framework: Domaina nd Process Fourth Edition; OTPF-4)에서 교육은 중요한 수행영역으로 읽기, 쓰기, 수학 등의 수업참여를 의미하는 학업과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등을 포함하는 비학업,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의 과외활동, 직업전교육 및 직업교육 등이 포함되며, 주어 진 환경에서 학습 참여에 필요한 활동을 말한다 (American Occupational Therapy Association, 2020). 따라서 학교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는 아동 및 청소년의 전반적인 학업과 기능적인 활동을 촉진하여 학 생에게 의미 있는 작업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Pyo, 2012).
학교기반 작업치료가 먼저 시작된 미국의 경우, 미국 장애인 교육법(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Education Act; IDEA)은 장애아동은 최소 제한 환경(Least Restrictive Environment; LRE)에서 무상으로 특수교 육을 지원하며 비장애아동과 최대한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Bazyk & Case-Smith, 2010). Bossell과 Cermak (2015)은 학교기반 작업치료사는 일반교육환경의 유니 버설 디자인 컨설팅 제공 및 환경수정 제공을 하며, 특수 교육이 필요한 대상자들을 위한 평가 및 치료지원, 개별화 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lan; IEP) 팀 구 성원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학교 안·밖에서 필요 한 활동에 참여하고 나아가 직업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조기술(assistive technology), 관련 전문가 교육과 상담, 정책 옹호 등 학생의 전반적인 학업과 기능을 성공 적으로 촉진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2022년 미국작업치 료사 협회(AOTA)에서는 미국 물리치료사협회(APTA), 미국 언어청각협회(ASHA)와 학교기반 실행에서의 전문 가 간 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을 내고, 학교기반 실행에 있어 학생, 부모, 교사뿐 아니라 관련서비스 제공자가 함 께 협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학교기반 작업치료는 2005년 특수교 육진흥법의 시행으로 특수학급 및 특수학교에 치료교사 로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제정으로 치료교육이 아닌 특수교육 관련서비스로 치료지원의 개념이 도입되어(Lee, 2011), 2013년부터는 유초중고 전과정으로 전면 시행이 이루어 지고 있다. 특수교육 관련서비스의 역사는 20여년 가까 이 되었으며, 치료지원의 내용은 작업치료, 물리치료, 언 어치료, 청능훈련, 심리치료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장 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11조에 의하면 특수교육지 원센터는 시·도 교육청, 하급교육행정기관이나 특수학 교, 특수학급이 설치된 일반 초·중·고등학교 또는 관 할 지역의 관공서(장애인복지관을 포함한다) 등 특수교 육대상자를 비롯한 지역주민의 접근이 편리한 곳에 설치 하여야 한다. 현재 치료지원은 특수교육지원센터나 치료 비용 지원(바우처)제공 등을 활용한 사설센터 등을 통해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기반 작업치료사는 특수교 육지원센터 내 작업치료실로 방문한 아동에게 치료지원 을 하거나 학교로 방문하여 순회치료를 제공한다(Jeong, 2009). Lee 등(2015)의 연구에서는 학교기반 작업치료 사가 주로 치료하는 대상은 뇌성마비, 지적장애, 자폐스 펙트럼장애아동이 가장 많았으며, 특수학급 순회와 1:1 개별치료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학교작업치료 계획, 상지기능 증진하기가 직무분석에서 중요도와 수행빈도 가 높게 나타났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학교기반 작업치 료사는 여전히 의료모델에 가까운 중재모델을 사용하고 있다(Kim & Kim, 2010; Kim & Kim, 2011).
Hong 등(2020)의 연구에 따르면 17개 교육청에 정보 공개 포털을 통해 74명의 작업치료사가 특수교육지원센 터에 근무하고 있다고 하였다. 2023년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전국 197개의 특수교육 지원센터에는 영역별 집 계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작업, 언어, 미술, 음악치 료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치료사가 302명 배치되어 있 다.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치료사 고용과 지원하는 방식은 시도별 교육청 지침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서울, 부 산, 대구, 광주에서는 치료사가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Ministry of Education, 2023).
치료지원 도입 이후 치료지원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 가하였으며, 학부모가 치료지원 제공장소로 학교 밖의 기관보다 학교 내를 더 선호하는 요구가 있지만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Ministry of Education, 2013). 2007년 이후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로 기틀이 마련되었지만 교육 체계 내에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점점 학교 밖으로 내몰 리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공교육 내에서 교사와 치료 사가 협력적인 팀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인적 및 물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업무 매뉴얼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Park et al., 2010; Yang & Heo, 2011).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의 선행 연구는 2010년 근무환경 및 직무만족도에 대한 조사, 특수지원센터와 학교에 기반을 둔 학교작업치료 실태조 사(Oh & Kim, 2010; Kim & Kim, 2010)가 있다. 하지 만 20년 가까이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 료사가 맡고 있는 업무 등에 대한 직무역할에 대한 연구 는 부족한 실정이다.
현상학적 연구는 특정 현상을 경험한 연구대상자들의 개별적 경험에서 그 현상의 보편적 경험 본질을 이해하고 경험의 구조를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특수교육지원센터에 근무하는 학교작업치료사를 대상으로 실제 환경에서 겪은 학교작업치료 경험을 그대로 이해하 고, 공통의 의미를 기술하여 학교기반 작업치료사의 직 무역할을 정립하고 이를 토대로 학교기반 작업치료사의 업무 매뉴얼을 개발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1.연구대상자 및 자료 수집
연구대상자는 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 무하고 있는 작업치료사 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 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 Table 1과 같다. 모든 연구대 상자에게 사전에 연구의 목적 및 연구 과정에 대해 충분 히 설명하였고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동의를 받았다. 아 울러 소정의 연구 참여비를 지급하였다. 연구의 모든 과 정은 원광대학교 IRB 위원회 심의를 통해 승인받았다 (IRB No. WKIRB-202404-SB-018).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2.연구 주제 및 질문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작업치료사의 근무 경 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하여 연구자의 사전 회의를 통해 4개의 질문 가이드라인을 구성하였다(Table 2). 질문 구 성은 특수교육 지원센터에서의 작업치료사로써의 역할, 각 업무 절차 과정, 함께 일하는 팀 구성원에 대해 질문하 였고, 그 외에 작업치료사로써 역량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과 직무와 관련된 자유로운 주제에 대해 인터뷰하였다.
Table 2.
Interview Guidelines
3.연구절차
연구절차는 우선 1차 그룹인터뷰(FGI)를 실시하고 인 터뷰 내용을 모두 전사하였다. 전사한 스크립트를 바탕 으로 연구진으로 구성된 전문 위원회에서 의미단위 및 구성요소를 정의하였다. 이후 텍스트마이닝 분석을 통해 단어빈도수, 주요 토픽, 단어 간 중심연결성을 분석하여 이를 휴리스틱 판단 보조도구로 활용하였다. 이를 바탕 으로 2번째 전문 위원회에서 의미단위 및 구성요소를 수정 하였고 중심 주제를 도출하였다. 추가적으로 불명확한 인 터뷰 내용에 대해 확인하고 전문가 위원회에서 도출된 내용이 임상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차 FGI를 실시하였다. 마지막 전문위원회 토의를 통해 최 종 의미단위, 구성요소, 중심주제를 확정하였다(Figure 1).
4.텍스트 마이닝
토의 내용 텍스트의 의미 있는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 하기 위하여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진행하였다. 모든 데 이터 전처리 및 분석은 Python을 사용하였고, numpy, pandas, matplotlib.pyplot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였다. 데이터 전처리 과정은 텍스트를 단어 단위로 토큰화하였 다. 한국어 명사 추출을 위해 KoNLP (Korean 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사용하였고 Table 3과 같은 단어를 불용 처리하였다. 아울러, 의미 있는 토픽모델링 을 위해 출현 빈도수는 높으나 직무와 관련되지 않고 단 순히 대상자를 지칭하는 단어를 이차적으로 추가 삭제하 였다. 이차적으로 삭제한 단어는 ‘선생님’, ‘학생’,‘아 이’,‘교사’,‘친구’가 있다.
Table 3.
List for Stopwords
토픽모델링
각 대상자의 한 번의 대화를 하나의 텍스트로 간주하 였고, 총 74개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LDA (Latent Diriclet Allocation)방법을 통해 토픽모델링 분석을 하 였다. 데이터 시각화를 위해 pyLDAvis 라이브러리를 사 용하였다. 최적의 토픽 개수를 알아보기 위해 정합도 지 수를 계산하였고 λ값이 0.6을 기준으로 토픽의 키워드를 해석하였다(Sievert & Shirley, 2014).
5.질적연구방법
연구절차는 Giorgi & Giorgi (2003)의 질적 연구절 차에 따라 진행하였다. 토의 내용의 중요의미 분석을 위 해 5명의 연구자가 토의 스크립트를 여러 번 읽고 대화의 문맥과 화자의 의도를 분석해내고자 하였다. 면담 스크 립트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각자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토의를 통해 세부적 의미 단 위를 도출하였다. 그 다음 각 연구대상자가 다르게 표현 한 같은 의미의 용어에 대해 통일된 학문 용어로 전환하 였다. 그 다음 텍스트마이닝의 결과를 참고하여 추가 토 의를 통해 최종 의미 단위, 구성요소 및 중심 주제를 정의 하였다.
분석과정의 타당성과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Guba 와 Lincoln (1981)의 세 가지 기준을 적용하였다(Lee & Kim, 2014; Shin, 1996). 기준으로는 사실적 가치, 적용성, 일관성 및 중립성이 있다(Guba & Lincoln, 1981). 첫째, 사실적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서 대상자로 부터 인식된 직무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였고 대상자 의 표현과 설명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였 다. 둘째, 적용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지역에서 근 무하고 있는 대상자를 섭외하였고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직무 역할에 대해 청취하였다. 셋째,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연구 방법, 인터뷰 과정, 자료 분석과정의 분명한 자취(decision trail)를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감사성 (auditability)이 확보되도록 하였다. 넷째, 중립성을 유 지하기 위하여 연구자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반응 을 최소한으로 하며 경청하였다. 이로써 연구자의 주장 을 판단중지(epoche)하고 편견에서 벗어나는 중립적인 자세로 토의 내용을 분석하고자 노력하였다.
연구 결과
워드 클라우드 분석 결과는 다음 Figure 2와 같다. 가장 빈번히 언급된 단어는 치료, 업무, 지원, 선정, 센터, 평가, 진행, 꿈이든카드, 학교, 신청 등이 있었다(Table 4).
Table 4.
The Frequency of Words Mentioned in Interview
Word | Frequency | Word | Frequency | Word | Frequency | Word | Frequency | Word | Frequency |
---|---|---|---|---|---|---|---|---|---|
Therapy | 178 | Client | 39 | Inspection | 22 | Daily log | 17 | After school | 14 |
Duty | 96 | Devices | 37 | Plan | 21 | Region | 16 | Addition | 13 |
Support | 91 | Institution | 36 | Check | 20 | Continue | 16 | Periods | 13 |
Selection | 72 | Special Education | 35 | Purchase | 20 | Committee | 16 | Choice | 13 |
Center | 71 | Assistive Technology | 35 | Work | 9 | Consultation | 16 | Class schedule | 12 |
Evaluation | 71 | Diagnosis | 29 | Operation | 19 | Criteria | 16 | Management | 12 |
Process | 64 | Occupational Therapy | 26 | Team | 19 | Area | 15 | Site inspection | 12 |
Voucher Card* | 53 | Rental | 26 | Rarely | 18 | Budget | 15 | Application form | 12 |
School | 51 | Semester | 25 | Use | 17 | Rank | 15 | Issuance | 12 |
Application | 51 | Different | 22 | System | 17 | In Charge | 14 | Document | 12 |
토픽모델링 분석 결과 최적의 토픽의 수를 결정하기 위하여 정합도 지수를 산출하였고, 토픽의 개수가 6개일 때와 3개일 때 토픽 내 유사도가 가장 높아지는 것을 확 인하였다(Figure 3-A). 토픽 내 단어들을 검토하여 최종 적으로 3개의 토픽을 산출하였다(Table 5). 첫 번째 토픽 은 전체 토큰의 48.9%를 차지하고, 토픽의 이름은 ‘대상 자 선정 및 계획’이라고 명명하였다. 두 번째 토픽은 전체 토큰의 28.7%를 차지하고, ‘치료’ 라고 명명하였다. 마지 막으로 세 번째 토픽은 전체 토픽의 22.5%를 차지하고, ‘보조기기 신청 및 관리’라고 명명하였다(Figure 3-B).
Table 5.
Word List for Each Topic
네트워크 중심성을 분석한 결과는 Figure 4와 같다. ‘치료’, ‘지원’, ‘업무’, ‘선생님’, ‘학교’, ‘센터’, ‘선정’, ‘진행’, ‘아이’, ‘신청’, ‘학생’, ‘평가’, ‘대상자’ ‘특수교육’ 등이 연결 중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4).
워드 클라우드 분석에서 산출한 직무 관련 단어를 중 심으로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총 18개의 의미 단위가 도출되었다(Table 6). 의미 단위는 다시 7개의 구성요소 (치료지원, 상담, 치료 관련 문서화, 치료대상자 진단평 가, 보조기기 대여, 바우처 관리, 기타행정업무)로 구분 되었다. 토픽모델링에서 선정된 3개의 토픽을 중심으로 구성요소를 아우를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였고, 최종적 으로 치료 진행, 치료대상자 진단평가, 행정업무 3개의 주제로 정의되었다(Table 6).
Table 6.
Meaning Units on Role of Occupational Therapists in Special Education Support Center
1.작업치료사의 직무 1: 치료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의 직무 중 하나는 ‘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거점센터 내에서 치료하기도 하고, 학교나 가정으로 방문(순회) 치 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치료와 관련하여 학생의 담임선생님 또는 부모님과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 였다. 선생님 상담 시 협력적인 수업을 구성하기 위한 논의를 주로 하였고, 부모님 상담 시에는 치료의 진행 상황 또는 아이의 진학과 관련된 기타 다양한 상담을 제 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치료 관련 다양한 문서 기록에 대한 직무가 있었는데, 치료계획서, 개별화 평가서, 학기별 평가서, 치료일지 등을 작성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치료(내방 치료와 가정 및 학교 방문 치료)
2.작업치료사의 직무 2: 치료대상자 선정
작업치료사는 특수교육지원센터 내에서 특수교육대 상자 중 치료대상자를 진단평가하거나 치료대상자를 선 정하는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료대상자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 인지, 일상생 활, 시지각, 감각, 균형감각 등의 영역에 평가를 시행하고 있었다. 지역에 따라 치료지원대상자 선정 의사결정 과 정의 역할이 다소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 서는 아동의 각 영역 기능을 평가하여 직접 치료지원대상 자를 선정하기도 하고, 다른 지역의 경우 치료지원 대상 자 선정을 위한 행정적 처리의 역할만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대상자 선정
“저희 같은 경우에는 특수교육 대상자를 선정하 는 거랑 치료지원대상자를 선정하는 업무가 특수 교 사랑 치료사로 업무가 분리되어 있어요. 그래서 특 수교육 대상자는 특수 교사가 하고 치료 대상자는 저희 치료사들이 선정해서 뽑거든요(경남지역).”
“신청서를 받고 (치료) 영역별로 신청하면 저희가 진단평가 기준이 정해져 있거든요. 그래서 5개의 평 가를 하거든요. 인지 평가(MOCA-K), 일상생활평 가(WeeFIM), 시지각 평가(DTVP), 감각 평가 (SSP), 그리고 균형능력평가(PBS) 또 있는데... 5개 평가를 통해서 이제 점수를 내서 순서를 정해서 치 료 전 대상자를 뽑고 있고요(경남지역).”
3.작업치료사의 직무 3: 행정업무
작업치료사는 그 외에도 다양한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행정업무에는 보조기기 대여, 바우처 관리, 체 험학습 관련 행정, 치료 관련 공문 작성, 보도자료 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보조기기 대여 업무에는 보조공학기기 대여 신청을 받고 대여를 진행해주며, 이 후 사용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조공학위원회 위원으로서 학생의 기능 수준에 적합한 보조기기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였다. 바우처 관리 업무 에서는 바우처 기관을 선정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 고, 바우처 대상 학생을 선정 및 관리하는 관련 행정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치료계획서 및 결과서 발송, 치료대상자 선정 명단 발송, 치료시간표 발송, 기타 신청 접수 알림 발송 등의 다양한 공문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보조기기
“키세넷이라는 홈페이지에서 그래서 지역마다 보 유하고 있는 물품을 신청을 받아서 그 사이트에서 그 학생이나 교직원 선생님들이 대여신청을 해서 1 년 단위로 쓸 수도 있고 아니면 반년 단위로 쓰는 것도 가능은 하고요. 대신 상담으로 어떤 기계가 필 요하고 어떤 용도로 써야 되는지 관련해서는 학부모 님도 교사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그런 거 관련해서는 유선 상담도 하고 있고. 그 다음에 수요 조사가 들어오면은 그 물품을 필요에 의해서 진단평가 협의해서 같이 의논을 해서 이 학생한테 이 기기가 필요한지 판단이 되면 구매해주는 것까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바우처기관 및 대상자 관리
“저희가 3월에 방과 후 수요 조사라고 해요. 그래 서 가정통신문이 나가면 이 학생이 교내 방과 후를 할 건지 아니면 꿈이든 카드를 할 건지 아니면 특수 교육 지원센터 치료지원을 할 건지 그다음 종일 반 이나 돌봄을 할 건지 선택할 수 있게 돼 있거든요(경기지역)”
기타 행정업무
“현장 체험학습비 교부는 사실 치료랑은 사실 관 련이 없는 거긴 한데 제가 서비스 지원팀에 묶여 있다 보니까 업무 분장을 하다 보면 다른 행정적인 업무를 부가적으로 맡게 돼요. 현장 체험학습비 교 부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거는 기초생활수급자 특수교육 대상자 중에 기초생활 수급 학생들한테 지 원되는 거고 그냥 신청을 받아서 학교로 필요한 금 액만큼 교부해 주는 걸 하고 있어요.”
특수교육지원센터 내 작업치료사와 함께 근무하는 다 른 직역에 대해 추가적 조사를 한 결과 모든 치료사가 특수교사(유초중고) 및 장학사와 일하고 있었고, 그 다음 으로 응답자의 60%는 언어치료사, 행정실무사 및 교육 복지사(사회복지사)와 함께 일한다고 하였다. 그 외에도 심리상담가(40%), 임상심리사(20%), 운동재활전문가(물 리치료사, 20%)와 함께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5).
고 찰
본 연구는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 사의 직무역할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이다. 특수교육지원 센터에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의 인터뷰 내용을 텍스트마 이닝과 질적연구를 바탕으로 치료 지원, 치료대상자 선 정, 행정업무 등 총 3개의 직무역할이 도출되었다. 또한 직무에 대한 의미단위 18개와 구성요소 7개를 도출하였 다. 교육환경에서 작업치료사의 첫 번째 직무는‘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요소는 치료지원, 상담, 치료관련 문서화 등이 도출되었고, 의미단위로는 작업치료, 특수 교육지원센터 내방치료, 방문/순회치료, 선생님 상담, 부 모님 상담, 치료계획서 작성, 개별화계획서 작성, 학기별 평가서 작성, 치료일지 작성 등이 나타났다. 이는 Kim과 Kim (2010)과 Jeong (2009)에서도 교육청 소속 학교 작업치료사는 매년 치료지원에 선정된 특수교육대상 아 동의 학교로 방문하여 순회치료지원을 제공하거나, 특수 교육지원센터 내 작업치료실로 방문(내방)한 아동에게 치료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보고한 바 있다. 또한 Hong 등(2020)의 학교작업치료사의 핵심 역량지표로 다양한 협력구성원과의 상담 방법 및 의사소통 기술, 개 별화교육프로그램을 위한 장단기 목표설정, 교육현장 및 교육과정에 대한 지식 등이 도출되었는데, 본 연구의 선 생님 상담, 부모님 상담, 치료계획서 작성, 개별화 계획서 작성, 학기별 평가서 작성, 치료일지 작성 등의 역할과 같다. 이는 교육기반 작업치료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치료교육이 아닌 특수교육 관련서비스 치료지원의 개념 으로 지원하는 독특한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과거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는 개별적인 직접치료 모델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하였다(Kim & Kim, 2010). 하지만 본 연구결과에서는 치료지원 뿐 아 니라 다양한 협력구성원들과의 상담, 치료관련 문서화의 결과를 통해 교육적 모델을 사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패러 다임에 적응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따라서, 기존 의 의료적 모델에서 교육적 모델에 기반을 두고 학교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의 직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대학교육뿐만 아니라 보수교육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져야 한다.
두 번째 작업치료사의 직무는 특수교육대상자 중 치료 대상자를 진단평가 하거나 치료대상자를 선정하는 의사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학교 환경에서는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학업 및 비학업적으로 구성된 정규 교육과정 에서 기능적, 사회·정서적으로 성공적인 참여를 목표로 치료적 중재를 교육환경 내에서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상 자를 평가 및 판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Lee 등(2015) 의 연구에서도 국내 학교작업치료사의 직무분석을 통해 의뢰아동 정보확인하기, 평가계획하기, 평가보고서 작성 하기 등이 중요도와 수행 빈도가 높은 핵심작업으로 분류 되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지역에 따라 치료대상자 선정 의사결정 과정의 역할이 다소 상이하고, 일부지역 에서는 직접 치료지원대상자를 선정하기도 하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치료지원 대상자 선정을 위한 행정적 처리의 역할만 담당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Park 등(2013)은 치료지원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에 어떤 유익이 있는 가를 고려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치료지원 대상자 선정과 정에서 전문가를 포함한 진단평가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 고, 개별화교육지원팀에서도 어떤 치료지원이 얼마나 필 요한지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제시하였다. 또한 Ministry of Education (2013)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학교기반 치료지원 활성화 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서 현실성 있는 통일된 방향과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교육청 등 관 련기관들이 10년이 지난 현시점에도 치료지원에 대한 적 극적인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특수교육지원센터에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의 인력 배치와 업무범위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차원에서 정책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 이다.
본 연구에서 마지막으로 작업치료사의 직무는 행정업 무이다. 보조기기 대여, 바우처 관리, 체험학습 관련 행 정, 치료 관련 공문 작성, 보도자료 작성 등 다양한 행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선행연구에서도 특수교육지원 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는 작업치료 직접 중재 외 에도 행정적인 업무를 더불어 수행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Bae & Jung, 2022). 이는 작업치료사가 속 해 있는 각 지자체별 기관의 특성 등에 의해 맡게되는 행정업무 등이 다양한 것으로, 치료사들의 업무 범위 및 복무에 관한 지침이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Ministry of Legislation, 2022) 법령 하에 이루어지는 치료지원은 특수교육대상자에게 필요한 경우 작업치료 등 치료지원 과 지원인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개별화 교육지원팀은 특수교육 관련서비스 담당인력 등으로 구 성한다고 되어 있어 학교기반 작업치료사는 특수교육지 원센터의 치료지원과 개별화교육지원팀의 필수 인력이 아니다. 이러한 법령에 의해 현재 서울, 대구, 부산, 광주 지역은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치료지원 인력이 전무한 상 태로 지역에 따라 치료사 고용과 치료지원 방법에 차이가 크다(Ministry of Education, 2023).
하지만 장애아동의 부모들은 학교기반 작업치료 서비 스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학습 및 발달 활동을 준비하고 수행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학교기반 작업치료에 대한 요구도가 높고(Choi, 2021; Ministry of Education, 2013), 학교 내 치료지원 시 서비스의 양적확대 뿐만 아니라 실질적 측면(치료의 영역, 치료사 의 역량 등)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고 하였다(Choi, 2021). 또한 바우처방식의 외부 치료지원의 경우 치료사 의 전문적인 의견을 듣고 교육에 참고할 기회가 없는 반 면,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치료지원이 이루어진 경우 교 사와 함께 팀 접근(team approach)이 가능해 치료지원 은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더 효율적 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Yang & Heo, 2012). 따라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Ministry of Legislation, 2022) 법령에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치료지원을 위한 인 력을 필수로 배치할 수 있도록 하며, 시도별 교육감 또는 학교장에 의해 학교기반 작업치료사의 직무가 바뀌는 것 이 아니라 치료지원 인력의 업무범위와 역할 등에 대한 일관되고 구체적 지침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교육법(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Education Act; IDEA)에 따라 장애아동이 최 대한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별화교육계획의 지원목표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가 팀으로 지원되고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작업치료협회에서는 학교작업 치료 전문분과위원회를 설립하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을 지원하고, 정부와 협회 차원에서 학교 작업치료를 위 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Maruyama, 1997). 따라서 대한작업치료사협회에서도 교육부 국립특수교육 원과 함께 교육현장에서 작업치료사가 장애아동의 학습 및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법 개정 및 제도와 정책을 개선 할 필요가 있다.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의 직무 역할에 대한 결과는 특수교육 관련서비스 전문가로서 자 리매김하고 학교기반 작업치료사의 직무역할을 정립하 는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를 토대로 학교기반 작업치료사의 업무 매뉴얼을 개발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결 론
본 연구는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 사의 직무 경험을 텍스트마이닝과 질적연구를 통해 작업 치료사의 직무역할을 정립하고 기초자료를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특수교육지원센터에 근무하 는 작업치료사 5명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 행하였다 특수교육지원센터 내 작업치료사의 역할에 대 해 그룹으로 자유롭게 토의를 진행하였고, 모든 토의 내 용은 클로버 노트로 녹음하여 텍스트 스크립트를 완성하 였다.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Python을 사용해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하였다. 현상학적 분석 방법으로 Giorgi 연구절차에 따라 5명의 연구자가 함께 중요의미 단위와 구성요소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특수교육지원 센터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가 수행하고 있는 직무에 대한 의미단위 18개와 구성요소 7개를 도출하였으며, 토 픽모델링에서 선정된 3개의 토픽을 주제로 선정하였고 최종적으로 치료지원, 치료대상자 진단평가, 행정업무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학교기반 작업치료사의 직무역할을 정립하고 이를 토대로 학교기반 작업치료사의 업무 매뉴얼을 개발 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